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레시안 |
▶ 김미숙 음악감독, 뮤지컬해븐과 만나다!
"평소 뮤지컬해븐과 같이 작업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늘 갖고 있었어요. 해븐은 유행을 무시하지 않으면서도, 그렇다고 그 속에 매몰되지 않고 자기만의 색깔을 갖고 있는 작품을 선택하는 컴퍼니였기 때문이죠. 그래서 '어쌔신' 얘기 하실 때 얼른 오케이 했습니다. '렌트'의 조나단 라슨이 존경했던 손드하임의 작품이기도 해서 결정하기가 더 쉬웠어요."
▶ 김감독, 그녀의 손을 거쳐 간 작품들
"'렌트', '틱틱붐', '뱃보이', '풀몬티', '햄릿 시즌2' 등이 있어요. 극단 유에서 연극음악도 했었구요. 개인적으로는 '뱃보이'는 가장 안타까운 작품 가운데 하나예요. 작품성에 비해 관객분들이 많이 보지 못하셨거든요."
▶ 손드하임의 명성이 김감독에게 드리운 그늘
"가사번역이 제일 부담됐어요. 손드하임의 작품은 멜로디와 가사의 일치가 작품의 생명이기 때문에 이 점이 가장 신경 쓰였습니다. 다행히 초연 때 번역을 하신 박천휘씨가 꼼꼼히 다시 봐주셔서 정말 감사했어요. 이번 공연에서는 원문 번역시 발생하는 멜로디와 단어의 어그러짐을 최대한 매끄럽게 하면서도, 노래라인을 헤치지 않고자 고민했습니다."
▶ 김감독이 그려내는 그녀만의 '어쌔신'
"가사 속에 담긴 정서를 제대로 표현하기 위해서는 멜로디와 멜로디 사이의 숨겨져 있는 음정들을 알아야 했습니다. 즉 서브 텍스트가 많이 필요했던 것이지요. 이 서브 텍스트를 찾는 과정에서 배우들과 같은 감정을 공유하기 위해 많은 시간을 할애했습니다. 가사가 살아있어야 멜로디도 살아나는 것이기 때문에, 이에 대한 이해도가 같아지도록 많은 이야기를 나눈 것 같습니다. 이전에 작업했던 다른 어떤 작품보다요. 암살자들 각각이 지닌 삶의 고민을 모르면 그들을 이해할 수 없기 때문에 쉼표에 숨겨져 있는 뜻을 알려고 노력했습니다. 이 점이 해결되고 나면 신기하게도 멜로디라인에 대한 분석이 잘되더군요. 시간적으로 공간적으로 멀리 떨어져있는 사건들에 대한 표현을 하기 위해서는 서브 텍스트의 힘을 빌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사실 우리가 링컨이나 케네디, 레이건 대통령의 암살사건은 잘 알지만 닉슨이나 멕킨리, 가필드, 포드 대통령의 사건은 거의 모르니까요."
▶ 김감독의 초이스, 그녀가 선택한 '어쌔신' 최고의 넘버
"가장 좋아하는 넘버는 '모두 다'이고요(웃음). 가장 '어쌔신'다운 넘버는 '언아더 내셔널 앤섬(Another National Anthem)'이라고 생각합니다. 각자의 인생에서 외치고 있는 내용들을 화려한 멜로디로 포장하지도, 화음으로 나누지도 않은 채 거친 유니즌(단음 멜로디)으로 정면 승부하는 손드하임의 과감함이 '어쌔신'의 정신을 말해주는 것 같기 때문이죠. 이 곡에서 암살자들은 '왜 암살했는가'를 각자의 입장에서, 때로는 언론의 입장에서 말합니다. 이들은 모두 메이저에서 인정받지 못한 마이너들입니다. 그들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신념, 그것의 모자란 부분을 어떻게든 채우고자 선택한 것이 바로 암살인 것이죠. 이 이유를 아는 것이 이 작품을 이해하는 길이기도 합니다."
▶ 김감독이 사랑하는 뮤지컬 넘버와 추천음반
"첫 정이라서 그런지 조나단 라슨의 '렌트'가 가장 먼저 떠오르네요. '렌트' 역시 가장 좋아하는 넘버는 '모두 다'입니다! 하지만 모든 뮤지컬이 각각 다른 색깔이고 다른 장르의 음악으로 열심히들 하고 있으셔서 뭔가를 꼽는다는 게 죄송하네요. 음반으로는 여러 뮤지컬 넘버를 들을 수 있는 '일 디보(IL DIVO)'같은 팝페라 그룹이 좋을 것 같네요."
▶ 뮤지컬 넘버의 저조한 음반판매율, 탈출구는 없을까?
"반에 대한 제작 준비가 작품 준비와 함께 이뤄져야 합니다. 즉 단순하게 좋은 곡들을 좋아하는 배우목소리로 담는 수준에 그쳐서는 안 될 것 같습니다. 시간예술인 뮤지컬과는 달리 반영구적으로 남게 되는 음반은 공연과는 차별화된 사운드와 높은 퀄리티, 이 공동의 프로젝트로 진행돼야 외면당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 '어쌔신'은 외침이다! 김감독이 말하는 뮤지컬 '어쌔씬'
"한마디로 정의한다면 '어쌔신'은 외침! 입니다. 암살자들은 자신의 모자란 의지를 극복하고 그들이 믿는 신념을 알리고자 노력하죠. 또 누구보다 자신들의 위치가 낮은 곳에 있음을 알고 이것을 채우기 위해 달려 나갑니다. 이들의 이야기는 결코 사라지지 않을, 계속 되어질 이야기들입니다."
▶ 우리들의 이야기를 들어줘! 김감독이 관객에게 전하는 말
"'어쌔신'은 어려운 작품이 아닙니다. 찌질한 사람들의 이야기입니다. 많이들 오셔서 들어 주십시요! 오셔서 '아무도 내 얘긴 안 들어'라고 외치는 암살자들의 이야기들을 함께해주세요. 그리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이들이 꿈을 꿔야하는지' 얘기해주세요!"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