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김정우 |
출연 최성국, 신이, 조상기, 백일섭, 박원숙
제작 씨와이필름 |
배급 쇼이스트 |
등급 15세관람가 |
시간 104분 조연급 스타들이 스크린에 정면으로 나서는 게 전혀 이상하지 않을 만큼 요즘 충무로는 다양한 배우들이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른바 스타시스템에 의지한 작품이 연이어 흥행에 참패하고 있는 시점에서 개성있는 조연들의 탄탄한 연기력과 코믹한 이미지, 또 이들의 첫 주연작이란 타이틀은 묘한 기대감을 갖게 하기 마련이다. 배우 최성국과 신이의 앙상블로 관심을 모은 <구세주>는 그간 두 배우가 선보인 엽기적인 코믹연기의 최고 수준이 과연 어디까지인 가에 대한 호기심이 모아지는 작품이다. <색즉시공>과 <낭만자객>에서 독특한 캐릭터로 웃음을 선사한 두 배우는 이번 영화에선 당당히 주연배우로 다시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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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세주 ⓒ프레시안무비 |
대학생활을 10년 동안 지속하고 있는 정환(최성국)은 철없고 돈만 밝히는 부자집 외동아들이다. 여자꼬시기가 주 전공인 그는 어느 날 한 여대의 법학과와 함께 떠난 MT에서 물에 빠진 은주(신이)를 구해준다. 미팅전선에 폭탄으로 군림하던 고지식한 은주는 그런 정환을 '찜'하고 작업에 들어간다. 몇 년이 지나 군대에 간 정환을 찾은 은주는 치밀한 계략으로 만취한 정환과 '만리장성 쌓기'에 성공한다. 그리고 다시 몇 년이 흐른다. 제대후 놀고 먹는 대학생활에 여념없던 정환은 어느 날 대한민국 검사이자 쌍둥이 엄마로 변한 은주와 대면하고 쌍둥이의 아빠가 자신이란 사실에 경악한다. 부모가 제의한 거금 지원에 마지못해 결혼식을 올리지만 정환은 자신의 인생에 갑자기 끼어 든 폭탄 신부와 쌍둥이에게 정을 붙이기가 쉽지 않다. 은주는 그런 정환을 든든한 남편이자 아이들의 아빠로 만들기 위해 좌충우돌 활약상을 펼친다. <구세주>는 어울리지 않는 커플이 만나 억지결혼 후 오히려 사랑을 찾아가는 과정을 그린다. 사랑과 결혼의 순서가 바뀌었으니 애시당초 '일심동체'는 먼 이야기다. 당연히 남편은 밖으로만 돌려 하고 아내는 그런 남편을 안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갖가지 일을 벌인다. 영화는 그 엽기적이고 황당한 과정에 초점을 맞춘다. 철없는 남편을 인간으로 만들기 위해 외딴섬에 납치해 온갖 고초를 치르게 하는 등 황당한 설정이 줄을 잇지만 두 배우의 코믹 연기는 여타의 시비거리를 다 잠재운다. 백일섭, 박원숙, 박준규, 조상기, 이원종, 김수미 등 소위 '한 웃음'한다는 배우들의 지원사격도 볼거리다. 하지만 각 에피소드를 묶어 전체 줄거리로 영화를 구성할 때쯤 되면 이 영화엔 제목처럼 '구세주'가 필요하다는 느낌을 준다. 감정과잉과 오버액션도 정도문제다. 최성국과 신이가 보여주는 코믹연기 앙상블이 작품이 갖는 원초적 결함을 관객들로 하여금 눈감고 지나치게 할 수 있을지 두고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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