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딥페이크 영상 유포자를 알려주겠다"며 미성년 여학생들에게 접근, 지속적으로 성착취한 10대 남성 '판도라'가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10대 피해자 19명을 상대로 아동·청소년 성착취물 34건을 만들고, 불법 촬영물 81건, 허위 영상물(딥페이크 영상 등) 1832건 등을 소지한 10대 남성 '판도라'(텔레그램 닉네임)를 구속 송치했다고 29일 밝혔다. 판도라에게 성착취 피해를 입다 공범에 이르게 된 10대 여성 3명도 검거했다.
경찰 설명에 따르면, 판도라 일당은 지난해 7월부터 검거 직전인 지난 19일까지 인스타그램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10대 초반 여학생들에게 '텔레그램에서 당신의 딥페이크 영상이 유포되고 있는데 유포자를 알려주겠다'며 접근했다.
판도라는 피해자들을 텔레그램으로 유인하고 신체 사진이나 돈을 보내면 딥페이크 사진이 있는지 확인해보겠다고 속였다. 이렇게 얻은 사진으로 협박해 나체 사진 등을 전송받으며 본격적인 성착취를 시작했고, 사진들은 성착취물로 제작돼 또다시 범행에 활용됐다.
판도라는 피해자들에게 '5명을 낚아 오면 해방해 주겠다'며 다른 피해자를 물색하거나 유인하도록 지시하기도 했다. 공범으로 검거된 10대 여성들도 이런 방식으로 범행에 이르다 경찰에 붙잡혔다.
이같은 범행 수법은 지난 1월 검거된 텔레그램 '자경단'의 총책 김녹완(33)이 한 것과 유사하다. 경찰은 자경단 수사 이후 구축한 텔레그램과의 핫라인 등을 통해 2개월 만에 판도라 등 공범들을 검거했다. 경찰은 판도라와 김녹완이 지인 관계는 아닌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서울경찰청은 작년 8월부터 올해 3월까지 국가수사본부의 '허위 영상물 범죄 일제 단속'과 병행한 사이버 성폭력 범죄 단속으로 판도라, 목사 등을 포함한 사이버 성폭력 피의자 224명을 검거하고 이 중 13명을 구속했다.
경찰은 이 과정에서 여성 53명을 상대로 성관계 장면 등 총 1584회를 불법 촬영한 혐의 등으로 C(33) 씨와 D(28) 씨를 구속했다. 일명 '작가'로 활동하며 아동·청소년 성착취물 46건을 만들고 가족, 지인 등 182명에 대한 허위 영상물 281건을 제작한 E(52)씨와 F(23)씨 등도 구속했다.
경찰 관계자는 "사이버 성폭력 사범들에 대해 무관용 원칙으로 엄정대응하겠다"며 "피해 발생 시 망설이지 말고 수사기관이나 관련 상담 기관 등을 방문해 알려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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