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직속 군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위원장 이해동 목사)는 11일 김훈 중위 사건에 대한 조사 개시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군의문사위 "6개월간 사전조사 거쳐 조사 개시 결정"
군의문사위는 "지난 5월 김 중위의 아버지 김척(64세·예비역 중장) 씨의 진정이 접수됐다"며 "그 이후 6개월여 동안 사전 조사를 거쳐 조사를 개시하게 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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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의문사위는 국방부 검찰단에서 작성된 책자 98권과 사진 24매, 테이프 2개를 비롯해 1차 수사기록 16권 등을 입수해 검토했다고 덧붙였다.
김훈 중위 사건은? 지난 1998년 2월 24일 당시 25세였던 김훈 중위는 JSA 내 전방관측소(GP) 3번 벙커에서 머리에 관통상을 입은 시신으로 발견됐다. 유엔군사령부 조사단은 사건 발생 직후 김 중위의 사인을 자살로 상부에 보고했으며, 한미 군당국과 육군 검찰부도 1998년 4월29일과 11월27일 각각 권총자살로 결론을 내렸다. 그러나 평생을 군에서 보낸 김 중위의 아버지 김척 씨의 끈질긴 추적 끝에 그해 12월 언론을 통해 김 중위의 타살 의혹이 제기되기 시작했다. 이와 관련해 당시 판문점 경비병들이 수시로 북한군과 접촉했고 탄약을 비롯한 군수품을 몰래 시장에 내다파는 등 소대 내 군기 문란 행위가 드러났고, 북한군과 수시로 접촉했던 부소대장 김모 중사가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되기도 했다. 이같은 의혹이 제기되자 국회에서 진상규명위원회가 구성되고 군에서도 재조사를 약속했다. 그러나 군, 기무사, 국정원, 검찰 등 68명으로 구성된 특별합동조사단은 4개월 여 조사 끝에 "타살 가능성을 뒷받침할 만한 증거가 없다"면서 "우울증 증세가 있던 김 중위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이라고 결론을 내렸다. |
김호철 상임위원은 "그동안 김 중위 사건에 대한 헌병대 수사기록과 진정인의 주장을 세밀히 검토했다"며 "그 결과 당시 소대원 조사와 피복에 대한 화학검사는 물론 권총의 출처 같은 기초 조사도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자살로 단정해 언론에 발표되는 등 의혹제기 이유가 상당해 조사를 개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군의문사위, 12일 의문사 두 건 전모 발표
한편 군의문위는 오는 12일 지난 1982년과 1996년 각각 복무 중 사망한 김모(경기) 씨와 박모(서울) 씨의 사인을 조사한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사고 직후 각각 단순사망 및 자살로 결론 내려졌으나, 군의문사위 조사 결과 선임자의 구타로 숨진 것으로 밝혀졌다.
사망 당시 하사로 육군 제1야전군사령부 예하 전방부대에서 근무한 김 씨는 선임자의 구타로 숨졌으나, 당시 군 헌병대는 김 씨가 술을 마시고 자던 중 토하는 과정에서 음식물이 기도를 막아 사망한 것으로 처리했다.
또 전환복무자인 박 씨는 지난 1996년 강원도에서 근무하던 중 여러 명의 선임자들로부터 구타와 심한 욕설 등을 견디지 못하고 목숨을 끊었지만, 소속 기관에서는 박 씨가 우울증을 앓았고 소심한 성격으로 자살했다고 유가족에게 통보했다.
군의문사위는 이들 사건에 대한 전모를 기자회견을 통해 밝힐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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