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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어리광 부린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인터뷰] '해피무브 글로벌 청년봉사단' 참여 대학생 강지인‧김태현‧정지인

"뭐가 달라졌느냐고요? 꿈이 더 확실해졌다고 해야 할까요? 자원봉사를 다녀오기 전만 해도 스펙 쌓고 공부 더 열심히 하는 게 전부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지금은 나를 더 알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사실 꿈이 PD인데, 그 꿈을 어느 정도 포기했었어요. '학벌'도 부족하고…. 그런데 자원봉사를 다녀온 뒤, 자신감이 생겼어요. 좀 더 내 꿈에 자신감이 생겼다고 해야 할까요?(웃음)"

바쁜 시간 쪼개서 자원봉사를 다녀온 뒤, 무엇이 가장 달라졌느냐고 묻자 거침없는 속사포 답변이 돌아왔다. 대학교 4학년에 재학 중인 강지인(25) 씨는 지난 겨울방학에 약 2주간 현대자동차그룹의 청년인재 양성 프로그램 '해피무브 글로벌 청년봉사단’으로 미얀마를 다녀왔다.

'해피무브 글로벌 청년봉사단'은 면접 등을 통해 뽑은 대학생 500명을 세계 각국 도움이 필요한 곳에 파견해 다양한 봉사활동을 진행한다. 지난해 11월 대학생이 뽑은 ‘2014 최고의 대외 활동’ 봉사활동 부문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칭찬 일변인 강지인 씨를 조금 '진정'시킬 필요가 있었다. 아무리 그래도 고작 2주간인 자원봉사 한 번 다녀왔다고 얼마만큼 달라질 수 있겠느냐는 기자의 '선입견'이 발동했다. 질문을 통해서 하나하나 풀어 나가보리라 마음먹었다.

▲ 미얀마에서 교실을 만들고 있는 봉사단. ⓒ현대자동차그룹 해피무브 글로벌 청년봉사단

"제겐 일종의 선물이었죠"

지난 19일, 청년봉사단에 참여한 강지인 씨를 비롯해 김태현(22) 씨와 정지인(23) 씨를 만났다. 그들에게도 강 씨에게 했던 질문을 똑같이 던졌다. 그러자 '실망스럽게도' 강 씨와 비슷한 답변이 돌아왔다.

"분명한 건 나 스스로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는 거예요. 더 성장하고 더 변화할 수 있다는 것을 이번 자원봉사단 활동을 통해 느꼈어요." (정지인)
"어릴 때 꿈이 형용사였던 듯해요. 착한, 바른 등. 명사가 아니었어요. 꿈에 대해서 좀 더 명확해졌다고 해야 할까요? 이번 활동으로 그런 틀을 깰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제겐 일종의 선물이었죠." (김태현)

이쯤 되니 대체 자원봉사 기간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궁금해졌다. 하나하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강지연 씨는 대학생 80명과 함께 미얀마에서 교실 만드는 일을 진행했다. 그가 방문한 마을은 교실이 부족해 유치원부터 초등학생이 모두 한 교실에서 공부하고 있었다. 강 씨는 2주 동안 교실 만드는 일에 주력했다.

무더운 날씨가 제일 힘들었다. 햇빛 아래에서 '삽질'을 하자니 죽을 맛이었다. 그래도 그곳 아이들이 힘을 북돋아 줬단다. 쉬는 시간에는 강 씨를 비롯한 대학생들과 같이 놀고 간식도 가져 다 주었다. 낯선 사람인데도 먼저 와서 인사하고 살갑게 대했다. 그런 아이들과 헤어질 때는 서로 부둥켜안고 펑펑 울었다고 했다.

김태현 씨와 정지인 씨도 마찬가지였다. 각각 인도와 캄보디아로 떠났다. 도서관과 식당 만드는 일을 했다. 교통안전 교육도 함께 진행했다. 헤어질 때는 아이들이 '가지 말라'고 울면서 붙잡기도 했다.

"나 자신이 어리광부리는 존재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 강지인 씨. ⓒ현대자동차그룹 해피무브 글로벌 청년봉사단
그곳에서 진행한 일에서 여러 가지를 느꼈다. 어디에서도 배울 수 없는 경험이었다. 하지만 그것보다는 사람과의 만남에서 느끼는 바가 더 컸다고 했다.

"가정봉사를 한 적이 있어요. 집이 거의 반파된 곳이었어요. 그곳에서 9살 아이가 집안일을 도맡아 하고 있었어요. 그러면서도 공부에 대한 관심을 놓지 않고 있었죠. 꿈이 선생이 되는 거라고 했어요. 그 이야기를 듣는데 가슴이 먹먹해졌어요. 그 아이의 꿈을 응원하는 동시에 나를 돌아보는 시간을 갖게 됐죠. 순간 나 자신이 무척 작게 느껴지면서, 어리광부리는 존재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강지인)

"자원봉사단에서 부팀장을 했어요. 팀원들과 팀장 간 조율하고 맞추는 역할이었죠. 사실, 저는 사람을 첫인상으로 판단하는 버릇이 있어요. 첫인상으로 '이 사람은 어떻다'하고 단정 짓는 거죠. 그곳에서도 마찬가지였어요. 그런데 함께 2주간 지내면서 나의 첫인상으로 판단하는 버릇이 얼마나 잘못된 것인가를 알게 됐어요. 팀원들은 첫인상으로 나를 판단하는 게 아니라 나를 있는 모습 그대로 봐주었어요. 나 스스로 많은 것을 느끼게 하는 시간이었어요." (정지인)

"봉사활동은 남을 도와주는 것이라고만 생각했어요. 하지만 2주간 활동을 통해 봉사는 남을 도와주는 것만이 아니라 나를 도와주는 게 더 크다는 생각을 했어요. 지근거리에서 나로 인해 행복해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면서 기뻐하는 나를 발견할 수 있었죠. 내가 더 발전할 수 있는 계기가 됐어요." (김태현)

이쯤 되니 이들이 봉사단에 지원한 배경이 궁금해졌다. 다들 무슨 이유로 봉사단에 지원하게 된 걸까.

지원 당시 대학교 4학년을 앞둔 강지인 씨는 고민이 많았다고 했다. 스스로 생각하기에 좋은 대학을 다니고 있지도 않았다. 1년이 지나면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게 두려웠다. 뭐든 해야 하는 압박감에 시달렸다. 점점 더 우울해지는 자신을 발견하게 됐다. 무엇인가 계기가 필요했다. 그가 자원봉사단에 참여한 이유다.

대학교 2학년으로 진학하는 김태현 씨도 비슷한 이유로 청년봉사단에 지원했다. 그는 대학을 재수해서 들어갔다. 게다가 수능을 망쳐서 되레 고3 때보다 더 낮은 점수를 받았다. 삼수를 할 수는 없었다. 결국, 점수에 맞춰 대학에 입학했다. 그렇다 보니 입학 후 1년 동안은 방황하면서 시간을 보냈다. 그런 그를 지켜보던 이모가 청년봉사단을 추천했다. 최대 규모일 뿐만 아니라 어느 자원봉사프로그램보다 잘 되고 있다는 게 이유였다. 두말하지 않고 이모의 말을 따랐다.

▲ 정지인 씨(오른쪽). ⓒ현대자동차그룹 해피무브 글로벌 청년봉사단

▲ 김태현 씨. ⓒ현대자동차그룹 해피무브 글로벌 청년봉사단

"미래에 대한 두려움? 좀 더 나를 변화할 수 있다면 만족"

문득, 미래에 대한 두려움은 없을까 궁금해졌다. '연애·결혼·출산을 포기했다'는 삼포세대는 어느새 우스갯소리처럼 오포, 육포, 칠포세대로 확장되고 있다고 한다. 젊은 세대가 느끼는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공포를 반영하는 단어들이다.

하지만 다들 이것과는 무관한 듯했다. 강지인 씨 등 이날 인터뷰한 세 명의 대학생은 현재 현대자동차그룹 해피무브 글로벌 청년봉사단 14기 중앙운영진 간부로도 활동 중이다. 중앙운영진은 단장, 부단장 등 총 7명으로 구성돼 있다. 15기 청년봉사단이 꾸려질 때까지가 이들의 활동 기간이다.

중앙운영진은 해피무브 글로벌 청년봉사를 한 대학생 중 지속해서 봉사활동을 하고 싶은 이들에게 지속해서 만남을 주선하고 봉사활동을 기획하는 일을 한다. 오는 5월 현대자동차그룹에서 지원하고 이주민건강협회 주최로 열리는 무지개 축제에서 봉사활동을 준비 중이다. 다문화 가정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또한, 해피무브 글로벌 청년봉사단 15기 모집을 위한 홍보를 위해 SNS도 직접 담당하고 있다. 홍보영상도 제작했다.

자원봉사에 이어 중앙운영진으로 활동한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더구나 취업을 준비할 학년 아닌가. 강지인 씨는 "그간 자신감 없는 모습만 보여 왔었다"며 "하지만 봉사단 활동을 통해 달라진 내 모습을 발견했다. 여기서 좀 더 나를 변화할 수 있겠다는 판단이 들었다"고 자신이 지속해서 활동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어호선 현대자동차그룹 사회문화팀 과장은 "현재 대학생들은 취업이 지상 최대의 과제로 여기고 그것만 바라보고 있다"며 "하지만 그것만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기성세대가 일깨워주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어 과장은 "그런 점에서 해피무브 글로벌 청년봉사단은 자기를 돌아 볼 기회를 주고, 자기가 잘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스스로 생각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주는 게 목표"라며 "또한, 개발도상국을 지원하고 현대자동차 브랜드를 홍보하는 목적을 내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해피무브 글로벌 청년봉사단이란?
지난 2008년을 시작으로 현대자동차그룹은 글로벌 청년 리더 양성 및 사회적 책임을 수행하고자 '세계를 배우고, 세상을 움직여라!'라는 슬로건 아래 '해피무브 글로벌 청년봉사단'을 창단했다.

'해피무브 글로벌 청년봉사단' 활동은 '4대 무브'로 표현되는 현대자동차그룹의 다양한 사회공헌활동 중 봉사활동을 통해 세상의 외진 곳에 찾아가 행복을 전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해피무브(Happy Move)’의 대표적인 프로젝트다. 어려움을 겪고 있는 세계 각국에 도움의 손길을 보내 대한민국의 위상을 제고하는 한편, 참가자 개인에게도 인성을 가꾸고 식견을 높일 수 있는 기회가 되고 있다.
'해피무브 글로벌 청년봉사단'은 방학을 이용해 매년 1000명(상‧하반기 각 500명씩) 규모의 대학생을 세계 각지로 파견해 의료, 환경개선, 교육, 문화교류 등의 봉사활동을 펼쳐왔다. 국내 최대 민간 자원봉사단으로 14기 봉사단원 500명을 합쳐 7년간 누적 7000명의 인원을 세계 20여 개국에 파견했다.

민간 자원봉사단으로는 최대 규모이기 때문일까. 해가 갈수록 많은 학생이 참가를 원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대학생 전문 잡지 <캠퍼스 잡앤조이>가 전국 대학생 및 취업준비생 522명을 대상으로 대학생 '최고의 대외활동'을 조사한 결과 '2014년 최고의 대외활동'에 '해피무브 글로벌 청년봉사단'이 봉사활동 부문에서 40.9%로 1위에 오르는 등 최근 대학생들이 반드시 참가하고 싶은 최고의 인기 프로젝트로 자리 잡았다.

그렇다 보니 현대자동차그룹은 양질의 활동을 보장하고 이와 더불어 더 많은 학생에게 기회를 부여하기 위해 인재 선발 과정에서부터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봉사단 선발을 위해 서류 및 면접심사를 엄격하게 진행하고 봉사활동 적합성과 함께 적극성, 팀워크 능력, 도전정신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매 기수마다 가장 적합하고 우수한 500명의 단원을 선발하고 있는 것.
또한 기초생활수급권자, 소년소녀가장, 교통사고 유자녀 등 사회적 어려움으로 해외 봉사활동 기회를 얻기 어려운 학생들에게 가산점을 부여하는 등 보다 많은 사람에게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봉사단원으로 선발된 인원들에게는 별도 참가비 없이 항공비, 현지 체재비 등 모든 제반 비용을 제공함으로써 경제적 부담 없이 마음껏 해외 봉사활동을 펼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최근 선발된 14기 봉사단원들은 발대식에 이어 2박 3일간의 오리엔테이션을 통해 봉사에 필요한 기본 교육을 수료했으며, △중국 △인도 △캄보디아 △미얀마 △스리랑카 등 5개 국가에 순차적으로 파견됐다. 이들은 약 2주간 각 국 지역사회의 발전을 위한 다양한 봉사활동을 펼치고 현지 주민과의 문화교류 시간을 가진 뒤 귀국했다.
해피무브 글로벌 청년봉사단 활동은 크게 △지역봉사 △문화봉사 △교통안전봉사 등으로 나뉜다. 지역봉사활동은 지역 주민들에게 안전한 보금자리를 마련하기 위해 △건축봉사 △학교시설 개선 △마을환경 개선 △지역문화탐방 △지역 일손돕기 △교육봉사 등으로 이뤄진다.
문화봉사활동은 △세계문화유산 보존활동 및 교육 △문화교류 및 캠페인 등을 진행해 세계 각국의 소중한 문화유산을 지키고 가꾸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 교통안전봉사는 세계적인 자동차 기업으로서 교통안전에 대한 책임을 다함으로써 모두가 안전하게 차량을 이용할 수 있는데 도움을 주기 위한 활동으로 △현지 아동 대상 교통안전교육 △교통안전 실습장 및 표지판 설치 등을 주요 내용이다.
해피무브 글로벌 청년봉사단 홈페이지 : youth.hyundai-kiamotor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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