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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문화기획 '연' 대표 장연희 연극 '논쟁'에 대해 입을 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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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인터뷰] 문화기획 '연' 대표 장연희 연극 '논쟁'에 대해 입을 열다

[人 스테이지] 벗는 게 다가 아닌 연극! 남자와 여자의 섬세한 심리묘사

연극 '논쟁'은 지난 8월 28일 대학로 예술극장 소극장에서 초연됐다. 이 작품은 각종 포탈사이트 검색 순위 1위, 공연 판매 순위 1위, 단 하루 만에 전회 매진이라는 경이로운 기록을 세우며 막을 내렸다. 관객들의 큰 호응에 힘입어 연극 '논쟁'은 오는 10월 6일부터 24일까지 원드스페이스 네모극장에서 연장공연에 돌입한다. 알몸연극, 누드연극이라는 이런 저런 '논쟁(?)' 속에 이 작품의 기획총괄을 맡고 있는 문화기획 연 대표 장연희를 만났다.
▲ ⓒNewstage

-연극 '논쟁'은 작품성보다 선정성의 관점에서 보는 일부 관객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본 공연의 기사가 네이버 메인뉴스에 뜨고, 실시간검색에 오르는 등 연극이라는 장르로 이런 폭발적인 반응을 일으킬 수 있었던 것에 대해 누드연극, 알몸연극이라는 선정성이 컸다는 점은 인정합니다. 그리고 공연이 끝난 후 전회매진이라는 관객 수에 비해 관람평의 개수는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것을 보더라도 평소 연극을 많이 보던 관객들 보다는 연극을 처음 보거나 단순히 노출이라는 선정성 때문에 공연을 관람하시는 관객들이 차지하는 비중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노출에 대한 호기심으로 극장을 찾게 되더라도 이 작품을 보신 후 우리가 가지고 있는 메시지나 작품 자체를 이해하고 즐기게 된다면 썩 나쁜 것만은 아닌 것 같습니다.

▲ ⓒNewstage

-연극 '논쟁'이 갖고 있는 작품성은 무엇인가요?


본 작품은 프랑스 대표작가 마리보의 원작으로 18세기에 쓰여졌음에도 불구하고 남자와 여자의 심리묘사가 굉장히 섬세하고 정확합니다. 그런데 이 작품의 매력은 여기에만 있는 것이 아니고, 단순하면서도 유머러스한 부분이 관객들의 반응을 좋게 끌어들이고 있는 것 같습니다. '남자와 여자 중 누가 먼저 변심하는가?'라는 원초적인 질문에 답을 얻고 싶어 하는 이기적인 성인들이 갓 태어난 남녀 두 쌍의 아이들을 격리시킨 채 키워 이들을 성인이 된 후 만나게 한다는 설정. 소재 자체부터 이미 이 작품은 주목성이 있고, 반항을 불러일으키기 충분하다고 생각이 듭니다. 물론 번역의 한계에서 불어만이 지니는 남자명사, 여자명사의 명확한 구분, 이런 명사들의 혼란 속에서 웃음을 자아내는 원작의 느낌을 살리지 못한 한계와 올누드로 남녀 배우가 공연의 대부분을 출연해야하는 부담감 때문에 세계적으로 잘 공연되어지지 않고 있는 문제작이지만 한국에서는 큰 반향을 일으켰다는 것 자체에 개인적으로 긍정적인 평을 하고 싶습니다.

-원초적인 것 외에 관객들의 공감은?

공연을 보러오는 관객들의 연령층이 평균 34~5세입니다. 이는 40~50대의 중년관객들도 많지만, 반면 20대 대학생 관객들도 반 정도의 비율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이 작품이 단순히 벗는다는 것에 포커스에 되어있다면 20대 관객들이 공연장에 찾아오진 않을 것이라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앞서 말씀드렸듯이, 이 작품은 남자와 여자의 심리묘사가 매우 섬세하여 많은 관객들의 공감을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또한 이 작품은 현대사회에서 남자와 여자의 이기적이고 변질된 사랑에 대한 원론적인 질문을 던지기도 합니다.

▲ ⓒNewstage

-배우들의 매력은?


벗은 배우들의 매력을 물어보시는 건가요? 이번 공연에 과감히 옷을 벗어던진 4명의 배우들은 모두 극단 서울공장 출신의 배우들입니다. 또한 이 작품은 극단 내부적으로 5~6년 전부터 작품을 하자고 얘기되었던 작품이고 배우들도 어느 정도 준비를 하고 마음을 먹고 있었던 작품입니다. 유행이나 시대적인 추세를 따른 것도 아니었습니다. 처음에, 옷을 벗기까지 과정은 쉽지만은 않았지만 올 해 2월에 게릴라극장에서 열었던 뷰포인트워크샵을 통해(이 때는 한 커플만 벗었음) 일반 관객들의 반응을 살피고 2차 포스터 사진촬영 때 이미 역할로서 배우들은 벗었다는 것에 자유로움과 안정감을 찾게 된 것 같습니다.

-관객들에게 던지는 궁극적인 메시지는?

단순히 벗는 연극이라는 호기심에 공연장을 찾으신 분들도 계시고, 남편이나, 여자친구의 손에 붙들려 오시는 관객들도 계십니다. 이 공연에 대한 시각은 긍정적, 부정적인 측면을 동시에 받고 있지만 이 연극은 저급한 성(性)에 대한 노출이나 섹스어필을 하는 노출연극과는 차원이 다르다고 할 수 있습니다. 관객들은 이 연극이 남자와 여자의 최초의 만남을 보며, 인간대인간 남자와 여자가 서로를 탐구하고, 알아가고, 깨어지는 과정을 그린 작품이라는 것을 금세 알게 됩니다. 많은 관객들이 공연을 보시고 하는 말씀은, 배우들의 벗은 몸에 대한 관심은 5분도 채 되지 않고 나머지는 작품의 내용에 빠져서 공연을 보고 어느덧 벗고 있는 배우들에 대해 너무 자연스러워 진다는 말씀을 하시는데, 이 또한 요즘 다양한 장르의 공연들에 관객들 또한 많은 훈련이 되시고, 저변이 많이 확대되어 있구나 라는 긍정적인 생각이 듭니다.

▲ ⓒNewstage

-지난 공연의 흥행성적은? 이번 공연의 예상 성적은?

초연을 했던 대학로 예술극장의 객석점유율은 130%였습니다. 130석의 전 좌석을 보조석까지 하여 160~70명까지 꽉꽉 채워서 공연을 했으니까요. 이번 동숭소극장도 하루 만에 전회매진을 기록하여 전좌석이 모두 찼고, 2차 연장공연 문의도 하루에 100여건씩 들어 왔습니다. 현재 3차 연장공연을 내부적으로 논의하고 있지만 아직 결정되지 않았고 지방에서 공연요청이 많아 서울공연을 끝내고 지방공연도 생각 중에 있습니다.

전 이번 공연을 단순한 화젯거리로 끝나는 짧은 단타로 끝내지 않을 것입니다. 항간엔 '돈이 되니까 계속 끌고 나가라'하시지만 그 이유 때문만은 아니고, 부부가 같이 보는 연극, 모녀가 같이 보는 연극처럼 이 연극 또한 충분히 대중적이고 또 대중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앞으로 작품을 더 업그레이드 시켜나가면서 지속적으로 국내 공연을 가질 예정이고 해외연극제 출품도 진행 중이며, 외국인을 대상으로 작품을 새로 기획할 계획도 있습니다. 아무튼 그냥 한 번 이슈를 치고, 지나가는 공연이 아니라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벗는 연극이라는 점에 초점이 되어서 관객이 오는 것이 아닌 작품 자체로 인정받을 겁니다. 지금 연극 '논쟁'이 대학로 이슈로 떠오르다 보니, 예매처에 19금이라는 단어와 '오!제발'이라는 공연음란죄 연극들이 많이 올라오고 있더라고요.

-관객들의 평가 중 이 공연 이 부분은 좋은데, 이 부분은 아쉽다하는 것이 있다면?

생각했던 것 보단 대체적으로 좋은 평을 많이 해주셔서 감사드리고 있고, 관객들 중에는 '꼭 벗었어야 했나'라는 질문을 가장 많이 하시는데 현대인들이 입고 있는 옷, 가방, 신발 등은 모두 그 사람의 껍데기일 뿐입니다. 그런 껍데기를 따르고 추종하는 현대인들에게 아무것도 없는 날 것 상태에서 오는 이성의 감정들을 연극 '논쟁'은 가장 솔직하게 풀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일부러 '돈 벌려고 벗긴 것 아니냐'라는 부정적인 시선이 아닌 작품의 자연스러운 한 단면으로 봐주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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