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관계자는 남북 회담과 관련해 "오늘은 말을 좀 아끼겠다"면서도 "형식은 내용을 지배한다"는 박 대통령의 과거 발언을 전해 눈길을 끌었다. 이 관계자는 "이번 일과 관련한 대통령의 발언은 아니"라면서도 "대통령이 전에 종종 썼던 말씀"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번 일(대표의 격을 맞추라는 것)을 대통령이 지시했다는 것은 아니지만 그 말이 굉장히 일리 있는 말"이라며 청와대의 '원칙론' 기조가 변함없음을 시사했다.
청와대는 전날 회담 무산 소식이 전해진 직후 "굴종과 굴욕을 강요하는 행태는 발전적 남북관계를 위해 바람직하지 않다"는 메시지를 내기도 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국제사회에서 접촉하면서 북한이 대표들을 그렇게 내는 것을 봤느냐"며 "그런 식으로 외국에 가서는 국제 스탠더드에 맞게 하고, 이렇게 남북 간 당국자 회담에서는 과거에 해왔던 것처럼 상대에게 존중 대신 굴종과 굴욕을 강요하는 행태로 하는 것은 발전적인 남북관계를 위해서 바람직하지 않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는 과거 이뤄진 남북회담을 '굴종과 굴욕'의 역사로 보는 시각을 드러낸 것이다. 청와대 참모진들의 대북 인식을 엿보게 하는 단면이다. 이 관계자는 또 "10년 전에 잘못된 게 있으면 계속 그렇게 가야 하느냐. 잘못된 것은 (바로) 잡아야 한다"고 과거의 회담이 잘못된 것이라고 규정하기도 했다.
그는 "회담이라고 하는 것은 상호 존중과 신뢰가 중요하다"며 "예를 들어 장관 대 장관이 만났을 때 서로 합의한 것에 대해 서로 신뢰할 수 있는 것"이라고 기존의 입장을 고수할 방침임을 예고했다. 그는 "북한과 우리는 대등한 입장에서 만난다는 '원칙이 있는 남북대화'를 해야 한다"며 "지금부터 하는 (회담은) 서로가 정상적으로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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