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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브로크백 마운틴>을 이렇게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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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브로크백 마운틴>을 이렇게 봤다

[이슈 인 시네마]영화평론가들의 짧은 평

1960년대 두 카우보이 간의 동성애적 관계를 다룬 이안 감독의 <브로크백 마운틴>은 미국 평단의 열광적인 찬사를 등에 업고 올해 아카데미 영화상에 작품상, 감독상을 비롯, 8개 부문에 노미네이트 되는 등 세계 영화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 작품. 오는 3월 1일 국내 개봉하는 <브로크백 마운틴>의 시사회 후 국내의 저명한 평론가 세 명에게 영화에 대한 짧은 평을 듣고 정리했다.
<브로크백 마운틴>은 미국사회에서 화제성이 될 만한 소재를 가지고 있는 영화인 듯싶다. 1960년대라는 시대 배경과, 남자들의 우애나 우정을 다룬(동성애적 코드로 바라볼 수 있는) 서부극, 게다가 동성애를 다룬 이야기까지. 미국사회에서는 철저하게 이방인이라 할 수 있는 이안 감독이 오히려 미국인들의 향수를 적절히 자극한 셈이다. 혹은 바깥의 시선으로 서부영화에 대한 재해석을 통해 미국인들의 흥미를 일으켜 냈거나. 특히 마지막 부분 같은 경우에는 약간 신파적이면서도 서정적인 느낌이 드는 것이 <아이스 스톰> 등 그의 전작들에서 보여준 냉혹함, 냉철함 같은 것이 많이 수그러든 듯한 느낌이었다. 노스탤지어 같은 느낌이었다고 할까.(이상용)
브로크백 마운틴 ⓒ프레시안무비
보는 사람들의 내면을 그윽하면서도 강렬하게 파고드는 영화. 흔히 '영화적 임팩트'라는 말을 많이 사용하는데, 이 영화는 영화적 임팩트보다 더 강렬하고 그윽한 그 무엇, 대사나 겉으로 보여지는 것이 아닌 정교하게 짜여진 미장센을 통해서 내면의 울림 같은 것을 느끼게 한다. 겉으로 드러나는 강렬한 순간이 많지 않지만 마지막에 눈물 짓게 하면서, 내 주변을 둘러보고 성찰하게 하는 힘을 가진 영화다. 볼 때보다 보고 난 후의 반향이나 감동이 더해가며, 내가 20년 후에 과연 내 주변의 어떤 사람들과 만남을 갖고 어떤 모습으로 남게 될까라는 생각을 갖게 한다. 이안 감독은 이 영화 속에서 동성애자가 아니면서 결국 외형적으로는 동성애자가 되는, 20년이 넘는 동성간의 사랑을 보여주는 전례 없는 관계를 보여준다. 이를 통해 이런 관계도 가능하다는 것을 보란 듯이 내보이며, 단순히 두 남자의 동성애의 사랑 이야기가 아니라 인간관계의 근본을 뒤흔들고 돌아보게 하는 힘을 느낄 수 있다. (전찬일) <브로크백 마운틴>에서 사랑에 빠진 두 남자의 불우한 삶의 지도는 바뀌지 않는다. 심지어 더 견딜 수 없고 지워지지 않고 감당할 수 없는 사랑의 슬픈 연대기를 담는다. 그러나 바로 그 순간, 내 손으로 내 운명을, 내 사랑을, 내가 사는 세상을 통제할 수 없다고 절감하는 순간, 가장 지극한 사람의 감정이 점화되어 꺼질 수 없는 불꽃으로 승화된다. 이것만으로도 이안의 영화는 특정한 경지에 오른 재능만이 성취할 수 있는 영화적 기적을 이뤄냈다고 할 것이다. <브로크백 마운틴>의 마지막 장면에서 눈물을 참을 수 있는 얼음 심장을 지닌 사람에게도 이 슬픈 사랑의 연대기는 끝내 마음에 자취를 남기고 영원히 기억되리라 확신하게 된다. <브로크백 마운틴>은 좋은 영화의 시절은 다 끝난 게 아니냐고 경솔하게 우울해 했던 회고주의자들에게 현재에도 위대한 영화는 여전히 만들어지고 있다는 기쁜 소식을 전해주는 전령사 같은 영화다. (김영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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