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 정치 원로인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이 대선 출마가 임박한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에 대해 "윤석열 정부에서 총리를 하더니 헤까닥해버렸다"고 혹평했다.
유 전 총장은 30일 기독교방송(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떠밀려 나오는 것으로 본다", "윤석열의 그림자가 보인다"며 이같이 말했다.
유 전 총장은 특히 한 대행이 비상계엄 이후 헌법재판관 3명을 임명하지 않았던 점을 언급하며 "탄핵 못 하게 완전히 철벽을 쳤던 것"이라며 "탄핵심판을 무위로 돌리려고 했던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국민의힘과 보수진영 일각에서 한 대행의 출마를 부추기는 배경을 "이재명을 꺾는 구세주로, 메시아로 보고 있다"면서 "별로 효과가 없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국민의힘 후보보다 경쟁력이 더 없을 것"이라며 "지금 허상을 보고 있는 것이다. 메시아는 무슨 개뿔이 메시아냐"고 직설적인 평도 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이 당 내부에서 리더를 세우기보다 황교안 전 국무총리, 윤 전 대통령 등 당 밖 인사들의 인기에 기대 선거를 치렀던 점을 비판하며 "그 당에서 커온 사람들 가운데 검증되고 경륜이 있는 사람이 아니라, 초짜들의 허상을 보고 황교안, 윤석열, 지금 한 대행에게 저러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유 전 총장은 이같은 국민의힘의 특성상, 단일화 등을 거친 최종 후보는 "한 대행이 될 것으로 본다"면서도 한 대행의 대선 경쟁력은 낮게 평가했다. 그는 "대통령 임기를 2년~3년 단축하는 것으로 나오는 모양인데 그거 가지고 먹히겠냐"고 전망했다.
김문수, 한동훈 후보가 겨루는 국민의힘 경선에 대해선 "그 당이 정신차리면 한동훈일 텐데, 정신을 못 차리고 계속 허상에 끌려가면 김문수"라고 내다봤다.
유 전 총장은 정계 은퇴를 선언하고 탈당을 예고한 홍준표 전 대구시장과 관련해서는 "(홍 전 시장이) 30년 산전수전 다 겪으면서 지켜온 당 꼬라지가 어떻게 이렇게 됐느냐고 했다"며 "그 심정이 충분히 이해 간다"고 동감을 표했다.
대선후보를 확정하고 본선 채비를 서두르는 민주당이 '중도보수 외연 확장'으로 방향타를 맞춘 데 대해선 "잘 하고 있는 것"이라고 유 전 총장은 긍정 평가했다.
그는 선거대책위원회에 합류한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 강금실 전 법무부 장관, 영입을 추진 중인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 등을 언급하며 "전부 안철수 도왔던 사람들"이라면서도 외연 확장에 도움이 될 것으로 평가했다.
다만 국민의힘 유승민 전 의원의 합류 가능성에 대해선 "(유 전 의원이) 쉽게 움직일까"라며 부정적으로 전망했다.
대신 대선 후 예상되는 개헌과 선거제도 개편 논의가 활발해 질 경우 유 전 의원에게 운신의 폭이 넓어질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유 전 총장은 "그때 개혁적인 보수정당으로서 당당히 리더 역할을 할 텐데, (지금) 쉽게 움직이면 자기 기반이 무너져버린다"고 했다.
그러면서 "선거제도와 개헌과 맞물렸을 때 우리 정치의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는 데에 역할을 하는 게 더 기여하는 것"이라고 조언했다.
유 전 총장은 국민의힘 김상욱 의원에 대한 민주당 영입설에 대해서도 "바람직해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김 의원이 계엄 정국 당시 반대 입장을 명확히 했던 점을 높게 평가하면서도 "국민의힘을 제대로 하려고 노력을 하는 모습이 더 아름답다"고 했다.
또 민주당에서 국민의힘으로 당적을 옮긴 과거가 있는 조경태 의원의 사례를 비판적으로 언급하며 "(김 의원의 민주당행은) 자기를 뽑아줬던 유권자들에 대한 도리가 아니다. 지금은 그럴 때가 아니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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