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스크린에서 정조를 비춘다. <역린>(감독 이재규)은 1777년 7월 28일에 있었던 정유역변이 일어나던 때, 정조의 24시간을 그린 영화다. 정조는 즉위한 지 1년 만에 궁 안까지 들어온 자객의 공격을 받는다.
아버지의 비극적인 죽음을 지켜봐야만 했던 사도세자의 아들 정조는 그동안 드라마 <이산>, <성균관 스캔들> 등 많은 작품의 소재가 됐다. 그만큼 차별화에 대한 우려도 있다. 영화 <역린>에서 그려질 정조의 모습은 이들과 어떻게 다를까.
이재규 감독과 여섯 명의 배우 현빈, 정재영, 조정석, 한지민, 박성웅, 박은채가 참석한 가운데 4월 2일 오전 서울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점에서 영화 <역린>의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현빈에게는 3년 만의 복귀작으로 그는 이 작품에서 당파 간 치열한 다툼 속에서 역적으로 몰리며 비극적인 죽음을 맞이한 사도세자의 아들 정조 역을 맡는다.
먼저 배우 현빈은 "제대하고 나서 중화권 팬미팅을 하고 있을 때, 역린 책을 봤다. 호텔 숙소에서 그 책을 봤을 때 매력을 느꼈다. 정조 역할을 제의받고 봤음에도 정재영과 조정석 씨의 역할이 탐날 만큼 매력적이었다"고 복귀작으로 <역린>을 택한 이유를 전했다.
그는 또 "정조라는 인물이 드라마에 많이 나온 것을 알고 있다. 하나도 못 봤고 일부러 찾아보지도 않았다"고 말하며 <역린>에 등장하는 정조의 모습에 관한 설명을 이어나갔다. 이어 "<역린> 속 정조는 다른 작품들보다 가장 바쁜 하루를 보낸다. 반드시 살아야만 하고, 그 와중에 정권과 주변 사람들을 지켜내야 했다. 가장 긴급한 정조의 모습일 것"이라고 밝혔다.
정조라는 인물에 관한 이재규 감독의 설명도 이어졌다. 그는 "정조는 여성성과 남성성이 공존하는 인물이다. 세밀하고 감성적인 그러나 폭발력 있는 남성성을 가졌다"고 말하며 "<광해>처럼 애민적 군주상을 그리기보다는 한 사람으로 접근했다. 정조는 매일 아침마다 뛰쳐나가고 싶었지만, 눈물을 머금고 24시간 동안 왕의 자리를 지켰다. 고통 속에서도 밝은 미래를 꿈꿨던 한 사람"이라고 말했다.

앞서 티저 예고편에서 공개된 현빈의 등근육이 큰 화제가 됐다.
현빈은 시나리오에 적힌 '세밀한 등근육, 완벽하다'는 세 어절 때문에 운동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사회를 맡은 방송인 박경림이 "등근육이 화나 있더라"고 말한 것에 대해서는 "그 '세밀함' 때문에 촬영 들어가기 세 달 전 운동을 시작했다. 촬영장에서도 운동했다. 그렇다 보니 (등근육이) 화가 나 있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감독은 "(현빈에게) 특별히 주문한 건 없다. 등근육은 정조가 삶에 얼마나 충실했는지를 보여줄 수 있는 기제"라고 말하며, "현빈이 근육에 너무 집착했다. 스트레스에 본인이 갇혀서 살았다"고 덧붙였다.
배우 한지민은 영조의 젊은 계비이자 사도세자를 죽게 한 노론의 수장으로 정조를 위협하는 정순왕후 역을 맡아 첫 악역에 도전한다. 2007년 방영된 MBC 드라마 <이산>에서는 정조의 후궁 역을 맡은 바 있다.
그는 "한 번쯤은 악역을 해보고 싶었다. 그래서 욕심을 내봤다"면서 "정조를 미워하는 마음으로 연기하기보다는 다른 관점으로 접근했다. 정순왕후의 감정을 생각했다"고 전했다. 이어 "정조와 인연이 많다. 아이러니하게도 정조를 사랑했다가 미워하게 되는 역할을 하게 됐다. 뜻깊다"고 말했다.
영화는 오는 4월 30일에 개봉한다.
[영화 정보]
영화명: <역린>
장르: 드라마
감독: 이재규
개봉일: 2014년 4월 30일
출연진: 현빈, 정재영, 조정석, 한지민, 김성령, 박성웅, 박은채, 조재현
관람등급: 15세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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