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 대선 가능성이 커지면서 더불어민주당 잠룡들의 호남 민심 선점을 위한 방문이 러시를 이루고 있지만 전북방문 일정은 아직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역에서는 "벌써 대권 주자들의 호남에 전북은 없는 것이냐"며 볼멘 소리들이 나오고 있다.
11일 전북 정치권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 소속 김영록 전남지사가 사실상 대권 도전을 선언한 가운데 야권의 대권 잠룡들도 몸풀기에 나섰다.
야권 잠룡들은 조기 대선이 현실화할 경우 당내 경선 일정이 물리적으로 짧을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고 지난주부터 호남 방문 일정을 마련하고 광주·전남에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민주당 텃밭인 호남에서 존재감을 인정받아야 대권 주자로서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고 보는 비명계 잠룡들이 주로 호남 방문을 서두르고 있다는 분석이다. 일각에서는 "얼어죽더라도 호남 민심을 잡아야 한다"는 뜻의 '얼죽호'를 외치며 일정을 촘촘히 짜고 있다는 전언이다.
이미 김부겸 전 국무총리가 지난 7일부터 9일까지 2박3일 간 일정으로 광주와 전남 방문해 지역 언론인 등과 간담회를 가진 데 이어 이낙연 전 국무총리도 10일 광주를 찾아 언론인 간담회를 가졌다.
이 전 총리는 민주당을 탈당해 22대 총선에서 광주 광산을에 출마했지만 고배를 마시기도 했다.
김두관 전 국회의원도 11일부터 1박2일 일정으로 광주를 방문해 지역 여론을 청취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의원은 지난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 후보로 출마해 이재명 대표의 일극체제를 정면에서 비판한 바 있다.
잠룡 가운데 한 사람인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오는 13일부터 이틀동안 광주·전남 방문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구체적인 일정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으나 경제·시민사회단체 특강 등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잠룡들의 호남 일정이 광주·전남 방문 위주로 짜이면서 전북 지역사회 일각에서는 "시간이 촉박한 잠룡들의 입장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지만 그렇다고 호남 일정에 전북을 고려하지 않은 것에 대해선 왠지 '패싱'을 당한 것 같아 화가 난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전북은 민주당 권리당원을 가장 많이 확보하고 있음에도 정작 대선 등 중요 선거 때만 되면 호남에서 뒤로 밀리는 아쉬움을 곱씹어 왔다"며 "이번 조기 대선을 앞두고 잠룡들의 인식에 전북이 호남의 2중대로 전락해 있는 것은 아닌지 안타깝다"고 말했다.
지역에서는 선거 때마다 전북은 민주당을 전폭적으로 지원했지만 되돌아오는 것은 '호남 내 홀대' 등의 '3중차별'이라며 반복되는 역사를 언급하며 격한 반응도 나오고 있다.
20여 년 정치활동을 해온 K씨는 "민주당 잠룡들이 호남 방문이라 하면서 전북을 뒷순위로 하는 것에 대해 화가 날 지경"이라며 "선거를 앞두고 정치인들이 전북에 점만 찍거나 아예 방문을 뒤로 하는 것에 대해 지역에서도 한 번쯤 되돌아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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