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은 29일 '2030 부산 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에 실패한 데 대해 "부산엑스포 유치를 지휘하고 책임진 대통령으로서 부산시민들을 비롯한 국민 여러분께 정말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대국민 사과했다.
이날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실에서 사전 예고 없던 담화를 직접 발표한 윤 대통령은 "잘 지휘하고 유치를 이끌어내지 못한 것은 대통령인 저의 부덕의 소치"라며 "모든 것은 전부 저의 부족이라고 생각해 달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민관은 합동으로 정말 열심히 뛰었다"며 "저 역시 96개국 정상과 150여 차례 만났고 수십개국 정상들과는 직접 전화통화도 했지만, 민관이 접촉하면서 우리들이 느꼈던 입장에 대한 예측이 많이 빗나간 것 같다"고 했다.
앞서 부산은 국제박람회기구(BIE) 총회에서 진행된 개최지 선정 1차 투표에서 29표를 얻는 데 그쳐 119표를 쓸어담은 1위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 패해 개최지를 내줬다.
2차 투표를 통해 역전을 노려볼만큼 비등한 경합을 예측했던 정부로서는 당혹스러운 결과다. 윤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는 외교력과 정보력의 취약성이 드러났다는 비판론이 제기되자 실패 책임을 자신에게 돌려 논란 확산을 진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윤 대통령은 박형준 부산시장, 민관합동으로 구성한 유치위원회 공동위원장을 맡았던 한덕수 국무총리와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을 비롯한 민관 관계자들을 거명하며 "지난 1년 반동안 아쉬움 없이 뛰었다"고 노고를 치하하며 감사를 표했다.
이어 윤 대통령은 "부산 엑스포 유치는 실패했지만 국토 균형발전은 그대로 추진될 것"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부산 엑스포 유치는 단지 부산만의 발전이 아니라 서울과 부산 두 개 축으로 균형발전을 통해 비약적 성장을 하기 위한 시도였다"면서 "이를 거점으로 해서 영호남 지역 발전을 견인하고자 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부산을 해양과 국제금융, 첨단산업, 디지털 거점으로서 계속 육성하고 영호남의 남부지역을 유기적으로 연결해 굳이 서울까지 오지 않더라도 남부지역에서 부산을 거점으로 모든 경제 산업 활동이 원활히 이뤄질 수 있도록 인프라 구축을 차질없이 해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부산 엑스포 유치 과정에서 국제사회에 이야기한 '우리가 전쟁의 폐허에서 이만큼 성장해 오는 데 국제사회의 많은 도움을 받았기 때문에 이를 돌려주려고 한다. 그래서 부산 엑스포는 나눔과 연대의 엑스포'라는 대외정책 기조에는 전혀 변함 없다"며 "글로벌 중추외교, 책임있는 기여는 대한민국의 국격을 위해서라도 반드시 철저하게 이행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은 "핵심 파트너국인 사우디가 원하던 리야드 엑스포 개최를 성공적으로 이루게 돼서 정말 축하한다"며 "우리가 부산 엑스포 유치를 위해 준비해 왔던 자료와 경험과 가지고 있는 자산을 사우디에 충분히 지원해서 2030년에 성공적인 엑스포 개최를 할 수 있돌 도와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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