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대선 출정식에서 "이번 대선은 민주당과 국민의힘의 대결이 아닌, 내란으로 나라를 송두리째 무너뜨리고 헌정질서·민생을 파괴한 거대 기득권과의 일전"이라며 '내란 종식' 프레임을 강조했다.
이 후보는 6.3 대통령선거 공식 선거운동 첫날인 12일 서울 중구 광화문 청계광장에서 '빛의 혁명'이라는 이름으로 선대위 출정식을 열고 "내란수괴를 재판에 넘기고 대통령직도 박탈했지만, 헌법까지 무시하는 내란 잔당의 2차·3차 내란이 계속되고 있다. 그러나 확실히 저들의 반란은 결코 성공할 수 없을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방탄복 위에 선거운동복을 입은 이 후보는 "미세한 승리였지만 모든 것을 차지한 저들은 교만과 사리사욕으로 나라를 망치고 국민을 고통 속으로 몰아넣었다"며 "불평등과 양극화, 거기에 더해진 내란은 우리 사회를 극단의 분열과 갈등으로 몰아넣어서 방탄복을 입고 유세를 해야하는 이 지경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급기야 저들은 헌정질서와 민주 공화정을 유린하고 영구 집권이라는 허무맹랑한 야욕에 빠져서 친위쿠데타까지 감행했다"며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도록 더 지독하게 준비했다"고 말했다.
앞서 전날 호남을 찾은 이 후보는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를 향해 "내란 동조 세력인 국민의힘과 내란을 비호하는 후보가 어떻게 국민의 선택을 받겠다고 할 수 있겠느냐"며 "국민의힘과 김 후보가 제일 먼저 해야 할 일은 1호 당원인 윤석열 전 대통령과 함께 국민을 상대로 총부리를 들이댄 내란 행위에 대해 석고대죄하는 것"이라며 김 후보를 내란 동조 세력으로 규정하고, '내란 종식' 프레임을 부각한 바 있다.

이 후보는 통합을 우선 가치로 내세웠다. 그는 "저는 민주당의 후보인 동시에 내란 종식과 위기 극복, 국민 행복을 갈망하는 모든 국민의 후보로서 이번 선거에 임하겠다. 더 낮은 자세로 대통령의 제1사명인 국민통합에 확실하게 앞장서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이제부터 진보의 문제는 없다. 이제부터 보수의 문제란 없다. 오로지 대한민국의 문제, 국민의 문제만이 있을 뿐"이라며 "더이상 과거에 사로잡혀서 이념과 사상, 진영과 얽매여 분열하고 갈등할 시간도 여유도 없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이날 민주당의 고유색인 '파란색'과 보수 정당의 상징인 '빨간색'이 함께 들어간 운동화와 선거운동복을 입기도 했다.
이 후보는 "인수위 없이 정부가 출범하는 만큼 당선자는 숨 돌릴 틈도 없이 난파선의 키를 잡고 위기의 거대한 삼각파도를 넘어야 한다. 바로 투입될 유능한 선장, 대한민국의 살림을 책임질 준비된 대통령이 필요하다"며 "그러면서 "이재명에게 일할 기회를 주시면 단 한 사람의 책임자가 얼마나 세상을 크게 바꾸는지 증명하겠다"고 지지를 호소했다.
이 후보는 이날 현장에서 장애인 인권 운동가 박김영희씨로부터 민주연구원이 진행한 '모두의 질문Q'의 성과물인 '녹서 2025'를 전달 받기도 했다. 박김영희씨는 "우리 사회에 있음에도 드러나지 않았던 존재들이 이 사회에 던지고 싶은 질문들을 모은 녹서"라며 "1984년도 김순석이라는 사람이 장애인의 접근 가능성 때문에 유서를 쓰고 스스로 자살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후보님이나 누구도 답을 주지 않은 질문에 답을 듣길 간절히 원한다"고 했다.
민주당 선대위도 출정식에 총출동해 내란 종식 메시지를 강조하며 이 후보에게 힘을 보탰다. 윤여준 상임총괄선거대책위원장은 "우리 모두는 국가 지도자의 그릇된 권력욕이 대한민국을 파괴할 뻔한 위험한 상황을 지켜봤다"며 "이번 대선은 국민이 대한민국의 진짜 주인임을 확인하는 매우 중요한 선거"라고 말했다.
이어 "대한민국의 민주주의와 민생, 공정을 되살려 진짜 대한민국을 건설하기 위한 위대한 대장정"이라며 "불법 계엄세력들이 과거에 집착하고 기득권에 매달릴 때 우리는 미래를 내다보며 국민 대통합의 날개를 펼치자"고 강조했다.
상임총괄선대위원장인 박찬대 원내대표는 "내란 수괴 윤석열은 여전히 거리를 활보하고 그 공범과 잔당들은 여전히 건재하다"며 "정치 검찰과 일부 정치 판사는 여전히 주권과 국민, 민주주의를 우습게 보고 내란 세력의 재집권을 시도한다"고 말했다.
또 국민의힘을 겨냥 "국민을 우롱하면서 후보 바꿔치기 막장극까지 연출하고 결국 내란 정권 장관 출신 극우 후보를 내세웠다"며 "다시 제2의, 제3의 내란을 시도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위대한 빛의 혁명을 수행하는 국민과 함께 압도적 대선 승리, 압도적 정권 교체로 완전히 새로운 대한민국, 진짜 대한민국을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한편 이 후보는 이날 경기 성남시 판교, 화성시 동탄, 대전광역시를 차례로 찾아 정책 행보를 이어갈 예정이다. 판교에선 혁신 산업 종사자들과 'K혁신' 브라운백 미팅(도시락 회의)을 진행하고 동탄과 대전에선 각각 반도체와 과학기술을 주제로 유세를 펼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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