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이 지난 대선 패배의 후유증을 극복하지 못한 채 계파 갈등의 골이 깊어진데다, 외부적으론 '안철수 변수'까지 생겨 당 안팎으로 풀어야 할 숙제가 복잡다단하기 때문이다.
| ▲ 민주당 새 지도부를 뽑는 5.4 전당대회에서 비주류 측의 김한길 의원이 당 대표로 당선됐다. 그러나 '불안한 출항'이다. 당내 게파 갈등과 안철수 변수 등, 현재 당이 처한 현실이 복잡다단한 탓이다. ⓒ연합뉴스 |
김한길 지도부, '혁신과 통합' 딜레마 극복할 수 있을까
새 지도부에게 당면한 가장 우선적인 과제는 지난 대선 패배 이후 4개월 동안 극심해진 당의 분열을 치유하는 일이다. 지난 4.24 재보궐선거의 참패에도 조용하기만 했던 당의 무기력을 극복하는 것도 급선무다.
그간 민주당 내에선 누가 당 대표가 되더라도 상대 계파의 '지도부 흔들기'가 극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이 팽배했었다. 이런 상황에서 집단 무기력에 빠진 당의 '혁신'과 분열된 당의 '통합'을 동시에 완수해야 할 과제가 새 지도부 앞에 놓인 셈이다.
지난 달 대선평가보고서 발표 뒤 문성근 전 상임고문 등 일부 인사의 탈당으로까지 번진 당의 분열상을 치유해야하지만, 동시에 당직 인선 등 형식적인 계파 안배에만 치중할 경우 10월 재보선을 앞두고 혁신은 물 건너 갈 수 있다.
지난 4개월 동안 당을 이끌어왔던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를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는 얘기도 나온다. 전당대회를 앞둔 '관리형 비대위'라는 태생적 한계는 있었지만, 비대위 구성부터가 계파 안배로 출발해 지도부가 일치된 목소리를 내기보다는 각자 계파의 이익을 대변하는 장으로 전락했다는 것이다.
결국 비대위는 "스스로 점수를 매긴다면 F학점"이라는 문희상 비대위원장의 고백처럼 지난 4개월 동안 혁신을 이뤄내지도, 통합을 이뤄내지도 못한 채 '4개월 짜리 선거관리위원회'로 전락했다는 평을 들었다.
압도적 표차로 선출됐다 하더라도, 당의 리더십 혼란상은 장기화될 수 있다. 이번에 임기를 시작하는 지도부가 내년 지방선거를 진두지휘하기로 되어 있지만, 10월 재보궐선거 결과가 좋지 못하면 다시 지도부 공백 사태가 올 수 있다.
'안철수 세력 관계 설정'도 과제
더군다나 당내 친노 세력은 김한길 대표를 비롯한 비주류 세력에게 안철수 의원과의 연대라는 '당 분열'의 혐의를 지우지 못하고 있다. 이날 투표 전 치러진 연설에서도 범주류 측 이용섭 후보는 "누가 민주당을 깨는 분열적인 지도자이고, 누가 민주당을 지킬 지조있는 지도자인지 판단해 달라"며 김한길 대표를 겨냥했다.
김 대표는 이런 시선을 의식한 듯 "야권의 재구성은 민주당이 반드시 주도해야 한다"고 역설했지만, 야권 개편의 핵으로 떠오른 안철수 의원과의 관계 설정은 당분간 민주당에서 초미의 관심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창당도 하지 않은 '안철수 신당'이 각종 여론조사에서 새누리당에 이어 지지율 2위를 기록하고, 민주당이 한 자리수 지지율로 추락한 것은 물론 '텃밭' 호남에서도 신당에 밀리는 상황에서, 당의 분열상이 장기화될 경우 자칫 안철수 신당으로 이탈자가 생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날 김한길 대표가 선출된 민주당 전당대회의 표어는 '다시 시작, 힘찬 전진'이었다. 이날 민주통합당이란 당명에서 '통합'을 삭제한 민주당이 '도로 민주당'이라는 우려를 벗고 얼마나 힘차게 전진할 수 있을지는 새 지도부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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