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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 포인트] 국경의 남쪽

감독 안판석 | 출연 차승원, 조이진, 심혜진 제작 싸이더스FNH | 제공,배급 CJ엔터테인먼트 등급 12세 이상 관람가 | 시간 109분 | 2006년 TV 프로듀서 출신인 안판석 감독의 새영화 <국경의 남쪽>은, <쉬리>에서 <태극기 휘날리며>까지 이른바 분단소재의 영화들과 한 몸으로 묶을 수 있는 영화가 아니다. 이 영화에서는 이데올로기 대신 애틋한 사랑의 얘기가 전면에 내세워진다. 당연히 공작원이나 군인 대신 북한의 민간인이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평양 만수예술단에서 호른을 불었던 선호(차승원)와 그의 가족은 우여곡절 끝에 남한으로 탈출, 조그만 식당을 내고 생계를 꾸려간다. 하지만 선호의 마음은 바쁘기만 하다. 북에 남기고 온 애인 연화(조이진)때문이다. 그녀를 데려오기 위해 선호는 자신의 정착금 전부를 브로커에게 내놓지만 전문 사기단에 걸려 옴짝달싹 못하게 됐다. 연화를 데려와야 한다는 일념에 밤낮을 가리지 않고 배달과 호객행위, 단란주점 웨이터일을 마다하지 않는 선호. 그러던 어느날 연화가 부모의 성화에 시집을 가버렸다는 소식을 듣고 실망한 선호는 그에게 호감을 갖고 있던 남한여자 경주(심혜진)와 결국 결혼한다. 그렇게 세월이 흐른 어느날 선호는 한국에 도착한 탈북자 명단에 연화가 있다는 소식을 듣고는 가슴을 친다.
국경의 남쪽 ⓒ프레시안무비
<국경의 남쪽>은 우리게게만 있을 수 있는 분단 소재의 얘기를 남녀의 사랑으로 치환해 놓은 작품이다. 이데올로기라는 커다란 벽이 오히려 이런 류의 멜로영화가 갖는 진부함을 애틋함으로, 또 현실로 다가오게 만드는 역할을 했다. 영화속 선호와 연화의 사랑에는 80년대 전국민을 울린 이산가족찾기 생방송에서 나왔을 법한 기구한 우연의 드라마가 담겨져 있다. 이들의 사랑이 우리들의 누선을 자극하는 건 그때문이다. 우리들 자신이 실제로 그같은 경험을 했거나 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영화의 결말은 그리 중요치 않다는 생각을 갖게 한다. 비극이건 해피엔딩이건 두 사람의 사랑은, 굴곡많은 우리의 분단의 삶에 있어 그 자체로 의미가 있어 보이기 때문이다. <장미와 콩나물>, <현정아 사랑해> 등의 드라마를 연출한 안판석 감독은 자신의 이번 스크린 데뷔작에서 지금까지의 장기를 그대로 선보이고 있다. TV드라마를 연출하듯 매끄러운 스토리라인이 영화를 별다른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게 보이게 만든다. 하지만 영화라는 장르에서 볼 수 있는 실험적 시도는 찾아보기 어렵다. 선호와 연화의 사랑은 예정 코스를 안정적으로 걷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첫 멜로드라마에 도전한 차승원의 조심스런 연기가 눈에 띈다. 그의 상대역인 조이진은 완벽한 평양사투리를 구사하며 기대 이상의 호연을 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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