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전 바른미래당 대표가 22일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후보 지지를 선언했다. 무소속으로 출마한 한덕수 전 총리를 지지하던 손 전 대표는 "어쨌든 단일화에서 승리한 김문수는 대단한 사람"이라며 이같은 입장을 밝혔다.
손 전 대표는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진행된 김 후보의 '정치개혁 관련 긴급 기자회견'에 깜짝 등장했다. 김 후보는 손 전 대표를 "저의 부족한 점을 지도해주기 위해 온 선배"라고 소개했고, 손 전 대표는 김 후보의 손을 꽉 맞잡았다.
보랏빛 넥타이를 맨 손 전 대표는 "제가 여기 나타나서 깜짝 놀랐나"라며 말문을 열었다. 그는 "김 후보를 대통령으로 만드는 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까 하는 마음으로 이 자리에 나왔다"며 "나라 걱정은 갈수록 심해진다"고 밝혔다.
앞서 국민의힘 대선후보 경선 기간, 손 전 대표는 무소속으로 출사표를 던진 한덕수 전 총리를 지지했다. 손 전 대표는 지난 5일 한 전 총리와 만나 "꼭 성공하길 바란다"며 힘을 실었지만, 한 전 총리로의 보수 진영 단일화가 무산되며 손 전 대표도 이후 공개 행보를 하지 않아왔다.
손 전 대표는 "솔직히 저는 김 후보 이전에 한 전 총리를 주시했다. 이 자리에도 그런 분들 꽤 많이 있다"고 했다. 다만 "이재명이 위기의 대한민국을 구할 수 있을까"라며 "단일화 과정에서 승리한 김 후보는 대단한 사람"이라고 김 후보를 추어올렸다.
손 전 대표는 "김 후보가 단일 후보 확정 이후 저에게 전화해 '도와달라', '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아달라'고 했지만 하지 않았다"며 "한쪽에 김 후보에 대한 탐탁하지 않은 감정이 남아 있었다"고 했다. 그러나 "이재명에 정권, 나라를 맡길 수 없었다"며 "더 끌지 말고 이제 나가서 돕자, 어젯밤에 (김 후보 지지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어 손 전 대표는 김 후보에 대해 "대한민국 첨단 산업, 기술 산업을 바탕으로 세계를 이끌어나갈 지도자"라며 "청렴하고, 돈 밝히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김문수 대통령을 만들자"며 "나를 버리고, 나라 살리는데 김문수를 도구로 쓰자. 옆에서 밀어주고, 앞에서 끌어주자"고 호소했다.
손 전 대표는 향후 선거대책위원회에서 아무런 직책을 맡지 않겠다고 공언했다. 그는 "지금은 정말 애국심이 필요할 때"라고 했다.
이에 김 후보는 "더불어민주당이라는 이름 아래 이재명의 개인 독재, 총통제를 향해 치닫고 있는, 권력분립과 당내 민주주의도 없는, 헌법상의 여러 권한을 모두 침범하는 해괴망측한 일이 일어나고 있다"며 "오직 의병이, 손학규 선배처럼 많은 경험과 세월의 풍파를 겪으신 분들이 뭉쳐 엄청난 희생을 하며 이 나라를 총통 독재로부터 구해낼 것이다. 새로운 제2의 민주화 단계에 왔다"고 호응했다.
이날 손 전 대표의 지지 선언으로 당초 예정된 김 후보의 정치개혁 관련 긴급 기자회견은 약식으로 진행됐다. 김 후보는 준비돼 있던 기자회견문을 빠르게 읽은 뒤 '다음 일정'을 이유로 자리를 이석했다.
김 후보는 "국회의원 불체포 특권 폐지", "국회의원 정수 10% 감축", "선거관리위원회에 대한 대대적 혁신을 통해 중립성 확보", "86 정치 기득권 퇴출과 시대전환" 등을 주장했다. 그는 "제가 발표하려 한 정치개혁 근본 취지나 방향은 손 선배 말에 다 들어가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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