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양대학교 논술 시험에서의 주요 채점 기준은, ①이해도, ②창조성, ③논리성, ④형식성이다.
논술 시험에서 문제와 더불어 대개 두세 개의 지문이 함께 제시되는데, 수험생은 문제와 지문을 정확히 이해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이다. 수험생들이 성급한 마음에 문제와 지문을 대충 읽고 답안을 작성하는 경우가 있는데, 출제 의도를 잘못 파악하여 글의 핀트가 어긋나면 답안을 아무리 잘 써도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없다. 예를 들어, 현대 사회에서 대중 문화를 수용하고 향유하는 태도를 묻는 문제가 출제된 적이 있는데, 이 때 대중 문화의 영향력과 중요성을 보여 주는 예로 한류 열풍 현상을 지문으로 제시했었다. 그런데 한류 열풍 현상에 초점에 답안을 작성한 수험생이 많았다. 이 경우 답안을 아무리 잘 써도 문제의 취지에 부합되지 않기 때문에 좋은 성적을 받을 수 없다.
둘째, 논술 답안이 얼마나 창조적인 내용을 담고 있는가에 주목하여 채점한다. 오랜 시간 차분하게 논술을 준비하지 않고 단기간에 학원이나 과외를 통해 족집게 식으로 논술을 준비하는 수험생들이 많아서 그런지, 답안들이 비슷비슷하고 개성이 없다는 것이 채점 위원들의 공통적인 지적이다. 누구나 쉽게 생각할 수 있는 평범한 이야기, 닳고 닳은 상투적인 이야기만 해서는 채점 위원에게 좋은 인상을 줄 수 없다. 자기 나름의 독창적인 생각이나 주장이 담겨 있으면 채점시 상당한 플러스 요인이 된다. 이를 위해서는, 평소에 여러 사회 문제에 대해 생각하고 자기 나름의 견해를 발전시키는 훈련이 필요하다.
셋째, 수험생이 자신의 주장에 대해 적절한 근거를 제시하고 있는가, 제시된 근거들이 주장을 논리적으로 뒷받침하고 있는가를 중요하게 본다. 주어진 문제에 대해 수험생이 구호성의 주장만 되풀이할 뿐, 그 주장을 뒷받침하는 논리적 근거를 제시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근거를 제시하더라도, 그 근거와 주장 사이의 논리적 관계가 의심스러운 경우도 많다. 수험생들은 평소에 여러 사회 문제에 대해 자기 나름의 의견을 갖는 데 그치지 말고, 그렇게 생각하는 충분한 이유를 댈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사람들이 흔히 저지르는 논리적 오류를 유형별로 학습하여, 그런 오류를 저지르지 않도록 주의할 필요가 있다.
넷째, 맞춤법이나 띄어쓰기 등의 어문 규정을 준수하고 있는지, 문장에 문법적 오류는 없는지, 단락 구성 등 글의 전체적인 형식이 깔끔하게 구성되어 있는지 등의 형식적 측면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글의 내용은 차치하고, 문장이 제대로 되어 있지 않아서 읽는 것이 고통스럽고 짜증이 난다는 채점 위원들의 지적을 자주 들을 수 있다. 주어와 서술어의 호응, 단락 구분 등이 흔히 지적되는 사항이다.
논술을 잘 하기 위한 왕도나 지름길은 없다. 평소에 좋은 글을 많이 읽고, 많이 생각하여 자기 나름의 의견을 형성하고, 글을 많이 써 보고, 여러 이슈에 대해 많은 사람들과 토론을 해 보는 것이 중요하다. 어릴 때부터 이런 훈련을 하는 것이 좋겠지만, 만약 그러지 못했다면, 남은 짧은 기간 동안이라도 매일 그런 훈련을 할 것을 권한다. 1주일 동안 논술에 집중적으로 투자하여 준비하는 것보다는, 매일 30분 내지 1시간씩이라도 투자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논술은, 머리로 아는 명제적 지식이 아니라 몸으로 아는 절차적 지식을 바탕으로 하기 때문이다.
| 최재훈 한양대학교 입학처장 |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