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오페라 리뷰] 감춰진 인간의 욕망과 이중성, 창작오페라 '아랑'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오페라 리뷰] 감춰진 인간의 욕망과 이중성, 창작오페라 '아랑'

장화홍련의 바탕이 된 '아랑설화'를 현대적으로 재구성

경남 밀양지방의 '아랑설화'는 억울하게 죽임을 당한 처녀 '아랑'의 진실이 현명한 부사에 의해 밝혀져 죽은 '아랑'의 원혼을 달랬다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해원이야기다. 이 '아랑설화'는 영화 '장화홍련', '아랑'의 소재로 사용되기도 했다. 이 작품은 지난 2009년 2월 '맘 창작오페라' 공모전에서 선발돼 1년간의 창작과정을 거쳐 재탄생됐다. 창작오페라 '아랑'은 명동예술극장 재개관 1주년 기념공연과 세계국립극장 페스티벌 폐막초청공연으로 관객에게 소개됐다. 이어 대본과 음악의 수정 및 보완작업을 거쳐 예술의전당 토월극장에 올랐다.

▲ @Newstage

-새로운 인물의 등장과 탄탄해진 스토리라인!

조선 중기, 처녀 아랑이 봄 햇살 맞으며 아름다운 순백의 모습으로 대나무 숲에서 노닌다. 아랑을 죽음으로 내몬 것은 양반집의 규수이자 그녀의 친구인 시월이다. 이 작품에선 아비의 역모로 관비가 된다. 아랑의 몸종 신세가 된 시월은 질투와 신분상승의 욕망으로 그녀를 죽인 계략에 대한 정당성을 확보한다. 시월은 지난 국립극장 공연에서 유모의 캐릭터로 나왔지만 아랑을 죽인 그럴듯한 이유가 드러나지 않았다. 그러나 이번 공연에서 시월은 김 판서의 첩이라도 될 요량으로 김 판서의 아들 김유석과 탐관오리 이방과 함께 계략을 도모, 극에서 개연성 깊게 그려진다. 또한 단오 날 아랑을 보고 한눈에 반한 선비 김유석이 있다. 아랑을 연모하는 김유석의 혈기왕성한 불타오르는 젊음도 전작에서 어린소녀를 탐하는 관노의 흑심보다 더 가깝게 관객을 이해시킨다. 작가 오은희는 김유석의 캐릭터 또한 선비사회에서 억누르고 있던 사랑의 욕망을 분출하는 인물로 그려 신분상승의 욕망을 가지고 있는 시월이와 대비시켰다. 두 캐릭터의 등장은 오페라 '아랑'을 더욱 탄탄하게 만든다.

-한국적오페라의 탄생! 창작오페라의 미래를 보다

▲ ⓒnewstage
우리나라의 창작오페라를 보고 있으면 알 수 없는 어색함에 휩싸일 때가 있다. 그 어색함은 서구 언어에 비해 상대적으로 명확하고 분절적인 우리말의 발음이나, 음절, 억양에서 비롯되기도 한다. 작가 오은희는 오페라에 적합하지 않은 언어의 현실을 뒤집었다. 오히려 운율적으로 쓰면 돼 편했다고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 그녀는 우리말의 좋은 음절을 찾아 창작오페라 '아랑'의 진화에 녹여냈다. 작가의 이런 노력은 창작오페라의 어색함을 벗긴다. 또한 기존의 60분에서 90분으로 늘어난 러닝타임은 캐릭터별 아리아나 앙상블의 강화로 상당부분 음악이 차지한다. 이는 최근 국립오페라단에서 꽤 선보였던 현대오페라에서 사용되는 오페라적 특징을 차용했다. 그것은 장면자체를 음악이 지배하는 형태로 각 장면의 극적인 효과를 높인다. 관객은 다소 지루할 수도 있을 오페라 관람을 한국 전통장단에 사용되는 리듬의 호흡을 고려한 작가의 친절함으로 음악에 취해 무대에 취해 견딘다.

창작오페라 '아랑'은 작곡가 황호준이 우리 전래이야기에 우리의 음계와 장단, 서양의 12음계와 배율적인 리듬구조를 이해하고 만든 곡이다. 오페라 '투란도트'에서 중국의 전래민요 '모리화'의 선율이 되풀이 되며 세계의 오페라로 발돋움 했듯, 우리 오페라 '아랑'도 세계적인 오페라로 재탄생되길 바란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