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 유세에 나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대통령은 누가 스스로 착각하는 것처럼 왕이 아니다", "자기 위치를 착각한 사람이 윤 모 전 대통령"이라며 "버르장머리를 고쳐야 한다"고 '윤석열 심판론'을 내세웠다.
이 후보는 15일 오후 전남 광양 드래곤즈구장 축구장 북문에서 진행한 광양 유세에서 이같이 말하며 "(대통령은) 일꾼 중에서 약간 높은 자리인데 착각해서 주인보다 높은 사람인 줄 아는 자가 있다. (이를) 허용하면 안 되지 않나. 부뚜막에 올라간 버릇 나쁜 고양이"라고 윤석열 전 대통령을 겨냥했다.
이 후보는 이어 "(어떤 공직자는) '권력은 내 거'라고 착각해서 권력을 행사하는 대상을 피지배자로 여긴다. 착각에 빠진다. 높은 의자에 앉으니 진짜 높은 사람인 줄 안다"며 "국민을 우습게 업신여기는 엉덩이에 뿔 난 공직자·대리인들", "버르장머리를 고쳐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머슴·일꾼이 자기 위치를 벗어나서 (자신을) 주인 위의 지배자라고 착각하면 반드시 응징하고 책임을 물어줘야 한다"며 "자기 위치를 착각한 사람이 '윤모 전 대통령'", "(윤석열이) 왕 노릇을 한 게 계엄"이라고 윤 전 대통령을 '응징의 대상'으로 제시했다.
이 후보는 이날 오후 전남 순천 패션의거리 유세에서도 "윤 전 대통령은 왕이 아니었다. 왕이 되고자 했지만 우리 국민들의 힘으로 제압하고 있고 확실히 제압하게 될 것"이라며 "2차 내란, 3차 내란이 계속되지만 우리 대한국민들은 이조차도 반드시 분쇄하고 새로운 나라, 국민이 주인인 나라를 만들어 낼 것"이라고 했다.
이 후보는 "12월 3일에 만약 한 개라도 삐끗했더라면, 병사 한 명이 딴 마음을 먹고 한 발이라도 쐈더라면…(계엄은 성공했을 것)"이라며 "무능하고 잔인하고 무책임하고 폭력적인 그 한 사람에 의해서 온 세상이 지옥으로 변할 수도 있는 것"이라고 말해 계엄 책임론과 윤석열 심판론을 재차 강조했다.
이 후보는 전남 여수 이순신광장에서 이어진 여수 집중유세에서는 "공직자들이 (국민에 의해) 주어진 권력으로 주어진 예산을 가지고 어디 고속도로 각도나 바꾸고 자기들 치부나 가리고 자기들 사적 이익이나 추구하고 그러니 이렇게 어려워진 것 아닌가"라는 등 윤석열 정부의 비리 의혹을 겨냥하기도 했다.
이 후보는 본인을 향한 국민의힘 측의 '정치보복' 공세에도 "그들은 그렇게 했어도…(나는 아니다)"라고 역공을 폈다.
이 후보는 광양에서 "저를 보고 '대통령이 되면 누가 그랬던 것처럼 다른 사람을 괴롭히고 뒤를 파고 그럴 거지'라며 무서워하는 사람이 있는 것 같다"며 "그들은 그렇게 했어도, 저는 (안 그런다)", "내 인생도 짧고 집권기간은 더 짧고 할 일이 산더미인데 사람 쫓아 다니면서 뒤를 파거나 목표를 정해서 괴롭히는 건 안 할 뿐만 아니라 즐겁지가 않다"고 했다.
그는 순천에서도 "저 이재명은 (정치보복) 그런 데 취미가 없다"며 "그들 기준으로 하면 그렇게 하는 게 맞겠지만 세상은 자기가 아는 만큼 보이는 것 아닌가"라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이재명은 우리 국민 여러분 덕분에 살았다. 저 혼자 있었더라면 칼로 죽었을 것이고 법으로 죽었을 것이고 펜으로 죽었을 것"이라고 말해, 오히려 본인이 윤석열 정권의 '정적 죽이기' 피해자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이 후보는 그러면서 차기 정부의 명칭을 "국민주권 정부"라고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이 후보는 "다음 정부 이름을 어떻게 지을까 많은 분들이 고민한다. 그 정부의 상징은 국민주권이라고 생각한다. (다음 정부 이름은) 국민주권정부"라고 했다. 이 역시 '군부독재'를 야기할 수 있었던 윤 정권의 12.3 비상계엄 사태와의 적극적인 대비효과를 노린 것으로 풀이된다.
이 후보는 이어선 "또 한편으로는 국민들이 너무 갈갈이 찢어져 있다"며 "다음 정부가 해야 될 가장 중요할 일 중 하나는 국민주권주의를 관철하되 국민을 통합하는 정부여야 되겠다", "통합의 정부(가 되겠다)"고 말해 최근 본인이 최우선적으로 강조하고 있는 국민통합 또한 차기 정부 명칭으로 제안했다. 전날 영남권 순회에 이어 호남을 찾은 이 후보는 이 자리에서 "경상도 전라도 나눠서 왜 싸우나"라며 "(영남도 호남도) 무능하고 무책임한 정권의 피해자이긴 마찬가지"라고도 했다.
한편 이 후보는 여수에서 "호남에 있어 민주당은 잘 되기를 바라는 큰아들 같은 존재"라며 호남 민심에 적극 구애했다. 특히 그는 지난 4월 2일 민주당의 패배로 끝난 담양군수 재선거를 언급하며 "(아들에게는) 잘 돼라고 회초리로 매도 때려야 하지 않나. 도저히 안 된다 싶으면 한 번은 내쫓기도 한다"며 "전에 한 번 화끈하게 내쫓아 주셨다", "약을 주신 것이다. 많이 썼는데 원래 좋은 약은 쓰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민주당의 지지율이 낮아서 그러지는 않은 것을 안다"고 덧붙이며 "잘 키운 자식이 효도하듯이 '호남에도 이 민주당 때문에 볕들 날이 있구나' 이런 생각이 드시게 최선을 다하겠다", "조금 부족한 게 있더라도 자식이니까, 위기국면이니까, 총력을 다해서 반드시 이길 수 있도록 해주시길 바란다"는 등 '호남 달래기'에 나섰다.
지역 맞춤 공약으로는 재생에너지 산업 전화을 꼽았다. 이 후보는 "에너지의 보고, 재생에너지의 보고가 바로 서남해안"이라며 "송·배전 전력망을 촘촘하게 정부 예산으로 또는 민간투자를 유치해서 깔아놓고 누구나 마당에도 지붕에도 그냥 길가에도 개천에도 방죽 위에도 다 재생에너지를 생산해서 내가 쓸 수 있는 건 쓰고 나머지는 아무 때나 팔 수 있게 하면 농사 짓는 것보다 몇 배의 수익이 생길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 과정에서 "지금 정부에선 태양광 추가 발전 허가를 안 내준다. 왜 안 내주냐면 태양광으로 발전을 해도 그 전기를 쓸 수가 없다. 송전망이 없더"며 "정부가 준비했어야 되는 거 아닌가. 정부가 3년 동안 대체 뭘 한 건가"라고 다시 윤석열 정부를 겨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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