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연 시오야 슌, 타카오카 소우스케, 사와지리 에리카, 오다기리 죠
감독 이즈츠 카즈유키 |
등급 15관람가 |
시간 118분 일본의 청춘영화는 무거운 주제를 재기발랄하게 혹은 다가서기 쉽게 만들어 묘한 여운을 낳곤한다. 이와이 슌지의 <스왈로우 테일 버터플라이>가 이민자들의 힘든 삶을 이야기하며 일본내에서 신드롬을 일으켰다면 이누노 잇신의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은 사랑과 현실을 변주하며 한국젊은이들을 열광시켰다. 유키사다 이사오의 <GO>는 한국과 일본 모두에게 소외된 조총련계 재일동포를 전면에 내세워 그들의 삶과 사랑을 젊은 감성을 표현하는 이른바 '쿨하게' 그려냈다. 국내에서 뒤늦게 개봉되는 <박치기!> 또한 조총련계 재일동포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펼쳐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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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치기 ⓒ프레시안무비 |
저항의 깃발이 거리를 메우고 히피와 포크음악이 자유로운 젊음을 대변하던 1968년. 당시의 일본 역시 혼란에 대한 우려와 기대가 공존하던 시대였다. 영화 <박치기!>는 유럽의 신좌파 운동이 프랑스 68혁명으로 연결되고 그 열기가 일본대학생들의 학생운동에도 영향을 미쳤던 바로 그 시기를 배경으로 한다. 당시의 어지러운 시대상황과 맞물리면서 재일동포들과 일본인의 풀리지 않는 갈등 역시 그 골이 점점 깊어가는데 일본 교토(京都)의 조선고와 히가시고 학생들은 그런 이유로 매일매일이 주먹다짐의 연속이다. 전쟁을 방불케하는 제자들의 싸움에 히가시고의 한 선생님이 조선고와 친선축구 시합을 하자고 제안하자 히가시고 학생인 고우스케(시오야 수운)는 그 제안을 전달하기 위해 '눈을 내리깔고' 조선고를 방문한다. 그러나 정작 그의 눈에 들어 온 건 플룻을 연주하고 있던 조선인 경자(사와지리 에리카)의 모습. 첫 눈에 반했지만 로미오와 줄리엣에 견줄 만큼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특히 경자의 오빠 안성(타카오카 소우스케)은 히가시고의 '일진'들을 박치기로 요리하는 조선고의 대표주먹이다. 하지만 젊음이란 특권은 서로 맞서기만 하던 그들을 사랑과 이해로 이끈다. 고우스케는 경자를 만나기위해 한국어 공부와 남북분단의 아픔을 담은 '임진강'을 배우며 조선고 학생들을 이해하려 하고, 안성과 그의 무리들은 점차 그런 고우스케를 일본인이 아닌 동급생으로 바라보게 된다. 일본내 재일 한국인들과 본토 일본인들의 갈등은 반세기가 넘은 지금도 풀리지 않고 있지만 영화는 1968년을 사는 젊은이들의 입을 빌어 양측간의 '역사적' '민족적' 화해를 시도한다. 하지만 청소년들 특유의 성적 호기심에 따른 갖가지 에피소드와 그에 따른 유쾌한 분위기를 통해 영화는 엄숙한 표정에서 비껴가려 한다. 그런데 그점이 오히려 이들의 문제에 대해 보다 깊이있게 생각하게 한다. 의도된 가벼움이야말로 영화 <박치기!>의 매력인 셈. 일본 젊은 배우들이 연기하는 한국어 대사가 다소 어색하지만 과거 자신들의 과오를 반성하고 고백하며 화해를 시도하는 모습은 이들 사회에 대한 희망적 여운을 남기는 작품이다. 2005년 일본 언론이 선정한 베스트 영화. <배틀로얄>의 타카오카 소우스케, <피와뼈>, <메종 드 히미코>의 꽃미남 스타 오다기리 죠의 모습이 신선하다. 경자 역의 사와지리 에리카는 이 영화로 일본 내 신인상을 휩쓸며 스타로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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