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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노력하는 동안은 혼돈하는 위험성이 있지만 어두운 충동을 받더라도 올바른 길을 잃지 않는 선한 본능이 있다' -괴테 '파우스트' 中
보이토 버전의 오페라 '메피스토펠레'는 악마가 신에게 인간을 유혹해보겠노라고 내기를 제안하는 것부터 시작된다. 신과 악마가 인간계를 내려다보는 대우주의 시선에서 인간의 욕망과 갈등, 욕망에 넘어가는 실수와 그 후회의 모습을 그린다. 이 작품은 괴테의 '파우스트'를 모티브로 한 그 어떠한 작품보다도 가장 괴테의 이념을 잘 살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눈부시도록 아름다운 '천상의 세계' 신을 비롯해, 마치 지옥을 옮겨놓은 듯한 '악마들의 향연', 그리스시대의 '트로이의 엘레나'와 사랑을 나누는 장면 등이 눈길을 끈다. 시공을 초월한 무대의 전환과 웅장한 음악은 19C 명작 오페라로 손꼽히기에 손색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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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대 아래서 서서히 등장한 이 천사의 무리는 그 인원으로 관객을 압도한다. 프롤로그와 에필로그의 이 합창장면은 100명이 넘는 합창단이 등장해 매우 웅장하게 다가온다. 천상계를 찬양하는 라파엘과 지상계를 찬양하는 가브리엘, 공중계를 찬양하는 미카엘 등 종교적 색체가 강한 이 '천상의 서곡'은 작품의 전 과정을 암시하는 역할과 함께 작품의 철학적 메시지를 잘 집약했다.
말초신경을 자극하는 아름다운 듀엣을 접할 수 있는 2막에서는 파우스트의 아름다운 고음과 마르게리타의 단정하고 충분한 성량으로 곱게 뽑아져 나오는 음색이 좋다. 한 무대에서 보이는 두 가지의 사랑은 보는 이를 낯설게 만들기도 했다. 파우스트와 마르게리타의 앙상블과 더불어 메피스토펠레의 무르익은 사랑의 짙은 스킨십은 한 장면에서 이루어지는 묘한 어울림이다. 국내초연임에도 불구하고 전체적으로 완성도 잇는 무대연출과 배우들의 성량과 연기는 감동이다. 또한 100명의 합창단원을 이동과 그네를 타고 나온 천사, 무대 막의 활용 등 오페라극장의 기술적인 다양함을 보여준 작품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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