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권 지역 유세 중인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선거운동 내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의 과거 이력을 거론하며 네거티브 공세에 주력했다. 선거운동 이틀차, 대선을 21일 남겨둔 시점에서다.
김 후보는 13일 국민의힘 부산 선거대책위원회 발대식에서 "저는 결혼한 이후에는 한번도 어디 나가서 총각이라고 속여본 적이 없다"며 "말만 하면은 자기가 총각이라고 하고, 여배우를 울리고, 자기가 검사라고 한다"고 사실상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겨냥했다.
그는 또 "자기 형님이 자기를 정치적으로 반대한다고 정신병원에 강제 입원시키려고 하는 이런 사람, 그거 반대한다고 형수한테 욕하는 것 들어보셨나. 저는 그런 욕은 도저히 못 하겠다"며 "이렇게 거짓말하고 형수에게 완전히 욕을 해도 보통 욕을 하는 게 아닌 이런 사람은 확 찢어버려야 된다"고 거친 말을 이어갔다.
김 후보는 이날 대구·경북 당 선대위 출정식, 울산 뉴코아아울렛 유세는 물론 부산시 공무원들에게 산업은행 이전과 관련한 야외 보고를 받는 자리에서도 비슷한 말을 반복했다.
전날에도 그는 "검사도 사칭하고, 총각이라고 사칭하고 거짓말 아주 도사가 있다"(대구 서문시장 유세), "가짜 진보를 확 찢어버리고 싶다"(당 중앙선대위 회의)라며 이 후보를 겨냥한 네거티브 공세를 폈지만, 이날은 발언 횟수와 강도 등이 확연히 증가했다.
한덕수 전 국무총리와의 '강제 단일화'를 추진하며 김 후보와 대립했던 권성동 원내대표도 이날 울산 남구 신정시장 유세에서 "이번 선거는 정상적으로 대한민국 국민으로 살아온 김문수를 선택할 것인가. 부정 비리를 저지른 이재명을 선택할 것인가의 싸움"이라며 김 후보와 발을 맞춰 이 후보를 겨냥한 네거티브 공세를 폈다.
공약과 관련한 김 후보의 이날 발언 중에는 산업은행 이전 관련 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꺼낸 "수도권을 뺀 나머지 지역의 그린벨트(개발제한구역)는 (대통령이 되면) 과감하게 한 달 내로 ‘시장과 도지사가 알아서 하라'고 싹 풀겠다"는 말이 눈에 띄었다.
현재 그린벨트 해제 권한은 국토계획법상 국토교통부 장관에게 주어져 있다. 중앙정부가 주도권을 갖는 현행 그린벨트 제도의 골자를 만든 이는 김 후보가 전날 대구 서문시장에서 "위대한 정치인"으로 칭송한 박정희 전 대통령이다.
한편 김 후보는 이날 부산 선대위 발대식 뒤 기자들과 만나 ‘빅텐트를 위해 자유통일당과 연대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자유통일당을 염두에 둔다기보다 한덕수 권한대행과의 관계, 우리 당에 있다 밖에 나가신 이준석 후보, 반이재명을 생각하고 있는 이낙연 후보" 등을 염두에 두고 있다며 자유통일당과 거리를 두려는 모습을 보였다.
다만 김 후보가 언급한 인사들은 모두 '빅텐트'에 부정적이다. 한 전 총리는 김 후보의 선대위원장 제안을 거절했고, 이준석 후보는 '김 후보와 단일화 가능성은 없다'고 여러 번 밝혔다. 이낙연 전 의원은 김 후보의 말과 달리 ‘후보' 신분이 아닌데, 대선 불출마와 함께 어떤 세력과도 연대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김 후보는 ‘일제강점기 선조들의 국적이 일본이라고 생각하나'라는 질문에는 "사실관계와 규범관계가 다른데 사실관계로는 손기정 선수의 경우를 보면 된다. 손 선수가 일본인이 아니다 한국인이다. 그런데 왜 일장기를 가슴에 붙이고 베를린 올림픽에 출전해 금메달을 땄나"라며 '일제강점기 선조들의 국적이 일본이라는 것은 역사적 사실'이라는 기존 주장을 반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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