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다가 행사의 내실을 다지기보다는 무대며 장비, 연예인들 출연료에 수십 억 원을 들이는 '보여주기 식' 행사라는 비판도 받았다.
그런데 문제는 그뿐만이 아니다. 지난 2005년 행사에선 예산 횡령 사건까지 벌어졌다. 여러 모로 냄새가 난다.
시간만 끌다 처벌은 '솜방망이'
필자와 민주노동당 진주지역위원회 하정우 위원장은 작년 12월 진주시민 300여 명의 연서를 받아 감사원에 '2005 코리아드라마 페스티벌'에 대한 감사를 청구했었다.
![]() |
미리 계획되지 않은 축제를 무리하게 추진하는 과정에서 예산의 불법편성과 전용, 예산낭비와 횡령 등 많은 의혹과 문제점이 있었기 때문이다.
10개월의 시간이 지났다. 감사원은 지난 9월 예산 불법 편성에 대해 '주의처분', 예산낭비와 횡령에 대해선 '검찰과 경찰이 수사 중이므로 각하'라는 감사결과를 통보해 왔다. "처음 하는 행사일 뿐 아니라 점차 커 나가는 행사이므로 책임을 묻기 어렵다"는 게 그 근거였다.
국비 1억 원, 도비 2억 원, 시비 1억 원으로 진행됐다는 행사에 대해 어떻게 진주시 예산서에는 '시비 3억 원'이라고 명시돼 있는지도 밝혀내지 못했다. 정작 중요한 문제였던 예산낭비와 횡령에 대해선 감사를 하지도 않고 시간만 끌었다. 경찰, 검찰, 법원도 그저 '내사 중'이라는 말만 되풀이했다.
그러다 결국 진실이 밝혀졌다. 어느 새 구렁이 담 넘듯 사건이 법원으로 넘어가 지난 8월 판결이 나 있었던 것. 결과는 사기, 사문서변조, 변조사문서행사 등의 범죄를 적용해 당시 대행사였던 N사의 대표에게 벌금 500만 원을 부과한다는 약식명령이었다.
아무도 적극적인 수사 의지를 보이지 않다가 정식 재판도 없이, 아무도 모른 채 '솜방망이 처벌'로 사건이 종결된 셈이다.
지역의원인 한나라당 최구식 의원을 의식해 '도마뱀 꼬리 자르듯' 사건을 적당한 선에서 마무리했다는 의혹을 지울 수 없는 대목이다. 최 의원은 이 행사의 '산파'임을 자임해 왔다.
정치권과 연루된 이러저러한 비리를 축소·은폐해 왔던 '정치검찰'의 망령이 다시 살아난 듯 했다. 진주지역 신문에서도 한 곳을 제외하곤 이 사실이 보도조차 되지 않았다. 안면이 있는 기자들은 "기사를 쓰긴 했지만…"이라고 말끝을 흐렸다.
게다가 당시 사건으로 대행사가 교체되긴 했지만 진주시 당국은 여전히 이 행사와 관련된 수입·지출자료의 제출을 거부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리고보니 이번에 처벌을 받은 N사의 대표는 올해 행사가 시작될 무렵 나를 보자고 청해 오기도 했었다. 당시 긴장한 마음으로 약속장소에 나갔지만 그는 끝내 나타나지 않았다. 그는 무슨 말을 하려고 했던 것일까?
불법이 벌어지든 말든…'치적'만 쌓으면 되나
더욱 황당한 것은 최구식 의원의 모습이었다.
최 의원이 국회 문광위에서 진행된 2008년 예산안 심의에서 내년에 열릴 예정인 '2008 코리아드라마 페스티벌' 행사의 예산이 삭감된 이유를 집중적으로 추궁했다는 것.
이미 불법이 사실로 밝혀진 마당에 자숙과 반성, 사과는 하지 못할 망정 치적이나 쌓아 보자고 무조건 달려 드는 정치권의 행태를 그대로 보여주는 듯 했다. 혈세를 떡 주무르듯 해서 총선을 앞두고 시민들에게 "내가 했노라"고 자랑하기 위한 것일까.
아무리 '뱃지'가 좋다고 해도 이건 좀 심하지 않은가. 씁쓸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