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이광재 지킴이' 최종원 vs '준비된 후보' 염동열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이광재 지킴이' 최종원 vs '준비된 후보' 염동열

[7.28 재보선] 강원 태백·영월·평창·정선…'이광재 바람'의 향방은?

강원도 영월군 주천면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강모 씨는 "아직 젊고, 일도 잘하는 사람을 왜 저렇게 못잡아 먹어서 안달인지 모르겠다"고 했다. 지난 6.2 지방선거에서 파란을 일으키며 당선됐지만, 도지사직 유지가 불투명한 이광재 강원도지사의 이야기다.

한나라당 염동열 후보와 민주당 최종원 후보가 격돌하고 있는 강원도 태백·영월·평창·정선 지역은 여전히 '이광재 태풍'의 영향권 내에 있는 것처럼 보였다. 이곳은 이 지사를 재선 국회의원으로 만들어준 지역구이기도 하다. 태백이 고향인 최종원 후보가 '이광재 지킴이'를 자처하며 한 표를 호소하고 있는 것은 어찌 보면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그의 유세 차량에는 후보 본인보다 이 지사의 얼굴이 더 크게 내걸렸다.

"이광재 그만 괴롭혔으면" vs "배우 출신이 왜 갑자기"

이번 지방선거 전까지 강원도는 여당 성향이 강한 지역으로 분류됐다. 그런데 강원도가 변했다. 특히 이 지역 유권자들은 지방선거에서 이광재 지사에게 61~68%의 몰표를 던졌다. 강원도 평균 54.36%를 훨씬 뛰어넘는 수치다. 최 후보 선거캠프의 한 관계자는 "고(故)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도 이루지 못한 강원도의 변화를 이광재 도지사가 해냈다"고 평가했다.

21일 주천면 장터 인근에서 열린 최 후보의 유세에서도 단연 화두는 '이광재'였다. 이날 유세에는 박지원 민주당 원내대표, 정동영·박영선·이윤석·강성종 의원, 유인태 전 의원이 동참했다.

박지원 원내대표는 "태백공고를 졸업하고, 탄광에서 일한 경험도 있고, 문화예술인으로 경륜을 쌓았고, 이제 이광재와 함께 지역을 발전시킬 능력을 가진 분이 과연 누구겠느냐"며 지지를 호소했다. 정동영 의원은 "아예 60대 20정도의 압도적 지지로 최종원 후보를 당선시켜주셔야 저들이 이광재를 건들지 못한다"고 했다.

주민들의 관심도 높은 편이었다. 30도를 넘는 폭염에도 불구하고 이날 유세에는 100여 명의 주민들이 마지막까지 자리를 지켰다. 양산을 받쳐든 주부들은 "최종원이는 TV에서 보던 것과 똑같이 생겼네", "어머나, 정동영이도 왔네"라며 반가움을 드러냈다. 유세를 마친 정 의원은 최 후보의 손을 잡으며 "오늘로 당선 확정이네"라고 했다.
▲ 지지롤 호소하고 있는 한나라당 염동열 후보. 염 후보 측은 지역에서 오랫동안 준비해온 후보라는 점을 강점으로 내세운다. ⓒ프레시안 (송호균)

한나라당 염동열 후보 측은 이런 지역의 분위기에 적잖이 당황하고 있는 듯 했다. 한 선거캠프 관계자는 "염동열 대 최종원이 아니라, 염동열 대 이광재 구도인 것 같다"며 한숨을 내 쉬었다. 최근 지역 언론의 여론조사 등을 종합하면 지지도 면에서 최종원 후보가 염동열 후보를 10~13% 포인트가량 앞서고 있다. 앞서 정세균 대표와 한명숙 전 총리가 다녀가는 등 민주당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고 있는 최종원 후보에 비해 상대적으로 소극적인 중앙당 차원의 지원유세에도 염 후보 측은 적지 않은 불만을 갖고 있다. 한나라당 지도부는 오는 23일 지역을 방문할 예정이다.

후보들의 선거전략도 대조적이다. 배우 출신인 최종원 후보는 대중적 인지도, 지역구에서 잔뼈가 굵은 염 후보는 공약과 컨텐츠의 우위를 각각 내세우고 있다. 사전 준비기간을 거의 갖지 못했던 최 후보가 지역 주민들과의 면(面)대 면 접촉에 치중하고 있는 반면, '인물론'을 앞세운 염동열 후보는 TV토론회를 중심으로 유권자들의 표심을 파고들고 있다. 지난 두 차례의 TV토론이 상대적 열세로 끝났다는 점은 최 후보 측도 부인하지 못했다. 염 후보는 이날 별다른 유세일정없이 22일로 예정된 토론 준비에 집중하는 모습이었다.

염 후보의 선거 공보물에는 "이 지역 발전을 위해 정치를 해 온 사람과 연극을 한 사람 중 누가 국회의원 후보로 적합하다고 생각하느냐", "오랫동안 지역일을 해 오면서 희노애락을 함께 한 사람은 누구라고 생각하느냐"는 설문 아닌 설문까지 실렸다. 각 후보의 선거 사무실이 몰려 있는 영월군청 인근에서 만난 김모 씨는 "아무리 최종원 후보의 고향이라고는 해도 갑자기 내려와 정치를 하겠다고 하니 좀 당황스럽다"고 했다

염 후보 측의 한 인사는 "지금까지의 여론조사 결과와 실제 투표장에 나가는 표심은 다를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한 지역 언론은 후보 지지도 면에서는 10%가량의 격차가 유지되고 있지만 적극적 투표층의 지지도는 오차 범위 내에서 접전을 벌이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최 후보 측 역시 "뚜껑은 열어봐야 한다"며 조심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한 캠프 관계자는 "여론조사 결과는 솔직히 완전히 신뢰할 수 없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대체로 최 후보 쪽의 우세를 점치더라"는 질문을 던지자 최종원 후보는 "행여라도 그런 이야기하지 말아 달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 민주당 최종원 후보. 최 후보는 연극배우 출신이라는 대중적 인지도를 바탕으로 면 대 면 접촉에 공을 들이고 있다. ⓒ프레시안(송호균)

'TV토론 불참' 논란도

선거운동이 중반을 경과하면서 난타전 양상까지 벌어지고 있다. 최종원 후보가 방송사들이 주관하는 21일과 26일 두 차례의 TV토론에 불참을 선언했기 때문이다. 염동열 후보는 "최종원 후보는 이광재 지사의 동정에 매달려 정책은 없고 연예인이라는 것 하나로 선거를 치르려는 모습은 많은 실망을 안겨준다"고 비난했다.

한나라당 강원도당 역시 성명을 내고 "후보자 토론회에 불참한다는 것은 유권자를 무시하는 것은 물론 후보의 면면을 감추려는 의도"라고 주장했다.

염 후보 캠프의 한 관계자는 "선거운동 직전에 출마를 결심한 사람에게 제대로 된 공약과 비전이 있겠느냐"며 "이런 약점을 알기 때문에 TV토론에 나오지 않으려 하는 것"이라고 했다.

반면 최 후보는 "상대적으로 스타트가 늦었기 때문에 유권자들을 만날 시간이 부족해 어쩔 수 없었다"고 했다. 다만 선거관리위원회가 주최하는 TV토론회는 예정대로 22일 오후에 열릴 예정이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