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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념의 도그마, 영화의 진정성을 해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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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념의 도그마, 영화의 진정성을 해친다

[이슈 인 시네마]〈청연〉 친일논란의 진위

최초 여류 민간인 비행사' 박경원의 파란만장한 생애를 다룬 영화 〈청연〉이 친일논란에 휩싸여 있다. 영화의 실제모델이 됐던 박경원의 친일행적에 대한 공방이 그렇다면 그를 다룬 영화 역시 친일행적을 미화한 것이 아니냐는 비방을 사고 있는 것.

지난 19일 한 인터넷 신문이 "제국주의의 치어걸, 누가 미화하는가"란 제목의 기사를 게재한 후 본격화 된 이번 논란은 일부 네티즌들의 '청연불매운동'으로 번지며 사회적인 이슈로 떠올랐다. 영화에 일본자금이 비밀리에 유입됐다는 루머가 돌기시작하자 불길은 더 거세지는 형국이다. 〈청연〉을 둘러싼 친일논란의 핵심은 무엇인가, 그 논쟁은 과연 무엇을 지향하고 있는가, 영화는 과연 박경원의 친일행각을 미화했는가. 논란의 진위를 추적한다.

***'청연'은 고이즈미 체신장관의 선물?**

논란의 중심에 선 인터넷 신문의 첫 기사는 박경원의 친일행적에 대해 김정동(목원대·문화재 전문위원) 교수의 '일본 속의 한국 근대사 현장'(하늘재, 2001년)과 박경원 평전을 인용,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박경원은 당시 내선일체를 위한 고려신사를 함께 참배하며 염문까지 뿌린 체신장관 고이즈미 마타지로(현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의 할아버지)에게 '청연'을 선물 받았고, 죽음을 불러온 마지막 비행이 만주국 승인을 기념하는 '일만친선 황군위문 일만연락비행(日滿親善 皇軍慰問 日滿連絡飛行)'이었다는 것.

하지만 이러한 문제제기에 일주일 후, 동일 언론의 다른 기자는 "그녀에게 친일멍에를 들씌우지 말라"는 기사를 통해 반론을 제기했다. 특히 박경원 평전인 〈건널 수 없었던 해협-여성 비행사 박경원의 생애〉에 대한 자사 기자의 몰이해를 지적하며 "이 책은 박경원이 일장기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결론이 아니라 바로 그런 문제에 대한 의문에서 출발하는 책이다. 일장기와 A급 전범들의 꽃다발에 갇힌 박경원의 인간으로서의 참모습, 조선 여성으로서의 참모습을 복원하고 재평가하는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또한 고이즈미 체신장관과의 염문설에 반박했던 박경원의 행적과 비행기 '청연'이 고이즈미의 은혜가 아니라는 점을 덧붙였다.

이러한 논란이 각 언론에 보도된 이후, 저서가 인용된 목원대 김정동 교수는 한 일간지와의 인터뷰를 통해 "박경원을 친일파라고 한 적이 없고 기사와 책의 내용이 크게 다르다. 사진을 빌려 쓰겠다고 해서 허락해줬을 뿐"이라며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박경원을 영웅으로 미화하지 않았다**

이번 논란에 대해 작품을 연출한 윤종찬 감독은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박경원을 영웅으로 만들거나 미화한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하며 "꿈을 향해 노력할수록 조국으로부터 멀어질 수밖에 없었던 사람, 그의 비극과 시대의 비극을 그리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영화계 일각에서도 이번 논란에 대한 의견이 이어지고 있다. 영화평론가 이상용씨는 "논란과 공방, 불매운동을 벌일 수도 있지만 영화도 보지 않고 감성적으로 판단할 부분은 아니다"라며 개봉이전부터 불거진 친일논란과 네티즌의 불매운동에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네티즌들의 공방이 가열되자 영화를 제작한 코리아픽처스는 28일 보도자료를 배포 "순제작비 97억원 중 제작사 코리아픽처스의 투자액 52억원을 제외한 나머지 자금은 우림티앤시, 리드스톤캐피탈, 미래에셋캐피탈 등에서 투자했다"며 일본계 영화 자금 유입설을 전면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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