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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오페라 '베르테르' 의 장수동 연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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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오페라 '베르테르' 의 장수동 연출가

[人 스테이지] '인생이여, 아름다워라!' 오페라 '베르테르'

오는 10월 30일부터 31까지 양일 간 하남문화예술회관에서 오페라 '베르테르'가 공연된다. 괴테의 소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을 원작으로 한 오페라 '베르테르'는 1982년 쥘 마스네에 의해 작곡돼 비엔나에서 초연됐다. 성악가 박현재, 류정필, 양송미, 서윤진이 주인공 베르테르와 샬롯 역에 각각 더블 캐스팅 됐고, 연출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대중적인 프랑스 오페라 '카르멘'을 비롯, 오페라 '펠레아스와 멜리장드', '목소리', '개구쟁이와 마법세계' 등을 연출했던 장수동이 맡았다.
▲ ⓒNewstage

그는 "괴테의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은 젊은 시절 연애를 꿈꾸면서 한 번쯤은 손에 쥐어 본 명작 소설이다"라며 "오페라 '베르테르'는 소설을 토대로 만들어졌지만 음악이라는 수단을 통해 등장인물들의 만남과 갈등 그리고 결말을 표현한 전혀 새로운 작품이다"라고 소개했다.

괴테가 18C 최고의 문호라면 쥘 마스네는 19C 후반 불어권 음악계의 기린아적인 작곡자였다. 그의 오페라 '마농', '돈키호테', '에스클라몽드', '타이스' 등은 프랑스 오페라의 지존을 지켜오고 있는 작품이다. 이에 그는 "안타깝게도 우리나라에서는 베르디나 푸치니의 드라마틱 오페라나 모차르트의 오페라에 밀려(?) 이런 작품들이 자주 공연되지 않는 게 유감이다. 이번 오페라 '베르테르'가 이런 아쉬움을 크게 달래주리라 믿는다"고 밝혔다.

이번 작품을 연출하게된 동기에 대해서 그는 "원래 연출을 맡기로 한 분이 개인적인 사정으로 빠졌다. 갑자기 참여하게 됐다. 페널티킥 앞에 선 골키퍼만큼이나 스트레스가 엄청났다"며 "그 많은 대사들의 불어 단어를 찾느라 머리에 쥐가 나기도 했다"고 말했다. 또한 "예술감독을 맡으신 김덕기 교수와는 오페라 '토스카', '나비부인' 등에서 지휘자와 연출자로 호흡을 맞춘 적이 있기 때문에 이번 작품에 늦게라도 참여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성악가들이 프랑스어로 노래하거나, 혹은 프랑스어권 오페라를 우리말로 바꿔 부르는 작업은 생각보다 어려운 일이다. 이태리나 독일어권에서 공부를 했던 오페라 가수가 많기 때문이다. 이번 오페라 '베르테르'에 참여한 성악가들도 마찬가지다. 프랑스어는 연음이 많아 물 흐르듯 자연스러우면서도 동시에 음악적 강세를 줘야하기 때문에 익숙해질 때까지 연습이 이어질 수밖에 없다. 장수동 연출은 "뿐만 아니라 프랑스어를 우리말로 고쳐 부를 때 음악적 뉘앙스가 안 맞아 그 간극을 좁히기 위해서는 상당한 연습 시간을 할애해야만했다"고 밝혔다.

오페라 '베르테르'는 레치타티보와 아리아가 절묘하게 잘 직조된 오페라다. 따라서 음악 사이사이에 숨겨진 캐릭터를 찾아내 그것을 심상 풍경으로 녹여내는 작업은 장수동 연출에게 주어진 첫 번째 과제였다. 그는 "작품의 내용이 7월, 한여름에 시작해 크리스마스이브에 끝나기 때문에 무대 위의 계절적 변화가 무쌍하다"며 "오페라 속에 담겨진 아름다운 간주곡을 이용해 계절이 주는 기지와 재치를 등장인물들의 심적 변화에 빗대어 표현했다"고 밝혔다. 따라서 관객들은 주인공 베르테르와 샬롯의 만남, 격정, 그리고 죽음에 이르기까지 주인공들의 심리묘사를 오페라의 아름다운 선율로 만나 볼 수 있다.

관객들의 선택의 폭을 넓히고자 오페라 '베르테르'는 특별히 프랑스어로도 공연된다. 대부분의 관객들이 오페라는 어렵다는 편견을 갖고 있는 가운데 장수동 연출 또한 "오페라가 어렵다는 편견은 저 역시 갖고 있다"며 말한 뒤, "오페라도 예전 시대에는 대중 예술이었다. 다만 대중이라는 의미가 다를 뿐이다. 오페라란 한 마디로 말해 '농약 안 친 무기농 웰빙 음식'이라고 표현할 수 있다. 오케스트라가 들려주는 악기들의 울림(마이크를 통한 인위적인 확성이 아닌)과 사람의 목소리가 하나의 앙상블을 이루어 우리네 삶에서 보여지는 여러 이야기를 아름답게 보여주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관객들에게 "잠시나마 눈과 귀를 무대에 맡기고 자신에게 배려하는 마음으로 감상한다면 오페라의 매력이 뭔지 알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장수동 연출가는 "청춘예찬! 오페라를 통해 젊음의 에너지를 충전하시기를!"라며 관객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그가 연출한 오페라 '베르테르'는 오는 10월 30일 31일 이틀 간 하남문화예술회관에서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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