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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 포인트]청연

감독 윤종찬 | 출연 장진영, 김주혁, 유민, 한지민, 나카무라 토오루 | 제작, 배급 코리아픽쳐스 | 등급 12세 관람가 | 시간 100분 | 2005년

〈태풍〉에 이어 2005년을 마무리하는 블록버스터 〈청연〉은 일단 안정적인 비행을 시작한 듯하다. 총 제작비가 100억 원이 넘은 탓에 제작비 조달 등의 문제로 3년이란 긴 시간이 소요됐지만 스크린에 펼쳐진 창공은 푸른 제비의 순항을 예고한다. 사실 그 동안 말도 많고 탈도 많았다. 첫 시사회가 있은 후 주인공 박경원에 대한 친일논쟁이 일기도 했지만 한 여인의 굴곡진 삶과 꿈에 초점을 맞춘 스토리 라인은 시대적 상황이나 민족주의적 갈등구조를 부드럽게 넘기며 낭만적 로맨스를 흩뿌린다.

조선 최초의 민간인 여류비행사 박경원(장진영). 여자가 무슨 공부냐며 매질을 해대던 시골 촌로의 딸로 태어난 그는 아무것도 없이 자신의 힘만으로 일본에서 조종사의 꿈을 이룬 인물이다. 그에 대한 기록이 거의 남아있지 않은 탓에 많은 부분 픽션을 가미한 〈청연〉은 박경원의 일본 비행학교 시절을 중심으로 첫 비행과 마지막 비행의 포물선을 그려낸다. 그 중 혼자 힘으로 학비를 대고자 택시운전을 하며 만나게 된 한지혁(김주혁)은 드라마의 중심 축을 이루며 박경원을 영웅이 아닌 인간으로 이끌고 있다. 출중한 비행실력으로 전국비행대회에 출전해 일본인들의 시선을 사로잡은 박경원. 한지혁은 일제 강점기의 시대적 상황에 얽혀 그의 곁을 떠나가면서 사랑하는 이가 꿈꿔왔던 조선과 중국을 향한 비행에 모티브를 제공한다. 실존인물을 그린 영화에 등장하는 가상의 인물이 종종 보다 극적인 상황을 연출하고 있다면 〈청연〉의 한지혁은 클라이맥스를 향한 물꼬를 터주며 기대 이상의 역할을 소화해낸다.

장편 데뷔작 〈소름〉으로 매니아층을 형성한 윤종찬 감독은 그런 박경원의 삶을 세세하게 풀어놓기보다 인간이자 여인, 꿈을 이루려는 도전자의 모습에 초점을 맞췄다. 많은 부분 픽션이 가미됐다고는 하나 하늘을 향한 그의 열정을 표현하기 위해 고심한 흔적이 역력하다. 연인과의 로맨스와 비행사로의 삶을 통해 시대를 앞선 독립적 여성상을 보여줬다면 시대적 배경과 상황을 이야기하며 민족주의를 최대한 자제, 자칫 시대적 부산물로 남겨질 우려가 있던 드라마를 한 인물에 집중시킨다.

물론 〈청연〉은 이러한 플롯뿐만이 아니라 1930년대 일본을 재현한 프로덕션 디자인과 할리우드 스탭이 참여한 비행장면 등이 수많은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한국과 일본, 미국, 중국을 오가며 촬영한 풍광에 CG를 입힌 화면은 한국영화의 기술적 업그레이드를 확인시켜준다. 특히 박경원의 복엽기가 구름 위로 치솟으며 해를 향해 돌진하는 비행대회 장면은 〈청연〉의 백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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