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흥 연쇄 흉기난동’ 차철남 "3000만원 갚지 않아…" 진술

중국 동포 형제 살해 이틀 뒤 편의점과 공원서 잇따라 흉기 휘둘러

경기 시흥시에서 2명을 살해하고 2명을 다치게 한 뒤 도주했다가 붙잡힌 차철남(57·중국 국적)이 채무 관계로 인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확인됐다.

20일 경기남부경찰청에 따르면 살인 등 혐의를 받고 있는 차철남은 전날(19일) 오후 7시 24분께 검거된 뒤 시흥경찰서로 압송돼 이날 오전까지 이뤄진 조사에서 "A(50대·중국 국적)씨가 빌려간 3000만 원을 갚지 않아 살해했다"고 진술했다.

▲시흥 흉기사건의 용의자인 차철남이 19일 경찰에 긴급체포돼 경기 시흥경찰서로 압송되고 있다. ⓒ연합뉴스

그는 앞서 지난 17일 오후 4시께 A씨를 자신의 집으로 불러 미리 준비한 둔기로 살해한 뒤 오후 5시께 집에서 직선거리로 200여m 떨어진 A씨의 집을 찾아가 A씨의 동생 B(50대·중국 국적)씨도 둔기로 살해했다.

2012년 F4(재외동포) 비자로 입국한 차철남은 지난 13년간 해당 주거지에서 거주하며 A씨 형제와 가깝게 지내왔으며, 2013년도부터 여러 차례에 걸쳐 3000여만 원을 빌려준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이들 형제를 살해한 뒤 시신을 모두 방치한 채 도주했던 차철남은 마땅히 지낼 곳이 없자 A씨의 SUV 차량을 훔쳐 이틀간 차 안에서 생활했다.

이후 추가 범행을 결심한 차철남은 19일 오전 9시 34분께 평소 자주 이용하던 집 앞 편의점을 찾아가 60대 여성 점주 C씨를 흉기로 찌르고 달아난 뒤 오후 1시 21분께 편의점에서 약 1.3㎞ 떨어진 한 체육공원에서 외부 주차장에서 자신이 거주하는 건물의 주인인 70대 남성 D씨를 재차 흉기로 찌르고 도주했다.

C씨와 D씨에 대한 범행 이유에 대해 차철남은 자신에 대해 험담을 하거나 평소 무시했기 때문이라고 진술했으며, 모두 우발적인 범행이었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범행에 사용된 흉기는 A씨 형제를 살해할 목적으로 이달 초 구매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편, 경찰은 차철남이 C씨를 상대로 범행을 저지른 뒤 신고를 받고 현장으로 출동해 수사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사건 발생 당시 편의점 앞을 지나던 차량을 용의자의 차량일 것으로 추정하고, 차적 조회를 통해 차주의 신원이 A씨임을 확인했다.

오전 11시께 A씨의 자택을 방문한 경찰은 사망한 지 수 일이 지난 것으로 보이는 B씨의 시신을 발견한데 이어 같은 날 오후 2시께 차철남의 자택에서 A씨의 시신을 추가로 발견했다.

경찰은 즉각 차철남을 공개수배하고, 추적하던 중 같은 날 오후 7시 24분께 사건 현장에서 5㎞ 가량 떨어진 시흥시 거북섬 부근 노상에서 차철남을 붙잡았다.

경찰은 이날 중 차철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