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하버드 대학교(이하 하버드)에 유학생을 금지 하겠다는 트럼프 정부의 조치가 하루 만에 법원에 의해 제동이 걸린 가운데, 실제 정부의 이러한 방침이 시행된다면 미국은 엄청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는 경고가 나왔다.
24일(이하 현지시간) 미 정치전문매체 <더힐>은 "트럼프 행정부가 하버드의 유학생을 차단하려는 시도는 (하버드) 대학뿐만 아니라 국가에도 큰 대가를 치르게 할 수 있다"며 "하버드 학생들은 미국 최고의 혁신가이며, 외국 출신 동문들은 수십 개의 성공적인 스타트업을 이끌고 있다"고 보도했다.
매체는 "유학생들은 미국 경제에 거의 440억 달러를 기여하고 있다"며 국제교육자협회(NAFSA)의 자료를 인용해 "하버드 유학생들은 지역 경제에 매년 약 3억 8360만 달러를 기여하고 있으며, 약 3910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있다"고 전했다.
매체는 "미 언론 <악시오스>의 분석에 따르면 하버드 출신 외국인 유학생들이 설립한 미국 스타트업의 가치는 약 240억 달러에 달한다"며 "NAFSA에 따르면 외국인 유학생 3명당 미국에서 일자리 1개가 창출됐다. 외국인 유학생들은 총 38만 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거나 지원했다"고 밝혔다.
이어 매체는 "2023-2024 학년도에 하버드 유학생들은 매사추세츠주 제5선거구에서 공부하는 유학생들의 총 지출 중 54.5%를 차지했다"며 "매사추세츠주는 매년 유학생들의 지출이 거의 40억 달러에 달하며, 하버드는 그 중 약 10%를 차지한다. NAFSA에 따르면 유학생들은 수업료와 교재비 뿐만 아니라 숙박, 식비, 건강 보험, 통신비, 교통비에도 돈을 쓴다고 한다"고 소개했다.
매체는 "만약 추후 판결로 (하버드 유학생) 금지 조치가 시행된다면, 하버드는 즉각적으로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라며 "2024-2025학년도 전체 학생의 27%인 약 6800명이 유학생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이들은 일반적으로 국내 유학생보다 수업료와 기타 비용을 더 많이 부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NAFSA의 판타 아우 사무총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우리는 세계적인 인재들을 거부하고 있는데, 유학생이 우리에게 기여하는 부분을 스스로 버리는 것은 국내 학생들의 세계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국가의 경제력, 안보, 그리고 글로벌 경쟁력에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며 "이는 미국을 더 안전하고, 강하고, 번영하도록 만들겠다는 행정부가 밝힌 목표와 상반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22일 미 국토안보부는 하버드에 유학생 등록을 차단하고 재학생들에게도 다른 학교로 옮기라고 발표했다. 하지만 다음날인 23일 메사추세츠 지방법원은 이러한 조치를 일시적으로 중단하라는 하버드 측의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였다.
미 매사추세츠 연방 판사 앨리스 D. 버로스는 하버드 측이 "모든 당사자의 의견을 듣기도 전에 즉각적이고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입을 것"이라며 가처분을 인용한 이유를 밝혔다.
트럼프 정부는 하버드가 정부의 대학 운영 관련 요구 사항에 응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지난달 14일 교육부가 지원하는 연방자금지원 22억 달러의 보조금을 지급하지 않았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국세청에 하버드의 면세 지위를 박탈할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이에 하버드는 정부를 상대로 이미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트럼프 정부는 당시 보조금 지급을 금지하면서 대학 내 이스라엘을 비난하는 시위에 참여한 학생들 명단을 하버드 측에 요구했는데, 하버드는 여기에 응하지 않았다. 이에 국토안보부는 하버드가 정부 요구를 따르지 않고 유대인 학생들을 괴롭히는 선동가들을 허용했고, 이들 중 대부분이 외국인 유학생이라며 유학생 금지 조치를 정당화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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