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년 10월 05일 14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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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영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한 뒤, 서울대학교병원 가정의학과 전문의를 수료했다. 현재 대전 민들레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 가정의학과 원장 및 지역사회의료센터장을 맡고 있다. 저서로 <엄마의사 야옹선생의 초록처방전>, <아이를 위한 면역학 수업 : 감염병, 항생제, 백신>, <야옹의사의 몸튼튼 비법노트> 등이 있다.
"여러분 도움으로 움직이진 못하나 안전히 살 수 있게 됐어요"
[발로 뛰는 동네의사, 야옹선생의 지역사회 의료일지]
안녕하세요. 진료실 안팎에서 아픈 분들을 만나고 있는 동네의사 야옹선생입니다. 지난 글에서 집에서 기계 호흡을 하시는 분의 이야기를 해드렸었지요. 활동지원사가 없는 밤에 귀가 어두운 어머님이 호흡기 경고음을 못 들어 몇 번 죽을 고비를 겪기도 했었던 분에 대한 이야기였습니다. 이분의 성함은 이노감님으로 민들레에서는 이분을 '민들레 호킹박사'라고 부릅니다
박지영 민들레 의료사협의 지역사회의료센터장
돌봄이 너무 힘들어요
안녕하세요. 진료실 안팎에서 아픈 분들을 만나고 있는 동네의사 야옹선생입니다. 오늘은 돌봄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방문진료를 다녀보면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을 가족들이나 요양보호사들이 돌보는 현장을 자주 보게 됩니다. 치매에 걸린 아내를 홀로 돌보는 어르신, 와상 노모를 20년 넘게 모시고 있다는 딸, 10년 넘게 해외에 나가 살다가 말기 치매
두 달 입원했더니 일어서지도 못하는 어르신
[발로 뛰는 동네의사, 야옹 선생의 지역사회 의료일지] 몸을 움직인다는 것(2)
안녕하세요. 동네의사 야옹선생입니다. 지난번 글에서 몸을 움직이지 못하는 분들의 절실한 이야기들을 전해드렸고 이후 작은 진전들이 있었습니다. 우선 기계호흡을 해야만 하는 분의 오전 활동 지원사가 구인이 되었고, 기술적 문제 해결을 위해 대전보조기기센터와 리빙랩 관련자들과 소통을 시작하였습니다. 그런데, 이분들처럼 심한 거동장애가 있는 분들만 힘든 것이 아
"아무것도 못하는 처지라도 이렇게 죽기는 싫거든요"
[발로 뛰는 동네의사, 야옹 선생의 지역사회 의료일지] 몸을 움직인다는 것(1)
안녕하세요. 진료실 안팎에서 아픈 분들을 만나고 있는 동네의사 야옹 선생입니다. 방문진료를 나가면 거동이 불편한 분들을 많이 만납니다. 최근에 ‘거동이 불편하다는 것’, 즉 ‘내 마음대로 몸을 움직일 수 없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를 많이 생각하게 만든 사례들이 있었습니다. 방문을 나가면 기본적인 진찰과 검사를 하고 마지막에 제가 항상 하는 질문이 있습니
다른 의료인들과의 소통이 절실합니다
안녕하세요. 지역사회에서 진료실 안팎을 오가며 아픈 분들을 만나고 있는 동네의사 야옹선생입니다. 우리나라는 의료 제도의 특징 상 질환에 따라 여러 과에서 진료를 받을 수 있고, 일차 의료기관부터 삼차 의료기관까지 여러 기관들을 동시에 다닐 수도 있습니다. 제가 만나는 환자분들 중에도 고혈압약은 저에게, 고지혈증약은 대학병원에서 처방 받는 분, 허리 통증으
결국 환자의 마음이 열리는 순간은 옵니다
[발로 뛰는 동네의사, 야옹선생의 지역사회 의료일지] (3) 환자를 설득하는 힘
안녕하세요. 진료실 안팎에서 지역사회의 아픈 분들을 만나고 있는 야옹 선생입니다. 의사는 환자의 질병이나 건강상태를 진단하고 미리 예방하거나 치료하여 보다 건강한 삶을 살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하는 사람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의학적 지식만 필요한 것이 아니라 정보와 감정을 전달하는 능력, 즉 말하는 능력도 필요합니다. 특히 환자들의 생활습관을 바꾸기 위해서
"의료든 돌봄이든 결국 사람 일이라는 것을 깨닫습니다"
[발로 뛰는 동네의사, 야옹선생의 지역사회 의료일지] 돌봄에 대하여
안녕하세요. 여전히 대전지역 곳곳을 누비며 거동이 불편하고 아픈 분들을 만나고 있는 동네의사 야옹선생입니다. 방문 진료를 하다 보면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들을 돌보는 분들과도 인연이 생기고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많아져 자연히 저도 돌봄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풋내기 시절에는 돌봄은 의사가 해야 할 일이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고 해서는 안 될 일
"세상 천지 갈 곳 없고, 딱 죽었으면 싶네유"…어르신들에게 주치의가 있다면?
안녕하세요. 지역사회에서 발로 뛰는 동네의사 야옹선생입니다. 저는 지금 진료실에서만 일하는 것이 아니라 지역사회의 아픈 분들을 찾아가는 방문 진료를 꾸준히 하고 있습니다. 제가 일하는 민들레 의료사협에는 어르신들이 많이 오십니다. 마침 어르신들이 많이 사시는 아파트 단지를 끼고 있는데다 경증치매 어르신 돌봄, 주간보호센터 등 어르신들을 위한 사업들도 많이
'이물 없는' 의사가 된다는 것
[발로뛰는 동네의사 야옹선생의 지역사회 진료일지] 방문진료의 고민과 실천
진료를 좀 일찍 마치고 퇴근하는 길은 항상 즐겁습니다. 이제는 해가 많이 길어져서 저녁에도 거리는 햇빛으로 반짝이고 신록에서 초록으로 물들어가는 나무들과 할미꽃, 엉겅퀴꽃, 매발톱, 개망초 꽃이 수풀과 어우러져 심드렁하니 피어 있고, 수줍게 봉우리를 내민 덩굴장미가 담장을 휘감기 시작합니다. "아이구~ 원장님, 이제 퇴근하셔유?" "네, 저 이제 퇴근합니
돌봄과 가족의 분리가 '치매여도 괜찮은 세상'을 만든다
[발로뛰는 동네의사 야옹선생의 지역사회 진료일지] 가족과 분리되어야 하는 돌봄
제가 일하는 민들레 의원에는 치매를 진단받은 어르신들이 많습니다. 경도 인지기능장애부터 중증 치매까지 정도는 다양하지만 진단받는 그 순간부터 환자 본인도 가족들도 곤란하고 힘들어 집니다. 환자가 스스로를 감당하지 못하면서부터는 가족들 사이에 갈등도 생깁니다. 제가 왕진이나 방문 진료를 나가 보면 치매 어르신의 가족들에게서 고단함이 느껴집니다. 며칠 전 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