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각본 : 프란시스 포드 코폴라 주연 : 말론 브란도 (돈 비토 꼴레오네 역), 알 파치노 (마이클 꼴레오네 역), 제임스 칸 (산티노 소니 꼴레오네 역), 로버트 듀발 (톰 헤이근 역), 다이안 키튼 (케이 아담스 역) |
미국 뉴욕 지역 이태리-시실리섬 출신이 조직한 '마피아'의 피비린내 나는 계파간 전쟁을 700만 달러를 들여 그린 느와르 영화의 대표작. 1966년 파라마운트 영화사는 한 때 실제 마피아 조직원이었던 작가 마리오 푸조(Mario Puzo)의 작품을 사들여 영화 제작에 돌입했으나, 마피아의 협박으로 여러 차례 촬영이 중단된다. 그러나 파라마운트와 마피아의 최종 담판 결과, 대본에서 '마피아(Mafia)'라는 단어를 쓰지 않는다는 조건 하나로 극적인 타결을 맞는다. 그래서 <대부> 1편에서는 '마피아' 대신 '패밀리(Family)'라는 단어를 썼다고 한다.
대부, 돈 꼴레오네를 완벽히 재연한 마론 브란도의 명연, 프라시스 포드 코폴라와 푸조의 빈틈없는 각본, 그리고 니노 로타의 인상 깊은 음악이 한데 어울려 예술성과 상업성을 완벽히 결합한 수작이다.
1970년대 실제 마피아들이 이 영화 속 패션과 행동 방식을 따랐다고 하니 당시의 반향을 짐작하고도 남음이 있다.,
▲ 대부 |
1947년, 돈 꼴레오네(마론 브란도 분)의 롱 비치의 호화 저택에서는 막내딸 코니의 초호화판 결혼식이 거행되고 있는 한편, 흔히 대부(代父)로 불리는 돈 꼴레오네의 서재에는 갖가지 위험한 청탁을 하러 온 사람들이 각자의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영화가 시작되면, 돈은 얼마든지 줄 테니 사랑하는 딸을 폭행한 녀석들을 살해해 달라는 장의사가 보인다. 돈 꼴레오네를 존경하는 의미인 '대부'란 호칭도 쓰지 않고 다소 무례한 이 장의사의 태도에 참다 못한 돈 꼴레오네. 불편한 심기를 애써 감추며, 점잖게 나무란다.
돈 꼴레오네 : 이 친구야, 내가 자네에게 뭘 그리 잘못한 게 있다고 이토록 무례하기 짝이 없나? '대부'라고 부르지도 않고 말이야.
1. 이태리 비즈니스 이문화 협상전략 : 품격있는 매력으로 이태리 사람의 마음을 사로 잡아라. ( Exquisite Buy-in is first, business next) 이태리 사람들, 특히 시실리 섬을 포함한 이태리 남부 사람들의 경우 우리나라 사람들과 비슷하게 사람을 가리는 경향이 있다. 낯선 방문객에 대해선 겉으로 드러나지 않게 시종일관 까다로운 품평을 한 후, 자신의 위치와 격에 어울리는 사람인지, 또한 신뢰할 만한 사람인지를 꼼꼼히 살펴본 후 거래를 틀지 말지를 결정한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첫인상이 관건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그들에게 좋은 첫인상을 심어줄 수 있을까? 우선 두 세가지만 확실히 기억해 두자. 첫 번째, 대화하는 상대에 지위와 연령에 따라 적절한 호칭을 사용하라. 지중해의 뜨거운 태양만큼 정열적이고 다혈질적인 이태리 사람들이 다들 얘기하다시피 소탈하고 격의 없으며 우호적인 것은 사실이다. 그렇다 하더라도 성공한 사업가나 관리로서 자긍심이 강한 중상류 이상의 인사들은 자신의 지위나 체면에 상당히 예민하며, 따라서 그들에게 적절한 호칭이나 그에 걸맞은 정중한 응대는 결코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본 장면에서 돈 꼴레오네가 외동딸의 복수 청탁을 하러 온 장의사에게 "자넨 나보고 '대부(Godfather)'라고 부르지도 않지 않느냐?" 라고 꼬집어 지적하는 것처럼, 사회적 지위나 연령을 고려한 적절한 호칭의 사용이 바람직하다. 일반적으로 '시뇨르 OOO'가 무난하나 명함상 에 나타나는 학위나 직위로 호칭하는 것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음을 기억하자. 두 번째, 우선 보수적이지만 고급스럽고 멋스런 복장과 깔끔함으로 호감을 사라. 당신은 지금 패션의 중심 이태리에 와 있음을 명심하라. 이태리 사람들은 행색으로 사람을 판단하는 경향이 짙다. 수수하고 모습은 문전박대 당하기 십상이다. 오히려 당신이 어지간히 꾸며도 이태리에선 수수하게 보일 테니, 차라리 다소 과감한 패션 연출을 시도해 보는 것도 좋다. 세 번째, 조급하게 사업 얘기를 먼저 꺼내지 말고 느긋한 자세로 한담부터 즐겨라. 그러나 한담이라 해도 결코 어정쩡하게 시간이나 때우는 게 아님을 명심하라. 한담을 나누면서 이태리 상대에게 당신에 대한 호감 어린 첫 인상을 심어줄 수 있도록 세심한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자세와 태도는 격조와 기품 있게, 대화는 유쾌하고 상대를 배려하는 마음으로 진행하면 무난하다. 이러한 한담의 시간을 통해 이태리인들로 하여금, 당신을 신뢰할 만한 비즈니스 파트너로서, 더 나아가 자신들과 어울릴 만한 벗으로 삼기에도 손색이 없다는 첫 인상을 심는 데 집중하라. 비즈니스는 그 다음이다. |
이 시간, 사랑하는 약혼자 케이는 할리우드의 유명 가수이자 배우인 쟈니가 하객으로 와서 노래하는 걸 보고, 돈 꼴레오네와 어떤 관계인지 궁금해 한다. 마이클은 아버지 돈 꼴레오네가 쟈니의 대부이며, 쟈니가 오늘의 스타가 되는데 많은 도움을 줬음을 알려 준다. 그리고 무명가수에서 막 스타로 발돋움 하려는 쟈니를 끝까지 놓아주지 않고 애 먹이던 한 밴드 리더를 돈 꼴레오네가 어떻게 처리했는지 담담하게 들려 준다.
▲ 대부 |
마이클 : 하루는 아버지가 그 밴드 리더를 찾아가셨지. 그리고 1만달러를 건네며 쟈니를 이제 그만 놓아달라고 하셨대. 하지만 그가 거절했어. 그 다음날, 아버지는 다시 찾아가셨어. 하지만 이번에는 인상 험악하고 덩치 큰 루카 브라지란 부하를 데리고 가셨어. 그리곤 한 시간 만에, 그는 천 달러 수표 한장 받고 계약해지에 군소리 없이 바로 사인 했다더군.
(원 대사: My father went to see this bandleader. He offered him 10,000 dollars to let Johnny go. But, the bandleader said no. OS the next day, my father went to see him, but this time with Luca Brasi. Within an hour, he signed for a certified cheque of 1,000 dollars.)
케이 : (의아해 하며) 어떻게 된 거죠?
마이클 : 그 치가 거절할 수 없게 제안을 던지신 거지.* (Made him an offer he couldn't refuse.)
케이 : (점점 더 궁금해하며) 도대체 어떻게 하신거죠?
마이클 : 루카 브라지가 그 치의 머리에 총을 겨눴고, 아버지는 이렇게 말씀하셨다지. "네놈 골통이든 네 놈 사인이든 둘 중 하나는 이 계약서에 올라 오겠지."
별 얘기 아니라는 듯 섬뜩하리만치 무표정한 마이클의 모습에 케이의 표정엔 왠지 모를 불안의 어두움 그림자가 드리운다.
가족의 어두운 사업과 자신은 무관하다며 남일처럼 아버지 돈 콜레오네의 업무처리 방식을 얘기하는 마이클. 그러나 돈 콜레오네를 가장 많이 닮은 아니 돈 콜레오네를 능가하는 마피아 두목의 자질이 마이클에게 있음이 영화가 전개되며 나타난다. 그리고 그들의 업무방식, '거절할 수 없는 제안을 던져라'라는 영화 전편에서 걸쳐 반복해서 듣게 된다.
2. 마피아의 대표 협상 전략 : 절대 거절 할 수 없는 제안을 던져라. (Make an offer that he can't refuse) 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미국의 전설적 흑인 재즈 트럼펫 뮤지션이었던 루이 암스토롱의 일화다. 당시 악명 높은 범죄도시 시카고 한 나이트 클럽 내 그의 분장실 문을 부셔지라 열고 들어 온 어머무시한 덩치의 깡패가, 다짜고짜 다음날 저녁 뉴욕의 허접한 나이트클럽에서 연주를 해 달라는 게 아닌가? 유명 연예인으로서 정중히 사과하며, 이 정도 위협엔 눈썹 하나 까딱하지 않는 사람이란 걸 보여 주려고 그의 눈 앞에서 등을 홱 돌려 버렸다고 한다. 바로 그때, 귓전을 울리는 금속성의 철커덕하는 소리. 그 깡패가 암스트롱의 머리에 커다란 권총을 들이대고 금방이라도 방아쇠를 당겨 버릴 태세에 암스트롱이 한 말은 "정 그러시다면 내일 뉴욕에서 연주해 드리죠." 였다. 알 카포네의 말처럼, "그냥 말만 하는 것보다 말과 총을 함께 사용하면 더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다." 란 말은 바로 이러한 상황을 두고 하는 말이다. 비즈니스 협상에선 총을 겨누는 건 아니지만 그에 못잖은 합법적 위협 수단들이 있다. 바로 갖가지 압박전략들이다. 예를 들어 시간 압박(Time pressure), 계약철회(Withdrawal of offer), 기정사실화(fait Accompli), 결렬불사(Deadlock) 등 수도 없이 많다. 그러나, 상대로 하여금 우리의 제안을 받아들이게 하는 최고의 협상전략은 단순히 압박전략 몇 개를 무턱대고 들이대는 것이 아니다. 상대를 제대로 압박하려면, 그래서 당신의 제안을 군소리 없이 받아 들이게 하가 위해선, 제일 먼저 상대의 약점(Weakness)과 강점(Strength) 그리고 기회요인(Opportunity)와 위협요인(Threat)을 면밀히 분석하여야 한다. 즉 SWOT 분석을 하는 것이다. 상대의 약점이나 위협요인 등은 확대 과장하여 기선을 제압하고, 상대의 강점이나 기회요인 등 당신의 협상력을 약화시킬 수 있는 잠재적 위협요소들은 논리적으로 위축 혹은 무효화 시켜 상대의 공격적 협상력을 무력화 시키는 "전략적 협상 논리(Strategic Negotiation Argumentations)" 개발에 반드시 필요한 작업이다. 비즈니스 협상에서 상대에게 총부리를 겨눌 수는 없다, 하지만, 상대를 숨겨진 취약점을 심도 있게 파악하고, 그에 따른 효과적인 대응논리를 수립 후, 상기 언급한 압박협상전략을 시의 적절하게 적용한다면, 당신은 알 카포네의 총보다 더 강력한 협상의 권총을 상대에게 겨누게 될 것이다. 협상가의 총은 바로 제대로 훈련된, 전략적 협상력인 것이다. |
그러던 어느날 돈 꼴레오네의 라이벌인 타탈리아 패밀리와 손 잡은 마약 밀매업자 솔로쪼(알 레티에리 분)는 자신과 손 잡기를 거부한 돈 꼴레오네를 암살하려 한다. 그러나, 암살자들이 쏜 5발의 흉탄을 맞고도 돈 꼴레오네는 기적적으로 살아난다.
마피아의 아버지 제거음모에 분노를 폭발하는 막내 아들 마이클(알 파치노 분). 마이클만은 마피아로 살지 않게 하려던 돈 꼴레오네의 간절한 염원에도 불구, 마이클은 스스로 솔로쪼를 직접 살해하고 시실리로 피신한다. 그 동안 뉴욕은 패밀리간의 피비린내 나는 복수극으로 하루도 잠잠할 날이 없었다.
지루하기 짝이 없는 시실리에서의 도피생활은 햇수를 넘기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운명처럼 맞닥뜨린 아름다운 시골 아가씨와 결혼하는 마이클. 그러나 적들의 끈질긴 추적은 결국 아무것도 모르는 순진한 아내마저 마이클의 눈 앞에서 자동차에 숨겨 놓은 폭탄이 터지면서 숨져 버리고 만다.
얼마 후, 큰 형 소니마저 살해 당하고, 돈 꼴레오네의 주선으로 패밀리간 휴전 협정이 맺어진다. 마이클만은 잃을 수 없다는 돈 꼴레오네의 선택이었다. 뉴욕으로 돌아 온 마이클은 패밀리의 수장으로 묵묵히 일을 해 나간다. 그러던 어느 날, 돈 꼴레오네가 심장마비로 유명을 달리 한다.
▲ 대부 |
돈 꼴레오네의 장례식에 참석한 마피아의 대표들. 그 가운데 돈 바르지니가 선친의 오랜 세월 부하였던 테시오를 통해 곧 만날 것을 제의해 온다. 돌아가시기 얼마 전 유언처럼 남기신 돈 꼴레오네의 충고가 마이클의 뇌리를 스친다. "언젠가 바르지니는 네가 가장 신뢰하는 사람을 통해 안전을 보장할 테니 한번 만나자고 제의해 올 거야. 그 자리에 나갔다간 넌 바로 죽은 목숨이다. 이제 하는 말 잘 들어라. 바르지니의 말을 전하러 오는 바로 그자가 배신자다. 명심해라."
돈 꼴레오네의 장례식 국화가 아직 시들기도 전, 게다가 성당에서 조카의 대부로서 유아세례식을 거행하는 어느 신성한 주일날 아침, 모처럼 찾아 온 평화를 만끽하듯, 아무런 걱정 없이 편안한 주말의 휴식을 즐기고 있던 바르지니, 타탈리아 그리고 여러 배신자들. 마이클이 보낸 암살자들에게 한 사람도 남김없이 암살된다. 숱한 세월 응어리진 피의 복수가 마침내 완성되는 순간이자, 마이클, 아니 새로운 돈 꼴레오네의 등장을 알리는 서막이었다.
3. 마피아의 정적 제거 전략 : 제거할 적은 안심시켜 방심하게 하라. (Let your opponents relieve first. Keep your iron fist in the velvet glove not to be seen) 근대 역사에서 가장 악명 높은 폭정을 저지른 공산주의 독재자이자 공히 황제의 지위를 누렸으며, 자신에게 조금이라도 위협이 되거나 마음에 들지 않으면 최 측근 인사들까지 가차없이 잔인하게 숙청했던 것으로 악명이 높았던 대표적인 인물을 꼽는다면 아마 이 두 사람, 즉 구 소련의 스탈린과 중국의 모택동이라는 데 별 이견은 없을 것이다. 이 두 사람은 여러모로 공통점이 많았는데, 그 중 가장 특기 할 만 것이 바로 정적을 제거함에 있어서 그들이 보여준 치밀한 사전 작업, 다시 말해 정적으로 하여금 '괜한 걱정을 했다' 라며 이제까지의 우려를 기우라 여기며 마음을 턱 놓고 안심하게 만들었던 뛰어난 기만책이었다. 내일 새벽이면 비밀경찰을 보내, 아무것도 모른 체 자고 있다 잠자리에서 질질 끌어 내어져 아무도 몰래 인적이 드문 곳으로 데려가 처형해 버리고 말 사람을, 모택동과 스탈린은 간혹 자신의 거처로 불러 따뜻하게 환대를 해 주며 그에 대한 자신의 변함없는 신뢰와 동지애, 그리고 그 간의 헌신에 대한 고마움을 표시했다고 한다. 뜻밖의 환대와 굳건한 신뢰 관계를 확인한 정적은, 혹시나 하고 염려하고 있던 숙청에 대한 근심걱정이 봄 햇볕에 논 녹듯 사라져, 추호의 의심도 없이 더 한층 충성을 맹세하며 집으로 돌아와 오랜만에 달디단 잠을 청하는 것은 당연하였다. 결국, 마지막 도주할 기회, 모반의 기회를 순진하게 스스로 다 던져 버린 이들에겐 새벽 이슬 속 차가운 총부리가 그들의 마지막 숨을 재촉하게 될 뿐인 것이다. 참으로 한치의 방심도 빈틈도 허용치 않은 용의주도한 폭군들의 놀라운 수완이다. 무는 개는 짖지 않는다 했던가? 적에게 일격을 가하고 싶다면, 막강한 경쟁자를 경쟁제품을 확실하게 따돌리고 싶다면, 쓸데 없이 어쭙잖은 위협이나 자랑이나 자극을 주지 말라. 오히려, 상대에게 적이 아님을, 대적할 능력이 없음을, 경쟁에 관심이 없는 듯, 오히려 협력하고 도움을 구하는 듯 위장하여 상대의 방심을 유도하라. 아무리 막강한 전력도 일단 방심하면 의외로 무너뜨리기 쉽다 하지 않는가? 역으로, 평상시와 달리 유화 제스처로 접근해 오는 적을 경계하라. 그들이 원하는 건 당신의 방심이고, 방심한 당신을 해 치우는 건 일도 아닐 수 있음을 기억하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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