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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때가 일제시대라고는 하지만 음악적으로는 굉장히 풍성할 때예요. 지금 들어도 손색이 없을 정도의 멜로디와 훌륭한 가수들이 많았죠. 작년에는 그런 노래(만요)들을 엮어서 소개하는 정도의 콘서트였다면 올해는 제가 캐스팅되면서 음악 사이사이에 드라마가 들어가게 됐어요." 이 작품에서 주인공 박보단을 연기하는 배우 박준면의 말이다. 모노음악극 '천변살롱'은 원래 두산아트센터의 프로젝트 콘서트인 '천변풍경'의 대미를 장식하는 마지막 순서였다. 그러던 것이 올해는 하나의 레파토리로 새롭게 구성, 다시 무대에 오른다. 그녀는 "음악극이다 보니까 유행가 같은 음악 사이사이에 넣을 드라마가 필요했어요. 박모단이라는 캐릭터는 그렇게 만들어졌죠"라고 말했다.
그녀가 연기하는 박모단은 유랑극단이 좋아 무작정 유랑극단을 따라 나선 시골 처녀. 명월관이라는 기생집 시다바리에서 천변살롱 마담이 되기까지 박모단은 꿈꾸기 때문에 노래하고, 노래가 있어 꿈꾸던 여자다. "극 중 그 때 당시 최고의 종합아티스트라고 불리던 최승희씨 얘기가 나와요. 박모단은 최승희처럼 모던한 여자가 되기를 꿈꾸죠. 노래는 그런 스토리를 따라가요"라며 "기생집에 팔려갔을 때는 노들강변을, 사랑했던 사람과 이뤄지지 않았을 때는 외로운 가로등을, 전쟁이 터져서 천변살롱을 떠나야 할 때는 애수의 소야곡을 물러요. 노래 가사와 상황에 맞게 작가님이 잘 만들어주셨어요. 음악에 드라마가 붙었다고 보시면 되요"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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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역엔 하림. 주로 앨범이나 음악 프로그램에서만 듣던 이름이다. "우리나라 근대 음악에 관심이 많더라구요." 그녀는 음악감독이자 연극 무대에 첫 데뷔(?)하는 하림과 서로 동갑내기 친구라고 했다. "그 친구는 이 작품을 역사적 사명을 띠고 있어요(웃음) 역할과도 잘 어울리고요. 이번이 좋은 만남이 된 것 같아요"라고 전했다. 뿐만 아니라 "사실 하림씨가 이 작품에서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해요. 연기는 양념소스 같은 거구요. 옛 맛을 내려면 아코디언이 필요한데 이 친구 연주가 아주 좋아요. 이런 음악도 워낙 좋아하고 감성도 잘 묻어나오니까"라고 말했다.
'오빠는 풍각쟁이야', '세상은 요지경' 등 우리가 알고 있는 만요(漫謠)는 이 정도다. 그녀는 "이 작품 때문에 그 시대 가요를 듣고 공부하면서 제 스스로가 많이 순박해지는 느낌이 들었어요. 옛날 사람들이 참 소박하고 순박한 그런 맛있잖아요. 화려하진 않지만 문학적이고 멋 부리지 않아도 멋있는…요새 같이 빠르고 기계적인 시대에 이런 고전적인 작품을 접하다 보니까 제 자신이 굉장히 겸허해지고 소박해지는 것 같아요"라고 설명했다. 공연을 보러오는 관객들에게도 "가사를 곱씹으면서 옛날 향수를 마음속에 잘 담아가셨으면 좋겠어요"라는 당부의 인사도 잊지 않았다.
무조건 빠르게만 흘러가는 시간, 그리고 사람들이 야속해질 무렵이다. 모노음악극 '천변살롱'은 오는 11월 12일부터 15일까지 두산아트센터 Space 111에서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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