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프랑스의 경기가 펼쳐졌던 라이프치히 첸트랄 슈타디온에는 적지 않은 스위스 기자들이 있었다. 스위스의 유력 일간지 <타게스 안차이거 차이퉁>의 우엘리 캐기 기자도 그 가운데 한 명이었다.
캐기 기자는 한국 팀에 대해 매우 잘 알고 있었다. 프리미어리거인 박지성, 이영표는 물론이고, 아직 월드컵 본선 무대에 선을 보이지 못한 '영 팍(박주영)'과 스피디한 윙 포워드 정경호에 대해서도 관심을 표명했다.
그는 한국이 프랑스와 무승부를 기록한 뒤 "스위스와 한국의 경기는 매우 흥미롭게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두 팀의 승부를 "유소년 축구 프로그램에 큰 지원을 하며 축구 발전을 도모한 스위스의 젊은 피들과 2002년 월드컵 4강 신화를 경험한 한국 선수들 간의 대결"이라고 요약했다.
그는 "스위스에는 특출난 스타가 없다. 하지만 모든 선수들이 제 몫을 한다. 쾨비 쿤 감독을 중심으로 스위스는 똘똘 뭉쳐 있다. 조직력에 있어서는 우리도 세계 정상급이라고 자부한다. 특히 스위스의 중원압박과 수비력은 매우 뛰어나다"라고 스위스의 강점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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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캐기 기자는 스위스의 아킬레스 건을 지적했다. "스위스 선수들은 역습에만 익숙해 있다. 이런 이유로 스위스는 경기를 지배하지는 못한다. 스위스는 상대 수비의 빈 공간을 노려 3~4번의 기회에 골을 성공시켜야 한다. 프랑스와 같은 팀에게는 이런 전술이 효과를 볼 수 있지만 활동량이 많은 한국 선수들에게 이 전법이 얼마나 효과적일지는 의문이다."
수비를 탄탄히 한 뒤 빠른 패스를 통한 역습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스위스의 전술은 강팀과 무승부를 거두는 것에는 적합하지만 비슷한 전력의 팀과 치고 받는 '백병전'을 할 경우엔 고전을 자초할 수 있다는 의미다. "특히 스위스가 경기 초반 선제골을 내줬을 경우에는 좌우 윙백들이 지나치게 공격에 가담하다 빈 공간을 자주 내줘 위험한 장면이 자주 연출된다"는 게 캐기 기자의 분석이다.
"스위스 대표팀 선수 가운데에는 이탈리아, 터키, 코소보 등의 해외 이민자가 많은 것 같다"는 지적에 캐기 기자는 고개를 끄덕이며 그 이유를 설명했다. "스위스는 이탈리아어, 독일어, 프랑스어를 모두 사용하기 때문에 외국인들이 생활하기에 편하다. 60~70년대에는 이탈리아와 스페인 이민자가 많았고, 그 뒤에는 터키 이민자가 그 자리를 차지했다. 유고 내전 이후에는 크로아티아, 코소보 등의 이민자가 급증하더니 최근에는 독일에서 스위스로 오는 사람들도 많아졌다."
그는 "사실 지난 2002년 월드컵 때와는 달리 한국은 많은 훈련을 하지 못해 독일 월드컵에서는 좋은 성적을 올리지 못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유럽에서 뛰고 있는 한국 선수들의 경험이 이를 보충해 주는 것 같다"고 나름대로 분석하기도 했다.
"한국 팀의 최대 약점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캐기 기자는 "중앙 수비수들의 스피드가 느리다. 스위스로서는 이 부분을 집중 공략해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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