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빙'이 대세인 21세기 생활트렌드에 발맞춰 멀티플렉스가 급속하게 진화하고 있다. 2006년에 들어서며 CJ CGV, 메가박스, 롯데시네마 등 국내 3대 멀티플렉스 체인의 행보가 바빠졌다. 전국 주요도시에 신규 상영관을 대폭 확장하며 몸집 불리기에 나선 것. 더불어 고객 유치전 또한 치열해지는 양상이다. 그 동안 각 멀티플렉스들은 타사가 선점한 지역을 우회해 상영관을 확장해 왔다면 올해는 전면전을 선포한 형국이다. 우선 지난 1월 스탠더드 차터드 은행 계열의 투자사 SCPEL과 730억 원 규모의 지분 투자계약을 체결한 메가박스의 발걸음이 상쾌하다. 메가박스(대표 김우택)는 올해 서울 목동과 신촌에 이어 2007년 동대문관까지 서울 주요상권을 타깃으로 상영관 확장을 계획하고 있다. 현재 전국 15개 상영관에 126개의 스크린을 보유하고 있는 메가박스는 2007년까지 전국 200여 개 이상의 스크린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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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성사 ⓒ프레시안무비 김정민 기자 |
이미 서울 목동지역에 목동CGV를 보유하고 있는 업계 1위 CJ CGV(대표 박동호)는 서울 압구정동에 위치한 씨네플러스를 압구정CGV로 리모델링해 재개관했다. 업계 1위를 고수하고 있지만 유동인구가 많은 서울 강남권에서 유독 메가박스 코엑스점에 밀리던 CJ CGV는 이로써 강남권 관객점유를 위한 교두보를 마련했다. CJ CGV는 이밖에도 올해 제주, 내년에 일산, 왕십리, 강남, 대구관을 오픈할 예정이다. 백화점을 거점으로 관객점유율을 높이고 있는 롯데쇼핑시네마사업본부(대표 김광석) 또한 지난해 CJ CGV가 선점한 서울 명동지역에 명동 애비뉴엘관을 오픈하는 등 총 10개관을 새롭게 단장하며 영화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올해에는 롯데백화점 상권 이외의 지역을 집중 공략하며 2008년까지 전국 총 600개 관을 보유할 계획이다.
. 특화된 서비스로 관객공략, 다양한 문화가 공존하는 공간 업계의 빅3가 이처럼 같은 지역에서 혈전을 치르다보니 관객을 위한 다양한 이벤트와 마케팅 또한 변화를 거듭하고 있다. 같은 돈을 지불하고 영화를 보는 관객에겐 그만큼 선택의 폭이 넓어지는 것. 오는 27일 개관을 앞두고 있는 메가박스 목동점(9개관)은 관객의 편의를 위해 1인당 팔걸이가 두 개인 M관을 마련했다. 메가박스 측은 "CJ CGV가 운영중인 골드클래스(프리미엄 상영관) 수준의 서비스를 목표로 했다"며 "시트의 온도가 조절되는 항공기 퍼스트 클래스 수준의 좌석 190개를 배치해 보다 넓은 공간에서 편안한 관람을 유도하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가격은 일반 상영관과 같은 7,000원을 받을 예정. 이 외에도 연인들을 위해 2인석 자리만 마련한 러브관은 1년 내내 로맨틱한 사랑영화만 상영하며 일주일에 한 번, 상대방에게 프로포즈할 수 있는 이벤트를 준비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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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오픈한 CGV압구정점은 압구정동을 찾는 유동인구 외에 강남권에 살고 있는 어린이와 주부를 위해 어린이공연과 뮤지컬 등을 상연할 수 있는 CGV라이브관을 따로 마련했다. 가족들을 위한 공연 외에도 가수와 성인들을 위한 연극이 영화상영과 번갈아 상연되며 멀티플렉스 내에 또 하나의 문화공간으로 자리잡고 있다. CJ CGV는 이 외에도 서울 용산CGV에 국내 최초로 일반영화를 아이맥스로 상영하는 전용관을 오픈하고 <폴라 익스프레스 3D>, <해리포터와 불의 잔> 등 가족영화를 상영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백화점을 이용하는 주부 관객이 많은 롯데시네마는 지난해 오픈한 서울 영등포점에 다양한 전시회가 가능한 갤러리를 오픈, 영화를 기다리는 관객에게 색다른 문화감상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엄마와 아이가 함께 영화를 관람할 수 있는 '엄마랑 아가랑' 행사가 호응을 얻고 있다. 지난해 집계된 업계 빅3의 전국 스크린 점유율은 총 스크린수의 50%를 넘어선 수준. 이들 이외에 군소 멀티플렉스 체인망까지 합치면 대한민국 극장은 이미 멀티플렉스가 지배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관객에게 영화 이외의 재미를 주겠다는 대한민국 멀티플렉스의 전략은 그런 이유로, 원스톱 엔터테인먼트를 넘어 문화의 랜드마크를 향해 거듭나고 있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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