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주시는 예산 1조 원시대를 맞이했지만 예산 중 상당수는 공원조성, 가로수정비 등과 같이 서민의 기초생활이나 경기활성화와는 거리가 먼 전시성 사업에 집중돼 민생예산은 찾아볼 수 없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시민들은 1조 원이나 되는 예산이 도대체 어디에 사용됐기에 설명절을 맞이했지만 구도심 , 신도심 거리에는 상인들의 한숨 소리만 들리고 있다며 영주시의 1조원 예산의 용처에 대한 정밀진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가흥동 조 모씨는 "영주시는 서민민생, 지역경기 활성화 등의 정책대안은 수립하지 않고 인적이 없는 산과 강에 테크공사나 나무식재 등 일회적 전시성 사업에만 치중해 민생과 경기회복에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비근한 예로 "소백산물길 자연생태 숲 조성"사업을 들었다.
소백산물길 생태숲사업은 24년 경상북도 공모사업으로 37억(도비 18억5천, 시비 18억5천)을 투여해 풍기읍 남원천에서 창진교에 이르는 15.5㎞ 구간에 가로수길 조성(37억 중 14억예산), 생태쉼터 전망대 조성 등 시민생활권과 동떨어진 한적한 하천 뚝방에 37억을 때려 넣는 사업이다.
주민들은 "시민생활권도 아닌 한적한 외진 곳에 가로수를 심기 위해 14억 원을 투입하는 것은 누구를 위한 사업인지 묻고싶다. 지난 해에도 영주시는 기차역 앞 역세권 전신주 지중화사업을 위해 40년 수령의 이팝나무 200여 그루를 베고 예산을 들여 3,4년 수령의 단풍나무를 다시 식재하는 등 불필요한 예산을 낭비하기도 했다."며 "기차역 앞의 나무를 베지 말고 남원천에 옮겨 심었다면 예산도 절감하고 남은 예산은 추가사업에 투자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영주시 관계자는 "이 사업은 전임 과장이 공모사업으로 도비를 받아서 시행한 성공적 사업이다"며 "지금은 겨울이라 사람이 다니지 않지만 이제 봄이 되면 사람들이 많이 이용하는 공간으로 탈바꿈 할 것이다"고 밝혔다.
하지만 주민들은 "남원천에서 서천에 이르는 구간은 안정비행장 건너편 지역으로 영주시민들이 거의 접근할 수 없는 지역으로 시민 생활권과 동떨어진 곳이라는 점에서 예산낭비성 공모사업이다"며 "공직자들은 낭비성 공모사업에만 매몰되지 말고 영주의 지속가능한 발전에 도움이 되는 공모사업이 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주민 B씨는 "시립도서관 뒷 편에는 이미 잘 정비된 산책로와 오솔길이 있어 간혹 주민들이 산책을 즐기고 있지만, 산중턱을 절단해 1.2㎞ 구간에 삭막한 데크를 설치하고 있다며 누구를 위한 사업이냐"고 질타하며 "이런 식으로 가면 영주시의 모든 산과 강에는 공간만 있으면 오로지 삭막한 적갈색 데크로 도배된 볼품없는 도시로 전락할 것이다"고 울분을 토로했다.
영주시의회 김병창의원(국민의힘, 가흥동1,2동)은 "불필요한 시설물 설치에 예산이 집중 되는 현실에 시의원으로서 송구스럽다"며 "영주시는 시민들의 실질적인 요구를 반영해 생활 SOC 확충, 복지 정책 강화, 소상공인 지원 등 시급한 사업에 예산을 우선 배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시민들의 이용도가 낮은 지역에 과도하게 조성 되면 유지·보수 비용만 늘어나고 실질적인 편익은 크지 않고, 이는 결국 예산 낭비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하며 "영주시는 시민들의 실질적인 요구를 반영해 생활 SOC 확충, 복지 정책 강화, 소상공인 지원 등 시급한 사업에 예산을 우선 배정해야 하고 시의회 또한 시민들의 의견을 더욱 경청하고, 예산이 꼭 필요한 곳에 쓰일 수 있도록 감시하며 실질적인 정책 마련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전직 공무원출신 상망동 조 모씨는 "영주시의 심각한 문제는 1200여 공직자들 사이에는 열심히 일하면 일할수록 손해라는 피해의식이 만연하다"며 "공정하고 객관적 인사정책을 통해 왜곡된 공직사회를 바로잡는 것은 영주시의 시급한 과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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