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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대통령 "연내에 김정일 위원장 만날 수 있을 것"

정상회담 발언 '임의수정'한 김은혜 靑 대변인 사의표명

청와대가 남북 정상회담과 관련한 이명박 대통령의 발언을 사실과 다르게 전달한 것으로 확인돼 파문이 일고 있다.

다보스포럼 참석을 위해 스위스를 방문하고 잇는 이 대통령은 지난 28일 영국 BBC 방송과 인터뷰를 가졌다.

"연내에 만날 수 있다"→"연내라도 안 만날 이유가 없다"

청와대가 밝힌 인터뷰 내용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나는 김정일 위원장을 만날 준비가 항상 되어 있다"며 "한반도 평화와 북핵 해결에 도움이 될 상황이 되면 연내라도 안 만날 이유가 없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내 대부분의 언론을 이를 비중있게 다뤘다.

하지만 방송 녹취내용을 확인한 결과 실제 발언은 이보다 더욱 나아간 것이었다.

이 대통령은 "나는 김정일 위원장을 만날 준비가 항상 되어 있다"며 "조만간이라고 이렇게 단정지어 말할 수는 없지만 아마 연내에 만날 수 있을 것 같다고 본다"고 했다.

"아마 연내에 만날 수 있을 것"이라는 발언이 "연내라도 안 만날 이유가 없다"는 것으로 왜곡돼 전달된 것.

이 대통령은 "만나는 데 대한 조건이 없어야 한다"고까지 했지만, 이 발언은 아예 보도자료에서 삭제됐다. 남북 정상회담이라는 사안의 민감성과, 대통령의 직접적인 언급이라는 중요도를 감안하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청와대가 이 대통령의 발언을 의도적으로 '톤 다운'시킨 게 아니냐는 지적은 그래서 나오고 있다.

이는 남북 정상회담 가능성에 대한 이 대통령의 직접적인 언급 가운데 가장 적극적인 내용이다. "(정상회담 장소가) 서울이 아니어도 된다"는 취지의 발언은 있었지만, 시점을 '연내'로 특정한 것도 정권 출범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김은혜 대변인 사의표명으로 끝날까?

논란이 일자 김은혜 청와대 대변인은 이같은 사태에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했다.

그러면서도 김 대변인은 "대통령이 피곤한 상태였고 발언의 여파가 클 수 있어 대통령에게 그 의미를 물어 보도자료를 작성했다"며 "BBC 측에도 대통령의 설명을 전달했다"고 해명했다.

의도적인 왜곡은 아니라는 항변이지만, 파문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김 대변인의 사의 표명에 일단 구체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변인의 사의표명 정도로 사태가 무마될 것인지도 미지수다.

문제의 발언에 대해 청와대 이동관 홍보수석은 "원칙에 맞고 여건과 조건이 충족된다면 언제든 남북 정상회담을 할 수 있다는 원론적 입장을 강조한 것"이라며 "거듭 강조하지만 '만남을 위한 만남', '정치적·전술적 국면전환을 위한 회담'은 하지 않겠다는 게 우리 정부의 일관된 기조이자 대통령의 철학"이라고 설명했다.

물론 이 수석이 이번 스위스 순방에 동행하지 않았기 때문에 현지의 홍보라인 책임자는 김은혜 대변인이었다. 하지만 이 수석 역시 결과적으로 사실과 거리가 있는 해석을 덧붙여 브리핑을 한 셈이어서 책임논란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보수파 반발 의식했나, 아니면…

이같은 사태가 일어나게 된 배경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우선 청와대가 국내 보수진영의 반발의 의식해 의도적으로 발언의 수위를 조절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북한은 지난 27일부터 이틀 동안 서해 북방한계선(NLL) 인근 북한 측 해상에 수백 여 발의 해안포, 방사포, 자주포 등을 사격했다. 이같은 상황에서 이 대통령이 유례없이 적극적인 어조로 남북 정상회담 가능성을 시사한 대목을 청와대가 부담스러워 한 게 아니냐는 해석이다.

이와는 별개로 남북 정상회담에 대한 남북 간의 '물밑접촉'이 이미 상당한 수준으로까지 근접한 게 아니냐는 시각도 적지 않다. "연내에 만날 수 있다"는 이 대통령의 발언이 순간적인 '말 실수'가 아니라, 실제 정상회담 개최 여부에 대한 내·외부적 상황의 진전을 담고 있는 게 아니냐는 것이다.

현인택 통일부 장관이 29일 이뤄진 KTV 프로그램 녹화에서 "정부는 올해 남북관계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어내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이명박 대통령이 남북 정상회담 가능성을 열어둔 만큼 볼은 북한의 코트에 가 있다"고 밝힌 대목도 예사롭게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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