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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에 떠오른 매력적인 카리스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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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에 떠오른 매력적인 카리스마

[핫피플] <인사이드 맨>의 클라이브 오웬

덴젤 워싱턴과 조디 포스터의 만남, 그리고 스파이크 리 감독의 연출만으로도 <인사이드 맨>에 대한 영화팬들의 지지는 충분해 보인다. 하지만 여기에 '클라이브 오웬'이란 이름이 빠진다면 <인사이드 맨>은 성립되지 않는다. 마스크와 선글라스로 얼굴을 가리고 덴젤 워싱턴과 대결하는 그의 음성에는 단호한 카리스마가 담겨있다. 21세기에 새롭게 떠오른 오웬의 카리스마. 새 영화 <인사이드 맨>의 한국 개봉에 앞서 현지에서 진행된 그의 인터뷰를 송고한다. - 편집자
낮게 깔리는 조용한 음성, 검은 곱슬머리와 턱을 반쯤 가린 거친 수염. 한 평이 채 되지 않는 공간에서 조심스레 자신의 이야기를 시작하는 달튼 러셀은 지금 막, 은행을 털었다. 성공여부를 밝히지 않은 채 은행강도 과정을 털어놓는 그의 눈빛은 감정이 없다. <클로저>, <씬 시티> 등으로 진가를 알린 클라이브 오웬(41)의 눈빛은 여전히 강렬하다. <클로저>에서 사랑에 버림받고 복수를 위해 나선 그의 눈에 끝없는 실망과 좌절, 욕망과 비열함이 담겨 있었다면 <씬 시티>에서 보여준 차갑고도 따스한 숨결은 뭇 여성들의 마음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영국 왕립 드라마 아카데미 출신의 TV스타 클라이브 오웬의 눈빛은 그렇게 그의 무기가 되어 할리우드를 주름잡기에 이른다. 30대 후반의 늦은 나이에 할리우드로 진출했지만 그의 마초적 남성미와 부드러운 매력은 <본 아이덴티티>, <머나먼 사랑>, <킹 아더>, <클로저>, <씬 시티>로 이어지며 멜로와 액션 블록버스터를 넘나들었다.
아카데미상에 빛나는 덴젤 워싱턴과의 대결로 관심을 모은 <인사이드 맨>에서, 그는 또 한번 짙은 카리스마를 발산한다. 은행강도의 리더 달튼 러셀은 마스크와 선글라스로 얼굴을 가리고 있지만 낮은 음성의 단호함으로 강렬한 눈빛을 대신한다. 연출을 맡은 스파이크 리 감독이 먼저 출연을 제의할 만큼 현재 클라이브 오웬의 위치는 확고하다. 현재 줄리언 무어와 의 촬영을 마치고 <씬 시티2>를 준비 중인 클라이브 오웬. 그는 영국이 자랑하는 제임스 본드 역을 촬영 일정이 맞지 않아 거절했어야 할 만큼 거물급 배우로 성장하고 있다. <인사이드 맨>에는 유머가 있다. 웃음이 많이 나왔다. "그런가? 다행이다. 이 영화는 꽤 많은 현 시대(테러, 인종 등)의 유머를 담고 있다." 이번 영화에서 연기한 은행강도 '달튼 러셀'은 어떤 인물인가? "그에 대해 많은 걸 알 필요는 없다. 단지 그가 무엇을 꾸미는지만 알면 된다. 누구인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은행에서 무얼하는지가 중요하다. 아마도 그가 어떤 인물인지 절대 알 수 없을 것이다(웃음)" 이 영화를 선택한 동기가 궁금하다. "우선 시나리오를 먼저 받았고 그런 후에 스파이크 리 감독에게 전화를 받았다. 그를 만나기 위해 뉴욕에 왔는데 농구경기에 초대하더라. 굉장히 매력적인 미팅이었다. 오래 전부터 팬이었던 스파이크 리를 만나는데 그것도 경기장에서라니. 영화에 출연해달라는 말을 들었을 때는 정말로 흥분했었다."
그 동안 영화에서 선보인 은행강도 수법과는 확연히 다르다. "그건 알다시피 굉장히 익숙한 장면이다. 스크린을 꽉 채운 밴 한대가 멈춰서면 남자들이 뛰어내리고 빠르게 은행을 점령한 후, 인질극을 연출하면서 자신들의 요구사항을 말하는…. 하지만 이 영화의 마지막은 금고의 돈을 고스란히 남겨두고 사라지는 독특한 설정을 보여주고 있다. 아주 계획적이다. 그들은 분명 뭔가를 취하려하고 있고 좀 더 큰 계획을 갖고 있다. 물론 이 강도행각에는 누군가가 연관되어 있는데 그를 밝히는 것이 범죄의 최종 목적 중 하나다. 보는 사람 입장에선 혼란스럽기도 하다. "맞다. 하지만 영화는 결말이 아니라 과정이 중요하다는 것을 항상 명심해야 한다. 물론 이해하기 쉽지 않다. 관객들의 주의를 다른 곳으로 돌리는 요소가 많아서 쉽게 알아차리기 힘들다. 사건의 진행과정을 놓치지 않으려면 스크린에서 한시도 눈을 떼면 안된다(웃음)." 은행강도인 탓에 마스크를 쓰고 영화에 등장한다. 촬영 내내 마스크를 쓰고 연기한다는 것이 쉽지 않았을 텐데. "사실 상당히 걱정스러웠다(웃음). 처음에는 스파이크 리 감독을 만나서 영화 내내 마스크를 써야한다는 것이 내키지 않는다고 말했다. 대사가 긴 장면이 많은데 그렇게 되면 단지 마스크 뒤로 목소리만 들릴 뿐이다. 또 '달튼 러셀'이란 인물을 표정없이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도 막막했다. 그래서 그럴려면 차라리 대역을 세우고 목소리 연기만 하겠다고 그랬지. 하지만 괜한 걱정이었다. 일단 촬영이 시작되고 얼굴을 가리고 있자니 마스크를 벗는 게 더 어색했다. 물론 맨 얼굴로도 등장한다(웃음)." 덴젤 워싱턴이 분한 형사 키스 프레이저와 대결구도를 이루고 있다. 지적인 경쟁관계인데, 그와의 연기호흡은 어떠했나. "두 사람은 고양이와 쥐 같은 관계다. 마스크와 선글라스로 얼굴을 가린 나와 연기하는 게 그에게도 쉽지 않은 일이었다. 왜냐하면 상대방의 눈을 볼 수 없었으니까(웃음). 하지만 그는 대단했다. 최근 배우들 중 단연 최고라는 찬사를 받을 만한 자격이 있는 사람이다. 자신만의 연기철학, 카리스마, 지적인 분위기 등등 내가 좋아하는 요소를 모두 갖추고 있는 배우다."
스파이크 리는 촬영스타일이 독특하기로 정평이 난 감독이다. 특히 두 대의 카메라로 두 배우의 연기를 동시에 촬영하는 방법이 생소했을 텐데. "굉장히 독특했다. 그런 분위기에서 연기한 것은 처음이다. 대부분의 영화들은 두 배우가 대치된 상황을 촬영할 때 항상 한 방향을 바라보고 있어야 한다. 그 상황에서 한 배우가 연기하면 다른 배우는 쉬고 있고 나중에 순서를 바꿔서 연기하는 거지. 그런데 스파이크 감독은 이런 장면에서 동시에 양쪽 배우를 촬영했다. 이건 굉장히 어려운 작업이어서 촬영감독에게는 끔찍한 일이다. 조명을 설치하는 것도 문제가 되고 철저히 균형을 유지하는 것도 중요한 일이다. 그렇게 두 사람이 동시에 연기를 하다보면 마치 연극을 하는 듯한 기분이 들기도 한다. 그런데 이런 방식은 서로 긴장하면서 연기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카메라 옆에서 대충 대사만 읽어주는 것과는 차원이 다르다. 예상치 못한 일이 일어나거나 대사가 이상하게 꼬여도 연기를 멈출 수 없었다. 심지어 모든 전화장면도 그렇게 촬영했는데, 두 개의 세트장을 만들고 제작팀을 두 편으로 나눠서 덴젤 워싱턴과 내가 전화하는 장면을 촬영했다." 촬영방법 외에 스파이크 리 감독만의 스타일을 꼽는다면. "촬영을 굉장히 빨리 진행한다. 카메라를 다룰 줄 알고 시간을 허비하지 않는다. 두 대의 카메라로 동시촬영을 진행하면서도 한 장면을 여러 번 찍지 않고 한번만 찍는다. 그냥 '모두들 만족합니까? 좋습니다! 다음 장면을 찍도록 하죠' 그게 전부다(웃음). 때문에 항상 철저히 준비되어 있어야 한다. 굉장히 긴 장면을 단 한번만 촬영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웃음)." 영화의 배경이 뉴욕이다. 촬영이 없을 때는 뉴욕 거리를 활보하기도 했다고. "모든 장면이 뉴욕이다. 뉴욕 스타일의 캐릭터와 위트, 유머가 더해져 완성된 영화다. 스파이크 리의 영화를 뉴욕에서 촬영한다는 것은 굉장히 흥분되는 일이다. 그와 함께 어슬렁거리며 거리를 돌아다니기도 했는데 사람들이 그를 너무도 좋아했다. 가만히 옆에서 지켜보면 꼭 뉴욕시 시장 같았다(웃음)." 인터뷰 자료제공 U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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