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립오페라단 제공 |
붉은 커튼이 걷히고 회색 빛의 자금성이 모습을 드러낸다. 샤막의 석룡 뒤로 자금성이 보인다. 중국을 대변할 만한 거대한 무대는 관객을 압도한다. 패전한 타타르의 왕자 칼라프는 투란도트의 수수께끼를 풀지 못한 페르시안 왕자의 처형장에서 투란도트를 보고 한눈에 반한다. 이에 칼라프 자신도 북을 쳐서 투란도트의 수수께끼에 도전하고자 한다. 이를 만류하는 시녀 류의 사랑하는 마음이 담긴 아리아 'Signore, ascolta!'는 소프라노 박지현의 흐트러지지 않은 탁월한 음성과 집중력으로 감정처리가 돋보였다. 걱정하는 류의 아리아에 답하는 칼라프의 아리아 'Non piangere Liu!'는 세계적인 명성의 워렌 목이 강하고 깊은 감정연기와 자연스럽게 고음역을 소화했다. 특히 이 작품에서 재미를 안겨주는 핑, 퐁, 팡 또한 빼놓을 수 없다. 우스꽝스런 분장과 과장된 의상의 세 대신들은 1막부터 3막까지 감초같은 연기로 극의 몰입도를 높였다. 핑 역을 맡은 류 쏭후의 넘칠듯 한 울림의 깨끗한 미성과 재미있는 연기와 전달력이 돋보였다.
▲ ⓒ국립오페라단 제공 |
오페라를 보지 못했어도. 오페라를 잘 모른다 하더라도 우리가 한번은 들어봄직한 아리아 'nessun dorma'가 3막에서 울려퍼진다. 투란도트가 이름을 알아내기 위해 격렬해지는 고문으로 자결하는 류, 류로 인해 감정의 변화를 맞은 투란도트, 사랑을 이뤄낸 칼라프. 관객의 큰 환호를 받으며 작품은 합창과 함께 장엄한 피날레로 막을 내린다.
다른 등장인물이 더블캐스팅임에도 류 역을 열연한 소프라노 박지현은 원캐스트로 모든 공연을 소화했다. 류는 투란도트를 능가하는 존재감으로 극에 자주 등장하지 않음에도 관객의 큰 호응을 받았다. 이 작품은 전체적으로 화려한 무대와 의상, 무용수들의 적절한 등장으로 많은 볼거리와 아름다운 아리아로 압도하는 존재감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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