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드류 매킨토시가 예수 오르티즈에게 이제 곧 던지게 될 악담은 너무나 불쾌했고, 에콰도르 전역에 굶주림의 고통이 만연한 상황에서는 너무나 위험했다. 앞뒤를 조금이라도 잴 줄 아는 능력이 정신 건강의 지표라면, 그의 커다란 뇌는 정말이지 어떤 심각한 병을 앓고 있었음에 틀림없다. 게다가, 이처럼 다감하고 상냥한 웨이터에게 그런 노골적인 모욕을 한다는 것은 도저히 신중한 처신으로 볼 수 없다.
*매킨토시는 중키에 상자형 체격으로, 머리는 큰 상자 위에 놓인 작은 상자였으며, 팔다리가 아주 굵었다. 그는 정력적이고 유능하다는 점에서는 메리 헵번의 남편과 꼭 닮았지만, 늘 기막힌 기회를 노리고 있다는 점에서는 로이와 전혀 달랐다. 로이는 한번도 그런 적이 없었으니까. *매킨토시는 그랜드 피아노의 건반을 연상케 할 만큼 치아가 크고 하얬고, 그런 만큼 오르티즈는 그에게 호감을 느끼고 있었다.
*매킨토시가 스페인어로 그에게 말했다.
“개 먹일 거니까 둘 다 덮개를 벗겨서 마루에 놓고, 어서 꺼져!”
치아에 대해 말하겠다.
그때 이후 산타 로살리아 섬이나 갈라파고스 제도의 다른 인간 거주지들에는 치과의사라곤 없었다. 사람들은 보통 서른 전에 이가 다 빠지는 것이 정상이다. 백만 년 전에도 이가 빠지긴 마찬가지였지만 그 시기가 두 배는 앞당겨진 것이다. 그 과정에서 그들은 머리가 쪼개지는 듯한 고통을 여러 번 겪어야 한다. 그리고 이는 분명 허공을 향한 괜한 헛소리가 아니다. 살아 있는 잇몸에 박힌 치아 한 조는 이제 사람들의 유일무이한 연장이기 때문이다.
정말이다. 이빨 말고는 이제 사람들에게 아무런 연장도 없다.
산타 로살리아 섬에 도착했을 때 메리 헵번과 선장은 서른을 훨씬 넘긴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치아 상태가 양호했다. 둘 다 정기적으로 치과를 다닌 덕분이었다. 의사들은 충치에 구멍을 내고 농을 빼는 등의 처치를 해 주었다. 하지만 죽을 때는 이가 없었다. 셀레나 매킨토시는 히사코 히로구치와 맺은 자살 약속에 따라 너무나 젊은 나이에 생을 마감해서 죽을 때도 아직 치아가 많긴 했지만 전부 다 남아 있는 건 아니었다. 히사코는 그때 이가 하나도 남아 있지 않았다.
시장에 나온 기계를 평가하듯, 내가 가졌던 것과 같은 백만 년 전의 인체를 평가하라면, 나는 두 가지 중요한 점을 지적하겠다. 그 하나는, 여러분도 이쯤이면 다 알아채셨겠지만, 인간의 뇌는 너무 커서 실제적인 것이 못 되었다는 것이다. 또 하나는 우리네 치아가 늘 어딘가가 고장이라 대개는 평생 유지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우리가 한 입 가득 썩는 도자기류를 갖게 된 것은 진화 과정의 어떤 사건에서 연유했을까?
대단히 짧은 시간에 인간에게 그렇게나 많은 호의를 베푼 ‘자연 선택의 법칙’이 치아 문제에도 관심을 기울였다고 말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실은 그렇지 못했다. 관심을 전혀 기울이지 않았다고는 볼 수 없지만, 그 법칙이 기껏 내놓은 해결책이래야 가혹하기로 이름난 저 드라콘의 방식이었다. ‘자연 선택의 법칙’은 치아를 더 견고하게 만들지 않았다. 단지 인간의 평균 수명을 약 30년으로 단축시켜 놓았을 뿐이다.
다시 과야킬에서 *앤드류 매킨토시가 예수 오르티즈에게 필레미뇽 요리를 마루에 내려놓으라고 한 대목으로 돌아가자.
오르티즈가 영어로 말했다.
“뭐라고 하셨습니까, 선생님?”
*매킨토시가 소리쳤다.
“그것들을 다 개 앞에 내려놓으란 말이야.”
오르티즈의 몸은 시키는 대로 했지만, 그의 커다란 뇌는 완전히 혼란에 빠져 자기 자신과 인간 일반, 과거와 미래, 그리고 우주의 본질에 대해 자신의 견해를 전체적으로 변경해야 했다.
오르티즈가 개 시중을 들고 허리를 펴기도 전에 *매킨토시가 다시 소리쳤다.
“어서 꺼져!”
인간의 이런 못된 행실을 기록한다는 것은 백만 년이 지난 지금도 고통스럽다.
백만 년이 지난 지금, 나는 인류를 대신해 사죄하고 싶다. 달리 무슨 말을 할 수 있겠는가?
만약 셀레나가 맹안(盲眼)에 대한 자연의 실험이었다면, 그녀의 아버지는 비정(非情)에 대한 자연의 실험이었다. 예수 오르티즈는 부자 동경증에 대한 자연의 실험이었고, 나는 만족을 모르는 관음증(觀淫症)에 대한 자연의 실험이었으며, 내 아버지는 냉소주의에 대한 자연의 실험이었고, 내 어머니는 낙관주의에 대한 자연의 실험이었고, 바이아 데 다윈 호 선장은 근거 없는 자신감에 대한 자연의 실험이었고, 제임스 웨이트는 무의미한 탐욕에 대한 자연의 실험이었고, 히사코 히로구치는 우울증에 대한 자연의 실험이었고, 아키코는 모피(毛皮)에 덮인 신체에 대한 자연의 실험이었고 또 …….
아버지가 쓴 ꡔ유망한 괴물들의 시대ꡕ라는 소설이 생각난다. 휴머노이드가 사는 어느 행성에 대한 이야기였는데, 그들은 가능한 마지막 순간까지 자기들의 가장 심각한 생존 문제들을 무시한다.
그들은 모든 숲이 파괴되고 모든 호수들이 산성비로 오염되고 모든 지하수가 산업 쓰레기 같은 것들에 노출되어 마실 수 없게 되었을 때에야, 자기들이 날개나 뿔이나 지느러미를 가진 아이, 눈이 100개나 되는 아이, 눈이 없는 아이, 거대한 뇌를 가진 아이, 그밖에도 이러저러한 이상을 보이는 아이들의 부모라는 걸 깨닫는다.
그들은 그 행성에서 휴머노이드보다 더 나은 시민이 될 수 있는 동물들이 있는지를 연구하는 자연의 실험 대상이었다. 대부분은 죽거나 사살 당했지만, 그 중 몇은 정말로 전도가 유망했으며, 그들은 서로 결혼해서 자기들과 같은 아이를 보았다.
나는 이제 백만 년 전 내 자신이 살았던 시대를 ‘유망한 괴물들의 시대’라 부르고자 한다. 대다수 인간들이 신체는 멀쩡하면서도 인성은 괴물처럼 뒤틀려 있었기 때문이다. 오늘날은 신체에 대해서든 인성에 대해서든 그런 실험이 더는 행해지지 않는다.
당시 커다란 뇌들은 극도로 잔인하기만 한 것이 아니었다. 그들은 하등 동물들은 전혀 느끼지 못하는 별의별 고통을 다 느꼈다. 오늘날 지구상의 동물들 가운데 어떤 종도 예수 오르티즈가 엘리베이터를 타고 호텔 로비로 내려가면서 *매킨토시의 말에 난도질당했다고 느낀 것과 같은 감정은 느낄 수 없다. 그는 자신에게 살 만한 가치가 남아 있는지조차 확신할 수 없었다.
더구나, 그의 뇌는 무척이나 복잡한 것이어서 그는 두개골 속에서 하등 동물은 어떤 종도 볼 수 없는 온갖 영상을 보고 있었다. 모두가 순전히 인간의 견해만큼이나, 그리고 *앤드류 매킨토시의 말이 떨어지기만 하면 맨해튼에서 에콰도르로 즉시 송금할 준비를 갖추고 있는 5천만 달러만큼이나 허구적인 것들이었다. 오르티즈는 ‘셰뇨라 케네디’, 즉 재클린 케네디 오나시스의 영상을 보았는데, 그가 보았던 동정녀 마리아의 그림과 구분이 안 되는 것이었다. 에콰도르 사람들은 모두 가톨릭 신자였다. 폰 클라이스트 집안도 모두 로마 가톨릭이었다. 에콰도르 열대림의 식인종들, 즉 그 정체불명의 칸카보노들까지도 가톨릭이었다.
이 ‘세뇨라 케네디’는 아름답고 애처롭고 순결하고 다정하고 전능했다. 하지만, 오르티즈의 마음속에서는, 그녀가 일단의 하급 신들을 주재하기도 했다. 그 신들도 ‘세기의 자연 유람’에 참여할 것이었으며, 거기에는 호텔에 이미 와 있는 여섯 명의 손님들도 포함되어 있었다. 오르티즈는 그들이 누구나 선할 것으로만 믿었으며, 기아 사태가 일어나기 전의 대다수 에콰도르인들처럼, 그들의 에콰도르 방문을 그들 민족사의 영광으로 여겨 환영하면서 그들에게 온갖 국가적 호의가 아낌없이 제공되어야 마땅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 대단하다는 방문객 중 한 사람 *앤드류 매킨토시의 본모습은 이제 오르티즈의 머릿속 영상을 하급 신들의 것은 물론 ‘세뇨라 케네디’의 것까지 더럽혀 놓았다.
그리하여 그 흉상(胸像)에는 흡혈귀처럼 송곳니가 나고 머리카락은 그대로인 채 피부가 떨어져 나간 얼굴이 달려 있었다. 그것은 이제 이를 드러낸 채 히죽 웃고 있는 해골이 되어, 가엾은 에콰도르에 흑사병과 죽음만을 바라고 있었다.
무시무시한 그림이었는데도, 오르티즈는 그것을 지워 버릴 수가 없었다. 그는 그것을 바깥의 열기 속에 내다 버릴 수 있을지 모른다고 생각하고서, 로비를 가로질러 갔다. 칵테일 라운지에서 *지그프리드 폰 클라이스트가 큰 소리로 이것저것을 묻는 것도 듣지 못했다. *폰 클라이스트는 그에게 어떻게 된 거냐, 어딜 갔었느냐는 등 이것저것 물었다. 오르티즈는 그 호텔의 가장 우수한 종업원이요 가장 충실하고 재능 있고 한결같이 쾌활한 종업원이었으므로, *폰 클라이스트에게는 진정으로 그가 필요했다.
그 호텔 지배인이 동성애자도 아니고 현미경 검사에서는 정자도 양호한 것으로 나오는 등 여러 가지가 다 정상인데도 아이가 없는 내력은 이러했다.
그는 헌팅턴 무도병(舞蹈病)이라는, 오늘날에는 존재하지 않는 유전적 불치병의 보인자(保因者)일 가능성이 반반 있었다. 당시 헌팅턴 무도병은 만다락스가 진단할 수 있는 가장 흔한 천 가지 질병 중 하나였다.
오늘날 헌팅턴 무도병이 없는 것은 순전히 카지노 도박식의 요행 덕분이었다. 그것은 당시 *지그프리드 폰 클라이스트를 보인 혐의자로 만든 것과 동일한 요행이었다. 그의 아버지는 중년에야, 그러니까 두 차례 재생산을 하고 난 후에야 자신이 보인자라는 것을 알았다.
이는 *지그프리드에 비해 더 크고 더 나이 들고 더 매력적인 그의 형 아돌프 선장 역시 보인자일 수 있음을 의미했다. 그래서 곧 후사 없이 죽게 되는 *지그프리드와 결국 인류 공동의 조상이 되는 아돌프는 백만 년 전 둘 다 존경할 만큼 이타적인 동기에서, 생물학적으로 중요한 교접을 수행하기를 거부했던 것이다.
*지그프리드와 아돌프는 자기네 유전자 속에 이러한 결함이 있을지 모른다는 사실을 비밀로 했다. 비밀을 지킴으로써 그들은 분명 양심의 가책을 맛봐야 했지만, 그렇게 함으로써 그들은 저희 친척들을 보호할 수 있었다. 그들 형제가 헌팅턴 무도병을 후손들에게 대물림할 수 있다는 사실이 널리 알려졌더라면, 모두가 다 보인자는 아님에도 불구하고, 폰 클라이스트 가(家) 사람들은 필경 어엿한 결혼이 어려웠을 것이다. 형제가 그 병을 보유하고 있었다면, 그 병은 분명 할머니에게서 물려받은 것이었다. 그녀는 할아버지의 두 번째 아내로 자식을 하나만 두었으니, 에콰도르의 조각가이자 건축가인 그들의 아버지 세바스찬 폰 클라이스트가 바로 그 자식이었다.
그 병이 그토록 대단한 결함이었나? 그것은 분명 온통 털로 뒤덮인 아이를 갖는 것보다 훨씬 더 나빴다.
사실, 만다락스가 알고 있는 모든 무서운 질병들 가운데 헌팅턴 무도병이 가장 심각한 것이었는지도 모른다. 그것은 분명 갑작스레 도지는 그 모든 질병들 중에서도 가장 종잡을 수 없고 가장 역겨운 것이었다. 그것은 대물림한 가엾은 보인자가 넉넉히 성년기에 들어설 때까지는 대개 잠복해 있어서, 어떤 검사로도 잡아낼 수 없었다. 형제의 아버지는 쉰 넷까지 그늘 없이 생산적인 삶을 살았는데, 쉰 넷에 이르자 원치 않는 춤을 추고 헛것을 보기 시작했다. 그러다 아내를 죽였는데, 이 사실은 쉬쉬 숨겨졌다. 경찰이 그 살인 사건을 알고서도 집안일이라며 어물쩍 넘어갔던 것이다.
그래서 형제는 그 후 25년 동안 자기들도 어느 날 갑자기 발광을 해서 춤을 추며 환각에 빠져들지 모른다는 두려움을 안고 살았다. 두 사람이 그렇게 될 가능성은 각기 반반이었다. 둘 중 한 사람이 발광을 하면, 그것은 그가 다음 세대에도 그 결함을 전달할 수 있다는 증거일 터였다. 둘 중 한 사람이 발광하지 않고 고령에 이른다면, 그것은 그가 보인자가 아니며 그 후손들이 앞으로도 발병하지 않으리라는 증거일 터였다. 그의 재생산에 아무 문제가 없었음이 판명되는 것이다.
뒤에 밝혀지지만, 동전을 던져 점칠 때처럼, 선장은 보인자가 아니고 동생이 보인자였다. 어쨌든 가엾은 *지그프리드는 고통을 오래 겪진 않는다. 발광을 시작해서 몇 시간 밖에는 더 살지 못했기 때문이다.
1986년 11월 27일 오후였다. 그는 거기 호텔 엘도라도 칵테일 라운지의 판매대 안쪽에 서 있었다. 제임스 웨이트가 판매대 건너 그의 앞에 앉아 있었고, 찰스 다윈의 초상화가 그의 뒤에 걸려 있었다. 이제 방금, 가장 믿음직한 직원 예수 오르티즈가 뭔가에 단단히 낙심한 기색으로 현관을 나서는 것이 보였다.
순간, *지그프리드의 커다란 뇌는 순간적으로 정신이 혼미해졌다가 다시 온 정신으로 돌아왔다.
발병 초기, 그러니까 운 나쁜 동생이 발병 사실을 알게 되는 유일한 단계에서는, 그의 영혼이 그로 하여금 그의 뇌가 위험한 처지에 놓였음을 깨닫게 한 덕에, 기를 쓰고 정신이 멀쩡한 척할 수 있도록 꾸미는 것이 가능했다. 해서, 그는 정색을 하고 웨이트에게 질문을 던짐으로써 평정을 유지하려고 안간힘을 썼다.
“플레밍 선생은 무슨 일을 하십니까?”
자신이 던진 낱말 하나하나가 몸서리나는 소리가 되어 되돌아왔다. 마치 텅 빈 통 속에 대고 목이 터지게 소리치고 있기라도 한 것처럼. 그는 소리에 극히 민감해져 있었던 것이다.
당연히 웨이트의 대답은 부드러운 것이었는데도 역시 귀청을 째는 소리로 들렸다.
“엔지니어였습니다만, 일이고 뭐고 다 흥미를 잃어 버렸습니다. 마누라가 죽고 나니 삶에 대한 의욕이 완전히 사라져 버리더군요. 지금은 그저 그날그날 살아갈 뿐입니다.”
*앤드류 매킨토시에게 끔찍스런 모욕을 당한 예수 오르티즈는 호텔을 나왔다. 그는 좀 진정이 될 때까지 온 동네를 돌아다닐 생각이었다. 하지만 곧 가시 철망과 군인들이 호텔 주위를 방역선처럼 에워싸고 있는 광경이 보였다. 그런 경계선이 필요한 이유야 뻔했다. 철망 저편에서는 어린아이에서 노인에 이르기까지 많은 사람들이 맹도견 카자크처럼 그가 혹 먹을 걸 줄지도 모른다는 가망 없는 희망을 품고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는 울타리 밖으로는 나가지 않고 호텔 주변을 돌고 또 돌았다. 세 바퀴를 돌면서 그때마다 열려 있는 세탁실 문간을 지났다. 바로 안쪽에는 회색 철제 상자가 벽에 붙어 있었다. 그는 그 안에 뭐가 들었는지 알고 있었다. 그 안에는 호텔의 전화와 외부 세계를 이어주는 연결 단자들이 들어 있었다. 백만 년 전의 선량한 시민들은 그 상자를 “전화 회사가 모든 사람들을 하나로 이어 주는 도구”라고 생각했을지 모른다.
바로 그것이 예수 오르티즈의 두뇌 속에 든 뚜렷한 느낌이었다. 그는 그토록 많은 사람들에게 중요한 상자는 결코 훼손하지 않을 것이었다. 하지만, 당시의 두뇌들은 자기네 주인을 기만할 수 있을 정도로 컸다. 그가 세탁실을 처음 지날 때 그의 뇌는 전화를 죄다 끊어 놓길 원했지만, 그의 영혼이 비시민적 행동에 대해 얼마나 적대적인지도 알고 있었다. 하여 그의 뇌는 그가 마비되는 것을 막기 위해 계속해서 그에게 다짐시켰다.
“안 돼지, 안 돼. 아무렴, 그런 짓은 안 되고말고.”
그러나 네 바퀴째를 돌 때, 그의 뇌는 그더러 세탁실 안으로 들어가게 했고, 동시에 그의 그런 행동에 대한 변명거리도 만들어 주었다. 선량한 시민으로서, 전날 밤 어디 딴 세계로라도 꺼져 버린 듯 감쪽같이 사라져 버린, 호텔 손님 메리 헵번의 푸른색 정장을 찾아 주자는 것이었다.
그는 곧 단자함을 열고서 연결선을 뜯어 버렸다. 백만 년 전의 전형적인 두뇌가 과야킬의 최고 시민을 흉포한 테러리스트로 바꿔 놓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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