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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IFF2009] 열 번째 '디지털 삼인삼색', 다시 아시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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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IFF2009] 열 번째 '디지털 삼인삼색', 다시 아시아로

[Film Festival] <디지털 삼인삼색 2009> 기자회견 열려

전주국제영화제(이하 '전주영화제')의 대표 프로그램인 올해 <디지털 삼인삼색 2009 : 어떤 방문>(이하 '어떤 방문')에 참여한 감독 세 명(홍상수, 가와세 나오미, 리브 디아즈)이 참석한 가운데 2일 오후 1시 전주 영화의거리 내에 마련된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이 열렸다. 기자회견에 앞서 오전 11시에 <어떤 방문>의 기자시사를 통해 일반상영보다 앞서 영화가 공개됐다.

▲ 2일 오후 1시 전주 영화의거리 내 프레스센터에서 <디지털 삼인삼색 2009 : 어떤방문>의 기자회견이 열렸다. 왼쪽부터 민병록 집행위원장, 홍상수 감독, 가와세 나오미 감독, 라브 디아즈 감독, 정수완 프로그래머.ⓒ프레시안

'디지털 삼인삼색'은 영화제 1회 때부터 매년 세 명의 감독에게 디지털로 30분 내외로 찍은 단편을 묶은 옴니버스 프로그램으로, 아시아 감독들은 물론 유럽, 아프리카의 감독들도 참여해오며 전주영화제를 대표하는 간판 프로그램으로 자리잡았다. 올해 '디지털 삼인삼색'은 10주년을 맞아 다시 아시아로 돌아와 한국의 홍상수 감독, 일본의 가와세 나오미, 필리핀의 라브 디아즈 감독이 참여해 각각 <첩첩산중>, <코마>, <나비에겐 기억이 없다>를 만들었다. <첩첩산중>은 전주로 친한 언니를 방문하러 간 20대의 작가 지망생이 과거의 사랑과 기억된 고통스러운 상처와 기억과 마주치며 벌이는 전형적인 홍상수식 블랙 코미디다. <코마>는 나라 지역을 방문한 재일교포 3세의 이야기를 서정적으로 그려내며, <나비들에겐 기억이 없다>는 금광이 폐광된 뒤 방황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민병록 집행위원장은 그간 '디지털 삼인삼색' 프로젝트가 전주영화제를 홍보하는 프로그램이 될 정도로 성공했다고 자평했다. 특히 '디지털 삼인삼색'을 주목해온 로카르노영화제의 경우 2006년에는 그간의 '디지털 삼인삼색' 영화들을 모아 회고전을 개최한 바 있으며, 2007년의 경우 <디지털 삼인삼색 2007>이 로카르노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해 옴니버스 영화로는 처음으로 심사위원특별상을 수상한 바 있다. 작년에 참여했던 마하마트-살레 하룬 감독은 <디지털 삼인삼색 2008>에서 연출한 <유산>으로 각종 영화제에서 수상을 하고 올해 전주영화제 심사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올해 <어떤 방문>에 대해서도 민병록 감독들은 "세 감독님이 모두 칸영화제를 비롯한 국제영화제에서 수상을 하면서 실력을 인정받은 만큼, 올해의 '디지털 삼인삼색' 역시 국제영화제에서의 수상이 예상된다"며 기대를 감추지 못했다. 정수완 프로그래머는 "매년 '디지털 삼인삼색'을 진행하다 보면 국적도 스타일도 다른 세 감독이 언제나 비슷한 컨셉트로 영화를 만드시는 걸 보고 놀라게 된다. 열악한 여건 속에서도 흔쾌히 제안을 받아들이고 멋진 영화를 만들어주셔서 감사하다"고 소감을 말했다.

▲ 10번째 '디지털 삼인삼색'에 참여한 홍상수 감독, 가와세 나오미 감독, 라브 디아즈 감독.ⓒ프레시안

홍상수 감독은 학생시절 이후 단편을 처음 만들어보는 데다 디지털 영화 역시 처음이었다고 밝히면서, "나 자신에 대해 또 다른 면을 발견할 수 있는 흥미로운 기회"였다고 소감을 말했다. 가와세 나오미 감독은 환율 때문에 제작비로 받은 돈이 여느 때보다 적어 사정이 어려웠다고 밝히면서, "이틀 안에 촬영을 마치고 주연을 맡은 두 배우 외에 나라 지역에 살고 있던 연기 경험이 없는 주민들을 캐스팅했다"며 고충을 밝혔다. 라브 디아즈 감독은 홍상수, 가와세 나오미 감독과 같은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되어 영광이라며 소회를 밝혔다. "제국의 피식민 경험이 지나고 난 뒤의 필리핀은 역사적으로도 고통을 겪었지만 강대국들이 오염시킨 환경의 문제가 매우 심각하다"고 말한 뒤 그런 환경오염의 문제가 자신의 주요 테마라고 밝혔다.

세 감독은 기자들과의 대화를 가진 뒤 기자회견의 마지막 순서로 자신의 손의 흔적을 남기는 핸드프린팅 행사를 가졌다.
다음은 기자회견장에서 오간 감독들과의 일문일답을 요약, 정리한 것이다.

Q. (라브 디아즈 감독에게) 필리핀에는 매우 멋지고 아름다운 경치가 많은데 굳이 흑백으로 찍은 이유가 무엇인가?
A. 물론 필리핀의 풍경은 매우 아름답다. 그러나 그 아름다운 풍경 뒤에는 힘들게 살고 있는 사람들의 노동과 어두운 역사가 있다. 나는 그들의 진짜 이야기를 영화에 담고 싶었기 때문에 일부러 흑백으로 촬영했다.

Q. (가와세 나오미 감독에게) 가을에 촬영을 한 듯 특히 풀과 나뭇잎들의 녹색이 강렬하다. 자연의 풍광을 강조하고자 한 것인가?

A. 글쎄, 꼭 그런 건 아니다. 영화의 배경인 나라 지역은 제일 먼저 일본이 생긴 도시라는 전설이 있다. 하지만 아마 그 이전 고대에도 사람들이 살고 있었을 것이고, 나는 그게 한국사람이거나 적어도 한국과 연결돼 있는 사람들이었을 것이라 생각한다. 나라의 풍경은 고대 색감이 그대로 남은 듯한 느낌이라 이를 살리고자 충실히 촬영했다. 질문한 대로 가을에 촬영을 하다보니 오렌지 색이나 노란 색이 강조되면서 녹색과 더 대비가 되는 듯하다. 아마도 그래서 자연을 강조한 느낌이 든 게 아닐까.

Q. (홍상수 감독에게) 촬영시 카메라는 어떤 걸 썼는가. 그 카메라의 장점과 단점은 무엇인가.

A. 소니 EX1을 썼는데, 특별한 이유가 있는 게 아니라 협찬받은 게 그거였기 때문이다. 나는 디지털 카메라는 잘 모른다. 다만 남들이 괜찮은 카메라라고는 하더라.

Q. (가와세 나오미 감독에게) 재일교포 3세에 대해 원래부터 관심이 많은가? 한국과의 공동작업에 뜻이 있는지?

A. 재일교포 3세가 내 주변에도 많이 있고 개인적으로도 관심이 많다. 일본에서 재일교포 1세, 2세의 경우 자신을 일본에 살고 있는 한국인이라 여기면서 정체성의 혼란을 많이 겪는다. 반면 3세는 자기 내부의 혼란은 거의 없지만 오히려 주변에서 한국인인가 아닌가 하는 말을 들으며 외부로부터 정체성 혼란을 강요받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고구려의 왕이 그려진 족자나 고구려 지명, 판소리 등은 의도한 건 아니나 사실적으로 만들다보니 영화 속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었다. 행복한 만남을 갖게 돼서 개인적으로도 기뻤다. 한국과 연결점을 많이 가지고 싶은 게 사실이다. 얼마 전에 영화제에서 나라에 와서 전주에 대한 워크숍을 해주기도 했다. 나 역시 한국 감독들이 나라에 촬영을 와도 좋고 나와 공동제작을 하는 것도 좋을 것이라 생각한다. 한국배우와 작업할 가능성도 이 기회를 통해 높아질 것이라 생각한다.


▲<어떤 방문>에 참여한 세 감독이 각자 자신의 핸드프린팅을 들어보이며 포즈를 취하고 있다. ⓒ프레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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