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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페라 리뷰] 인간의 욕망과 갈등, 욕망에 넘어가는 실수와 후회. 오페라 '메피스토펠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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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페라 리뷰] 인간의 욕망과 갈등, 욕망에 넘어가는 실수와 후회. 오페라 '메피스토펠레'

[공연리뷰&프리뷰] 대우주적 관점에서 바라보는 인간의 욕망, 그리고 신의 구원

인간은 무엇인가? 인류가 접해 온 가장 낡은 문제인 동시에 가장 심오한 것이 바로 이 문제다. 이성의 힘으로 잠재운 인간의 '욕망'을 노리는 악마의 시선으로 국립오페라단이 국내 최초로 오페라 '메피스토펠레'를 무대에 올렸다.

▲ ⓒnewstage

'인간이 노력하는 동안은 혼돈하는 위험성이 있지만 어두운 충동을 받더라도 올바른 길을 잃지 않는 선한 본능이 있다' -괴테 '파우스트' 中

보이토 버전의 오페라 '메피스토펠레'는 악마가 신에게 인간을 유혹해보겠노라고 내기를 제안하는 것부터 시작된다. 신과 악마가 인간계를 내려다보는 대우주의 시선에서 인간의 욕망과 갈등, 욕망에 넘어가는 실수와 그 후회의 모습을 그린다. 이 작품은 괴테의 '파우스트'를 모티브로 한 그 어떠한 작품보다도 가장 괴테의 이념을 잘 살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눈부시도록 아름다운 '천상의 세계' 신을 비롯해, 마치 지옥을 옮겨놓은 듯한 '악마들의 향연', 그리스시대의 '트로이의 엘레나'와 사랑을 나누는 장면 등이 눈길을 끈다. 시공을 초월한 무대의 전환과 웅장한 음악은 19C 명작 오페라로 손꼽히기에 손색이 없다.

▲ ⓒnewstage
휘갈겨 쓴 붉은 색의 'M'자가 적힌 검은 막이 올라가고 등장하는 '구름'은 입체적이다. 흡사 실재하는 구름 사이를 헤메는 착각에 빠진다. 시선은 구름의 흐름에 맞춰진다.
구름이 걷힐수록 나오는 또 다른 구름 뒤로 나타날 세상을 소망하면서 말이다. 무대의 막과 장면은 간결하고 신속하게 전환돼 눈길을 붙들어 놨다. 무대는 얇은 막으로 시공간의 분리에 성공했다. 시원하고 깨끗한 휘파람을 불며 등장한 메피스토펠레는 얇은 막을 기준으로 앞편에 시종과 함께 위치했다. 뒤편으로 천사무리들의 자리하고 있다.

무대 아래서 서서히 등장한 이 천사의 무리는 그 인원으로 관객을 압도한다. 프롤로그와 에필로그의 이 합창장면은 100명이 넘는 합창단이 등장해 매우 웅장하게 다가온다. 천상계를 찬양하는 라파엘과 지상계를 찬양하는 가브리엘, 공중계를 찬양하는 미카엘 등 종교적 색체가 강한 이 '천상의 서곡'은 작품의 전 과정을 암시하는 역할과 함께 작품의 철학적 메시지를 잘 집약했다.

말초신경을 자극하는 아름다운 듀엣을 접할 수 있는 2막에서는 파우스트의 아름다운 고음과 마르게리타의 단정하고 충분한 성량으로 곱게 뽑아져 나오는 음색이 좋다. 한 무대에서 보이는 두 가지의 사랑은 보는 이를 낯설게 만들기도 했다. 파우스트와 마르게리타의 앙상블과 더불어 메피스토펠레의 무르익은 사랑의 짙은 스킨십은 한 장면에서 이루어지는 묘한 어울림이다. 국내초연임에도 불구하고 전체적으로 완성도 잇는 무대연출과 배우들의 성량과 연기는 감동이다. 또한 100명의 합창단원을 이동과 그네를 타고 나온 천사, 무대 막의 활용 등 오페라극장의 기술적인 다양함을 보여준 작품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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