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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한국무용협회 김복희 이사장, 2009 대한민국무용대상 시상식에 대해 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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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한국무용협회 김복희 이사장, 2009 대한민국무용대상 시상식에 대해 말하다

[人 스테이지] 하나되는 무용인의 축제 "무용 작품의 꾸준한 레파토리화 목표"

오전 10시 30분. 한국무용협회 김복희 이사장을 만나기 위해 대학로에 위치한 한국무용협회 사무실을 찾았다. 글을 쓸 기자와 사진을 찍을 기자 둘이 사무실에 들어서자 그녀는 밝게 웃으며 고소한 메밀차 한잔을 대접했다. 사진 촬영을 부탁하니 "그래서 지금 귀걸이 찾아(웃음)"라며 파우치를 뒤적인다. 이순(耳順)의 나이에도 그녀는 '여자'였다. 오는 12월 7일 예정된 대한민국무용대상에서 '명작 초청 공연'으로 직접 무대에 선다는 그녀의 모습은 또한 영락없는 발군의 무용수였다. 이번 인터뷰의 목적은 올해로 2회를 맞는 대한민국무용대상의 취재를 위해서였다.

▲ ⓒNewstage

그녀가 준비하는 2009 대한민국무용대상은 총 다섯 작품이 본선에 올라 수상 경합을 벌인다. 댄스씨어터 까두의 'Full Moon', 차진엽 무용단의 'see-through', 윤수미 무용단의 '말테우리', 단체명 Contemporary Ballet Theater YWAN의 '826번째 외침', 문영철 발레 뽀에마의 '슬픈 초상' 등이 그것이다. 그녀는 "사실 시상식이 중요한 건 아니잖아요? 정말 중요한 건 우리가 좋은 작품을 찾아내고 그 작품들을 장기적으로 레파토리화 할 수 있게 지원을 해주는 거죠"라고 말했다. 또한 "꼭 상을 안 받더라도 즐길 수 있고 앞으로 더욱 노력하는 게 중요"하다며 "상을 못 받으면 기분 나빠하고 그럴 수 있잖아요. 그래서 내가 하는 말은 '상 못 받았다고 생각하지 말고 노미네이트됐다고 생각해라, 본선에 진출한 것도 심사위원들이 뽑은 거 아니냐'며 조언해주죠. 무용가들이 노미네이트됐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자랑스러워하는 행사가 될 수 있게 노력했어요"라고 덧붙였다.

▲ ⓒNewstage
무용은 영화나 뮤지컬 등 다른 장르에 비해서 관객들의 선호도가 떨어진다. 아무래도 관객들에겐 무용이 전하는 몸의 언어가 말의 언어보다 익숙하지 않아서 일 것이다. 김복희 이사장 역시 "무용이 어렵지?"하며 너그럽게 웃어 보였다. 그러나 그녀는 "무용은 예술 중에서도 가장 기초적인 예술이에요. 음악이나 미술 등 다른 예술도 몸이 존재하기 때문에 나왔지, 그렇죠? 어떤 면에서 가장 기본적인 예술임에도 불구하고 내 생각엔 사회적으로 무용에 대한 처우가 좀 섭섭하지 않나 생각해요"라고 밝혔다. 또한 "무용은 춤만 잘 춰가지고서도 안돼요. 어느날 갑자기 되는 것도 아니고요. 그리고 무용엔 연기, 음악, 무대 세트 등 다 들어가잖아요? 그러니까 어렵지"하고 웃었다. "우리가 그림을 봐도 다 알아서 보는 거 아니잖아요? 김창렬씨가 물방을 해 놓으면 이게 뭔지 이해하려고 하는 것처럼 무용도 마찬가지예요. 이해하려고 노력하고 자꾸 보다보면 심리적인 감동이든 움직임이 주는 감동이든 느껴지는 게 있을 거야. 그 내용 다 알려고 할 필요는 없어요"라고 전했다.

무용수 개개인의 성과를 보면 눈부시다. 하지만 지금까지 무용계가 하나로 뭉칠만한 기회는 좀처럼 생기지 않았다. 대한민국무용대상은 그래서 만들어졌다. "무용협회, 발레협회, 현대무용협회 등 13개 단체장들이 무용계가 다 모일 수 있는 하나의 장을 만들어 보자는 의미로 시작했어요. 그 단체장님들 전부 다 운영위원으로 모시고 심사위원도 그 중에서 뽑고." 하지만 그녀는 이번 행사의 모토에 대해 '무용공연의 레파토리화'라고 설명했다. "앞에서도 언급했던 것처럼 좋은 작품은 꾸준히 공연될 수 있도록 우리가 뒷받침하는 게 중요해요. 무용은 사실 공연 자체도 하루 이틀밖에 안 하거든요. 좋은 작품도 한 번 하고 사라지는 게 무용의 생리가 돼버렸지요. 그렇다고 또 재공연을 하면 '저 사람은 재공연만 하고 신작은 안하나'하는 소리가 나오기도 하고. 사실 재공연 해봤자 공연 날수로 치면 일주일도 채 안 되는 건데 말이에요(웃음)"라고 말했다.

▲ ⓒNewstage
한국무용협회 김복희 이사장은 이번 대한민국무용대상에서 심사위원 또한 겸하고 있다. 그녀는 "주제표현이 잘 됐느냐, 심리적 혹은 기교적으로 감동을 줄 수 있느냐를 중점적으로 심사해요. 이런 것들이 충분히 표현됐다면 일단 좋은 작품으로 볼 수 있죠. 그리고 무용은 종합예술이기 때문에 음악, 의상, 세트 등 다 고려하고 있어요"라고 자신만의 기준을 제시했다. 뿐만 아니라 그녀는 3년 전 발표작인 '삶꽃 바람꽃 III -신부(新婦)'의 명작 초청 공연을 위해 직접 무대에 선다. 원로의 위치에서 후배들과 나란히 무대에 선다는 것이 쉽지만은 않은 일일 듯했다. "사실은 내가 이걸 주관하면서 공연을 한다는 게 부담도 되고 그래서 안하려고 했어요. 근데 또 하려고 하는 분들이 있어야지"하며 작품에 대한 소개로 이어졌다. "이 작품은 서정주 선생님의 '신부'라는 시에서 모티브를 가져왔어요. 그 시를 참 인상 깊게 읽고 나서 안무를 짰어요."

시상식 준비와 더불어 심사와 공연까지 그야말로 '멀티'로 애를 쓰고 있는 그녀는 이번 행사를 위해 특별히 주문제작한 게 있다고 했다. 바로 시상식의 상징, 트로피를 여류작가 양화선에게 조각으로 부탁한 것. 그녀는 "상패라는 게 받을 땐 좋지만 시간이 지나면 쉽게 애물단지가 돼버리곤 해요. 특히 작년엔 브론즈로 만들어서 또 얼마나 무겁던지"하며 "이번에는 수상을 하는 무용수들이 그 트로피를 집 안의 조각품으로 놓을 수 있도록 만들어 보자 해서 준비하게 됐어요"라고 전했다. 마치 유명 작가의 작품을 보는 듯한 상패의 모습은 어떤 걸까. 모자란 상상력으로 이리저리 머리를 굴려보지만 도무지 그 형체를 가늠해보기 어렵다. 시상식이 치러지기 전 명작 초청 공연과 추천 경연참가작, 그리고 본선 진출 경연작들의 시연이 11월 27일부터 12월 6일까지 차례로 이어진다. 그리고 시상식의 베일은 12월 7일 벗겨진다. 아무리 머리를 굴려보아도 작년과는 차별화된 어떤 시상식이 될지, 기대감이 앞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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