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오페라 리뷰] 수수께끼는 셋, 생명은 하나, 오페라 '투란도트'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오페라 리뷰] 수수께끼는 셋, 생명은 하나, 오페라 '투란도트'

[공연리뷰&프리뷰] 중국 작곡가 '하오웨이야'의 새로운 피날레

신묘년 첫 작품으로 국립오페라단은 푸치니의 오페라 '투란도트'를 선택했다. 이 작품은 마지막 18분을 중국의 하오 웨이야가 작곡해, 중국 국가대극원 개관 이래 첫 오페라무대에 올려졌다. 중국을 배경으로 한 푸치니의 작품을 중국인 작곡가가 중국의 선율을 살려 피날레를 완성한 부분에서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기도 했다. 오페라 '투란도트'는 자금성의 웅장한 재현과 조명예술이 조화를 이룬 환상적인 무대를 선보였다. 관객은 혹한의 날씨에도 불구하고 객석을 가득 채웠다.

▲ ⓒ국립오페라단 제공

붉은 커튼이 걷히고 회색 빛의 자금성이 모습을 드러낸다. 샤막의 석룡 뒤로 자금성이 보인다. 중국을 대변할 만한 거대한 무대는 관객을 압도한다. 패전한 타타르의 왕자 칼라프는 투란도트의 수수께끼를 풀지 못한 페르시안 왕자의 처형장에서 투란도트를 보고 한눈에 반한다. 이에 칼라프 자신도 북을 쳐서 투란도트의 수수께끼에 도전하고자 한다. 이를 만류하는 시녀 류의 사랑하는 마음이 담긴 아리아 'Signore, ascolta!'는 소프라노 박지현의 흐트러지지 않은 탁월한 음성과 집중력으로 감정처리가 돋보였다. 걱정하는 류의 아리아에 답하는 칼라프의 아리아 'Non piangere Liu!'는 세계적인 명성의 워렌 목이 강하고 깊은 감정연기와 자연스럽게 고음역을 소화했다. 특히 이 작품에서 재미를 안겨주는 핑, 퐁, 팡 또한 빼놓을 수 없다. 우스꽝스런 분장과 과장된 의상의 세 대신들은 1막부터 3막까지 감초같은 연기로 극의 몰입도를 높였다. 핑 역을 맡은 류 쏭후의 넘칠듯 한 울림의 깨끗한 미성과 재미있는 연기와 전달력이 돋보였다.

▲ ⓒ국립오페라단 제공
2막이 시작되면 핑, 퐁, 팡은 수다로 극의 재미를 더한다. 그간 죽어나간 각 나라 왕자들의 희생과 투란도트의 마음이 풀리길 바라면서. 무대의 스케일과 화려함은 2막에서 고조된다. 무대는 초대형 규모로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무대를 3층 규모의 황실로 재현했다. 무대 3층에 보좌해 있는 왕을 중심으로 양옆에 거대한 황룡이 자리잡았다. 이것은 1막의 샤막에 있던 석룡과 비할 바가 아니었다. 수십 명의 합창단과 연기자들이 틈없이 무대를 채우며 무대의 화려함에 앙상블의 웅장함으로 관객을 압도했다. 2막에서는 선대 로링공주의 안타까운 죽음으로 인해 무정한 공주가 되버린 투란도트의 이야기와 수수께끼가 시작된다. 우리가 이미 알고 있는 익숙한 이야기로 관객은 단조로움을 느낄 수 있다. 하지만 무대는 자연스러운 조명변화, 화려한 무대와 의상 등 무대의 분위기를 다양하게 연출하며 단조로움을 막았다.

오페라를 보지 못했어도. 오페라를 잘 모른다 하더라도 우리가 한번은 들어봄직한 아리아 'nessun dorma'가 3막에서 울려퍼진다. 투란도트가 이름을 알아내기 위해 격렬해지는 고문으로 자결하는 류, 류로 인해 감정의 변화를 맞은 투란도트, 사랑을 이뤄낸 칼라프. 관객의 큰 환호를 받으며 작품은 합창과 함께 장엄한 피날레로 막을 내린다.

다른 등장인물이 더블캐스팅임에도 류 역을 열연한 소프라노 박지현은 원캐스트로 모든 공연을 소화했다. 류는 투란도트를 능가하는 존재감으로 극에 자주 등장하지 않음에도 관객의 큰 호응을 받았다. 이 작품은 전체적으로 화려한 무대와 의상, 무용수들의 적절한 등장으로 많은 볼거리와 아름다운 아리아로 압도하는 존재감을 남겼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