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계엄과 탄핵 국면에서 대통령 파면의 최선봉에 섰던 전북자치도 익산시민들의 저력이 21대 대선 사전투표 첫날에 다시 확인됐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제21대 대선 사전투표 첫날인 29일 전국 투표율은 19.58%로 2014년 사전투표제가 도입된 이후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북은 32.69%의 사전투표율을 기록해 가장 높은 전남(34.96%)에 이어 2위에 랭크됐으며 광주(32.10%)와 함께 호남이 선두 1~3위를 모두 차지했다.

전북 14개 시·군별로는 순창군의 첫날 사전투표율이 45.51%를 기록해 전국 최고치를 나타냈다.
순창군을 포함한 진안군(40.60%)과 임실군(40.26%) 등 이른바 '전북 동부권 3인방'은 40%대에 안착했고 나머지 10개 시·군은 30%대로 집계됐다.
다만 27만7100명과 26만1700명대에 달하는 전주시 완산구와 덕진구는 첫날 사전투표율이 각각 29.39%와 29.04%로 나타났다.
3년 전인 20대 대선 당시의 사전투표 첫날(25.54%)과 비교한 전북의 사전투표율(32.69%)은 7.15% 포인트 올라 이번 대선의 뜨거운 투표 열기를 그대로 보여줬다.
20대와 21대의 첫날 사전투표율 상승세만 놓고 보면 '익산시'와 '고창군'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고창군의 경우 3년 전 사전투표 첫날 투표율 30.15%에서 이날엔 39.21%로 9% 포인트 껑충 뛰어 전북 14개 시·군 증가율 1위에 랭크됐다.

전북 6개 시(市) 단위 지역 중에서는 익산시가 상승률 1위를 차지했다.
익산시는 같은 기간 중 23.85%에서 32.14%로 8% 포인트 이상 급격히 상승해 14개 시·군으로 넓혀봐도 증가율 2위에 올라섰다.
익산시는 선거인수 23만4688명 중에서 7만5427명이 투표에 참여해 인구가 20만명을 넘어가는 전북 주요 3시 중에서 가장 높은 사전투표율을 기록했다.
사전투표율 40%대의 고공행진을 보인 동부권 3인방의 증가율은 상대적으로 낮은 5~6% 포인트에 그쳤다.
익산시의 사전투표율 상승세가 두드러진 것은 대통령 탄핵 국면에서 최선봉에 섰던 시민들의 의지가 투표참여로 수렴한 데다 정치권의 독려와 시민들의 자발적인 캠페인 확산 등이 한 몫 한 것으로 보인다.
정헌율 익산시장은 이달 중에 세 차례에 걸쳐 단체장이 아닌 개인 자격으로 '투표참여 독려 1인 캠페인'을 벌인 바 있다.

익산시 차원에서도 투표참여 독려 플래카드를 붙이고 사전투표일에 출근시간을 조정하는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 왔다.
정헌율 익산시장은 "투표는 우리의 권리이자 책임이며 나 하나쯤이 아닌 모두를 위한 약속"이라며 "바쁜 일정에도 잠시 시간을 내어 가까운 사전투표소를 찾아 한 표를 행사해주길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호소하기도 했다.
이춘석·한병도 의원도 투표를 통해 확실하게 내란을 종식하고 새로운 발전적 전기를 만들어가야 한다며 시민들의 참여를 적극 호소해왔다.
한병도 의원(익산을)은 이날 "사전투표 1일차에 익산시에서는 이른 시간부터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기 위해 많은 시민들이 참여해 20대 대선보다 8% 포인트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며 "내란 심판을 간절히 바라는 시민의 열망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문제는 이틀째인 30일에도 약진이 계속될 것이냐이다.

민주당 전북자치도당은 21대선 투표율의 목표치를 90%로 내걸고 있어 사전투표에서만 50% 이상 기록해야 하는 상황이다.
익산시를 포함한 전북 14개 기초단체의 본투표율이 30~35%인 점을 고려할 때 사전투표에서 최대한 끌어올려야 하는 까닭이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첫날 추세를 유지하면 30일에도 20%포인트 이상 올릴 수 있을 것"이라며 "내란 종식의 열망이 컸던 그간의 여론이 얼마나 강하게 투표로 이어질 것인지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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