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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들은 보수의 손 들어준 게 아니다"

[독자기고] 범보수, 실질득표율에선 3% 증가에 그쳐

18대 총선 결과를 놓고 한나라당 및 기타 보수 정당이 200석 이상을 차지함에 따라 우리 사회가 보수화 되었다는 전망을 쏟아놓고 있다. 정말 그런가? 그런데 분위기는 왜 이렇게 썰렁한가. 당장 드러나는 의석수에 가려진 진실을 들여다 보기위해 중앙선관위 자료를 바탕으로 분석을 해보았다.

인물 등으로 다른 영향을 받을 수 있는 지역구 투표를 제외하고 정치성향이 직접적으로 드러내는 정당투표만 가지고 한번 따져보도록 하자. 우선 투표인 수를 기준으로 17대와 18대 국회의원 선거에서의 정당 성향별 득표율을 보면 아래 그래프와 같다.(실제 정당득표 합계가 아닌 총투표인수로 계산하여 실제 비례대표 득표율과는 차이가 있음)

의석수로 반영된 상대 득표율에선 보수세력이 약진한 듯 하지만…

보수세력은 17대 선거에서 한나라당과 자민련, 18대에는 한나라당, 자유선진당, 친박연대를, 개혁세력은 17대 때 민주당과 열린우리당, 18대 때 통합민주당과 창조한국당을, 진보세력은 17대 민노당, 18대 민노당과 진보신당을 포함한 것이다.
▲ 총투표자 대비 정치 성향별 각 정당 득표율 합계 추이

17대 때보다 18대 선거에서 16.23%가 빠진 개혁세력과 4.37%가 감소한 진보세력의 몰락도 눈에 띄지만 반면 18.52%가 증가하여 57%를 차지한 보수세력의 약진도 눈에 들어온다. 과연 우리사회 보수화를 이야기 할만한 모양새다.

하지만 이는 낮은 투표율에 의한 착시현상이 들어있다. 결국 선거 결과 의석수로 나타나는 이 득표율이란 상대당을 찍은 다른 표에 비해서 자기 표가 얼마나 많았나를 따지는 상대적 득표율이다. 즉, 실제 절대적인 지지세가 얼마나 늘었는지와는 다를 수 있다는 말이다.

특히, 이번 선거에서는 투표율이 지난 17대 때 60%에 비하여 46%로 급감했다. 그만큼 낮은 투표율에 의한 선거의 대표성 문제와 더불어 민심 왜곡의 문제가 있을 수 있는 것이다.

실질 득표율에선 개혁진보 몰락에도 보수 지지 거의 변동 없어

그렇다면 이를 고려하여 과연 각 정치 세력의 실질 득표 추이를 보기 위해 전체 총 유권자수를 기준으로 다시 득표율을 계산해 보면 결과는 어떨까. 아래의 그래프는 사뭇 다른 그림을 보여준다.

18대 선거에서 개혁세력과 진보세력의 몰락은 총유권자 대비 득표율이 17대에 비해 절반 이하 수준으로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나 더욱 두드러진다. 그런데 그러한 가운데 보수세력이 정작 추가로 확보한 득표수준이란 매우 초라한 수준으로 드러난다.
▲ 총 유권자수 대비 정치성향별 각 정당 득표율 합계 추이

즉, 보수세력이 200석이상 이라는 절대 의석을 차지 압승(?)은 개혁진보세력에 대한 실망과 환멸의 결과 투표율이 떨어져 나타난 철저한 어부지리인 셈이다. 선거 결과가 제도권내 개혁과 진보 정치세력이 몰락한 것을 보여주긴 해도 사회가 '보수화'되었다는 것과는 한참 거리가 멀다.

결국 보수세력이 확보한 지지기반이라는 것은 가장 최악의 상황이었다는 탄핵 역풍이 몰아치던 시절에서 고작 3%를 확장하는 데 그쳤다. 보수세력은 진보개혁세력의 몰락에도 불구하고 국민들에게 대안세력으로 승인받는데에는 실질적으로 완전히 실패한 것이다.

이명박 정권, 의석수 믿고 무리수 두다간…

다시 말해 우리사회가 보수화가 된 것이 아니라 제도 정치권 내 개혁세력 및 진보세력이 정치적 지지를 상실한 것일 뿐이다. 오히려 보수세력은 이런 호재에서도 거의 자신의 지지를 확장하지 못했다. 보수 주도체제가 도래했다고 주장하기에는 매우 민망한 현실이다.

이명박 정부는 이번 총선에서의 압승(?)을 바탕으로 논란이 있던 정책 밀어붙이기에 나섰다. 하지만 급감한 투표율 속에 감추어진 진짜 민심은 보수세력을 주도세력으로 승인한 것과는 거리가 멀다. 당장 의석수만 믿고 무리수를 두다간 보수세력의 정치적 생명만 단축할 가능성이 크다.

보수 장기 지배체제라는 얘기는 현실을 보지 못한 헛소리일 뿐이다. 이러한 가려진 진실은 개혁, 진보세력이 무엇을 반성해야 하고 어떻게 나아가야 하는지 의미 있는 함의를 제공한다. 보수화 되었다고 거기에 편승하다간 같이 망한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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