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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역업체 '돈벌이' 때문에 공공요금 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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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역업체 '돈벌이' 때문에 공공요금 인상?

[지방의회돋보기]'유착 의혹'이 끊이지 않는 이유

지난 2월 강북구의회 임시회에서는 오수·분뇨 및 축산처리에 관한 조례개정안, 폐기물관리조례 일부 개정안과 음식물류 폐기물 수집·운반 및 재활용 촉진을 위한 조례 개정안이 필자가 속해 있는 건설위원회에 상정되었다.
  
  쉽게 풀이하면 정화조처리 수수료와 쓰레기봉투 값을 인상해야겠으니 의회의 승인을 바란다는 것이었다. 정화조처리 수수료는 24.5%, 쓰레기봉투 값은 27% 인상하겠다는 내용이었다.
  
  주민공청회도 없이 공공서비스 요금 올리겠다고?
  
  해당 상임위원회의 안건심의 때 "공공요금을 이렇게 많이 인상해야 하는 근거가 무엇이냐"는 필자의 질의에 강북구청 측은 "쓰레기봉투 값의 경우 지난 10년 간 한 번도 인상하지 않았고 연구용역을 준 결과 37% 인상요인이 있었으나, 물가상승률을 감안하여 약 27% 인상을 추진하게 됐다"고 답변했다.
  
  필자가 재차 주민생활에 꼭 필요한 공공서비스 요금을 인상할 때 물가상승률만을 잣대 삼아 인상의 근거로 삼는 것에 문제가 있음을 지적하였으나, 구청 측은 "쓰레기 처리를 민간에게 대행을 주고 있는데 정화조 처리비나 쓰레기봉투 값이 인상되지 않아 대행업체의 종사자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으니 협조를 바란다"는 답변만 되풀이했다.
  
  주민생활과 직결된 공공서비스에 대해 주민 본위의 행정을 펼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아니라 대행업체의 이윤을 위해 봉사하는 듯한 공공기관의 태도를 그대로 보여주는 답변이었다. 더구나 공공서비스 요금을 올리면서 주민 공청회도 한 번 열지 않았다.
  
  결국 상임위원회 심의결과 쓰레기봉투 값은 인상안은 보류되었으나, 정화조 처리수수료는 필자의 문제제기에도 불구하고 찬성 5명, 반대 1명(필자)으로 본회의에 상정됐다. 필자는 본회의에서도 정화조 처리수수료를 원안대로 인상하는 것에 반대하자고 동료 의원들에게 호소했으나, 찬성 10명, 반대 3명, 기권 1명으로 인상안은 처리됐다.
  
  끊이지 않는 용역업체 유착 의혹
  
  대행업체와 구청 사이의 석연치 않은 관계에 대한 의혹은 그동안 여러번 제기됐다. 지난해 말에는 청소용역업체 선정에 의혹이 있다는 내용이 강북구청 홈페이지에 올라온 일이 있다. 주민 만족도 조사에서 기준점 이하를 받았고, 민원발생율도 높아 계약이 해지된 모 업체가 사무실 주소와 이사진을 그대로 둔 채 법인 명의만 바꿔 입찰에 참가해 선정됐으며, 당시 입찰에 탈락한 업체에서 이에 대한 항의로 구청의 해당부서에 1만원권 현찰 1억을 살포하는 사건이 벌어지기도 했다.
  
  현재 강북경찰서에서는 이 사건에 대한 조사가 진행 중이다. 이에 대한 필자와 언론의 문제제기에 구청 측은 법인명의가 바뀌었으니 법적으로 아무 문제가 없다는 내용의 반박자료를 제작해 배포했다. 지역신문 등에는 필자를 향해 튀는 행동으로 주민들의 혼란을 야기하고 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필자와 민주노동당 강북구위원회에서는 의정보고서를 통해 지역주민들에게 사태의 전말을 알리는 작업과 동시에 업체선정 과정의 문제를 철저하게 규명할 것을 서울시에 요청하는 주민감사청구를 진행하고 있다.
  
  구의회는 구청 편인가 주민 편인가?
  
  한편 지난 3월 임시회 본회의에서는 웃지 못할 일이 벌어졌다. 주민들에게 2월 임시회 결과를 보고하는 필자의 의정보고서 내용에 쓰레기봉투 값 인상안을 보류하기로 한 것을 두고 구청의 일방적인 인상안을 저지시켰다고 표현한 것을 한나라당의 한 비례의원이 문제 삼은 것이다.
  
  우스운 것은 그 의원은 필자에게 항의하면서도 필자에게 답변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한나라당 소속인 건설위원장에게 답변을 요구하는 것이 아닌가. 건설위원장은 필자의 의정보고서를 통해 상임위원회에서 논의된 내용이 외부로 유출된 것(주민들에게 알려진 것)과 이로 인해 의원들의 위상과 권위가 실추돼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는 내용의 원고를 읽어 내려갔다.
  
  이는 곧 의원들이 스스로 의정활동을 제한하자는 것이기에 이해할 수가 없었다. 게다가 구청을 비판하고 견제하겠다고 선출된 구의원들이 본회의장에서 오히려 구청 편에 서서 구청의 주장을 그대로 담은 발언을 서슴없이 하는 모습이라니….
  
  필자는 말로만 지역주민의 복리증진을 외치는 모습은 버리고 의원활동을 통해 지역주민들의 의견이 반영되도록 앞으로도 의정보고서 제작뿐만 아니라 의정보고회도 개최할 생각이다.
  
  또한 2월 임시회에서 이미 처리된 정화조처리 수수료 인상안에 대해선 4월 임시회에 의원발의로 인하안을 제출하고, 강북구 물가대책위원회에 주민들의 참여가 더욱 보장될 수 있도록 하는 조례안을 상정할 계획이다.
  
  의원발의에 필요한 의원 수는 필자를 포함해 3명. 지금 분위기를 봐서는 필자 외의 다른 2명의 의원을 설득하는 일조차 쉽지 않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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