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처럼 현 정부와 뜻이 맞지 않는 인물이 시민사회 대표자격으로 들어온 셈이라, 제주가 발끈할 수밖에 없는 셈이다. 제주는 4.3희생자유족회를 필두로 국립 제주대학교에 4.3학과 개설 논의까지 할 정도로 여전히 4.3의 상흔에서 자유롭지 않다.
일견 이해하기 어려운 인선을 두고 국무총리실 관계자는 24일 "애초 시민사회발전위원회는 좌-우 시민운동가의 의견을 고루 듣기 위해 발족한 단체"라며 "지난 정부에도 참여연대 측이 참여하기도 했다"고 해명했다.
이낙연 총리 역시 발족식 당시 "위원 명단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여러 분야를 망라하고자 저희 딴에 노력했다"고 위원회의 균형을 강조하기도 했다.
정권 바뀌었지만 정부 업무 마인드는 여전히 '이명박근혜 시대'
하지만, 이념 문제를 떠나 그릇된 역사관을 가진 이를 굳이 보수 시민사회의 대표격으로 선임한 것 자체가 문제 아니냐는 지적을 피하기란 어려워 보인다. 한 여권 관계자는 "보수단체 인사 중에서도 얼마든지 좋은 사람과 함께할 수 있다"며 "이 대표는 문제가 있는 인사"라고 말했다.
이 여권 관계자는 이번 문제를 두고 "정권이 바뀌었지만, 정부 공무원의 업무 처리 방식이 여전히 지난 이명박-박근혜 정부 당시와 달라지지 않아 일어난 일"이라며 "좀처럼 대화가 되지 않아 골치"라고 지적했다.
이 같은 주장이 나오는 이유는 3기 위원회 위원 구성 방식 때문이다. 국무총리실 관계자에 따르면 3기 위원회는 기존 2기 체제를 기본으로 각 정부 부처별로 의견을 참고해 구성됐다. 과거 정부 당시 위원회 체제가 현 정부 들어서도 잔존함에 따라 이 대표와 같은 인물이 이번 정권에 제3기 위원으로 올라왔다.
문제 있는 인사를 내부적으로 걸러내지 못한 이유다. 이와 관련해 총리실 관계자는 "이 대표의 과거 발언 등을 검증하지는 않았다"며 "애초 과거 발언은 검증 대상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정권이 바뀌었으나 정부 부처에 관련 '마인드'가 부족하고, 이 때문에 논란이 될 일이 일어났음을 간접적으로 시인한 것으로 해석 가능한 대목이다.
▲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이 23일 세종청사 해수부 브리핑룸에서 논란이 된 세월호 현장 유골 은폐와 관련해 사과하고 있다. ⓒ연합뉴스
해양수산부 불협화음도 같은 맥락
이 같은 시각에서 보면, 세월호 희생자의 유골을 수습하고도 이를 유가족에게 알리지 않은 해양수산부의 이해하기 힘든 행보도 달리 보일 수 있다.
김영춘 해수부 장관은 지난 23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세월호 유골 발견 은폐 의혹에 대한 1차 조사 결과'를 발표하는 자리에서 20일 저녁 5시경 뼛조각 발견 보고를 받고 "즉시 통보 지시"를 내렸으나, 현장수습본부가 하루가 지난 후에야 이를 김창준 선체조사위원장 등에게 알렸다고 밝혔다.
장관 지시 이후에도 미수습자 가족 통보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이유로 김 장관은 "제 지시가 그대로 이행되리라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해수부 장관부터 유골이 발견된 17일로부터 사흘이나 지나서야 이를 보고받았다. 사후 조치를 지시했으나 상황 파악조차 되지 않았다. 이처럼 보고 체계가 흐트러진 원인은 여전히 해수부 말단까지의 업무 처리 방식은 박근혜 정부 당시와 달라지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4일 시피비시(CPBC)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김혜영입니다>에 출연해 "김 장관은 미수습자 수습이 가장 시급한 문제여서 (박근혜 정부 당시부터 일해) 관련 업무를 잘 아는 사람, 기존에 해왔던 사람을 함부로 교체하기 난감하다고 얘기했다"며 "그 난감함에 편승한 공무원들의 안이한 행정이 이번 사태의 원인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 상황을 계기로 해수부 내에 여전히 남은 박근혜 전 정부 시절 구태를 좀 걷어내는 계기를 만들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권 성향, 이 정권을 만든 국민 성향과 정반대 업무 처리 방식이 여전히 정부 조직에 잔존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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