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이 20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국민의힘 안에서 12.3 비상계엄 사태를 일으킨 윤석열 전 대통령과 선을 그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분출하고 있다. 다만 키를 쥔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후보는 이런 요구에 선을 긋고 있다.
6선 의원, 당 대표를 지낸 원로 김무성 국민의힘 상임고문은 15일 기독교방송(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당에 부담을 줘서는 안 된다"며 "지금 출당이냐 자진 탈당이냐 시비가 시작됐는데 이것이 더 커지기 전에 본인 결단만 남아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자진 탈당이 맞다고 보나'라는 질문에 그는 "김문수 후보에게 부담을 안 줘야 되지 않나"라며 "좋지 못한 모습을 보이는 것보다 본인이 빨리 결단을 내려주기 바란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어 윤 전 대통령이 끝내 탈당 결단을 내리지 않으면 "선거 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원내대표를 지낸 나경원 의원도 이날 SBS 라디오 인터뷰에서 "탈당 문제는 윤 전 대통령의 결단의 문제"라면서도 "윤 전 대통령께서도 우리 당이나 대한민국에 대한 걱정을 하실 거라고 생각을 하고, 그런 부분에 있어서 결단하실 문제"라고 말했다.
당 대선후보 선출 과정에서 한덕수 캠프 대변인을 지낸 이정현 국민의힘 공동선거대책위원장도 이날 당 선대위 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 자진 탈당 권고 및 계엄에 대한 당의 책임 표명과 대국민사과를 제안한다"고 김 후보 면전에서 발언했다.
이어 "당 미래와 보수 재건을 위해 오늘 중으로 윤 대통령에게 자진 탈당을 권고할 것을 제안한다"며 "국민 90%가 잘못됐다고 인식하는 계엄령 선포에 대해서도 당의 책임을 표명하고 국민께 공식 사과할 것을 제안한다"고 부연했다.
그러나 김 후보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 탈당 문제는 우리 윤석열 대통령께서 판단할 문제다. 제가 '탈당하십시오, 탈당하지 마십시오' 이런 이야기를 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탈당이나 출당을 위해 나서지 않겠다는 입장을 유지했다.(☞관련기사 : 알맹이 빠진 김문수 '긴급 기자회견'…쇄신 퇴로 막으며 "윤석열 탈당, 내가 말할 건 아냐")

한편 국민의힘 내에서는 권영세 전 비상대책위원장과 권성동 원내대표를 중심으로 시도된 '대선후보 강제 교체'의 앙금도 여전하다. 나경원 의원은 "제가 봐도 부끄럽다"며 "당이 비민주적인 절차로 후보를 교체하던 그날, 저도 우리 당에 입당한지 23년 됐는데 처음으로 탈당하고 싶다는 생각까지 들었다"고 했다.
김 상임고문도 "후보 교체, 그런 식으로 하면 안 된다"며 "단식으로, 가장 강력한 방식으로 (단일화를) 호소를 했는데, 그게 안 됐다. 그러면 김문수로 가야 한다. 이걸 뒤집기 위해 후보 교체를 한다는 것은 비민주주의의 극치 아닌가? 그래서 그것에 대해 '동의할 수 없다'고 뜻을 밝혔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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