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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란 우두머리 피의자' 윤 전 대통령 자신만 모르는 '자기 모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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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란 우두머리 피의자' 윤 전 대통령 자신만 모르는 '자기 모순'

윤석열 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9일 법무부가 '내란죄 피의자' 혐의로 출국금지 조치를 당한 '내란 우두머리 피의자' 신분이다.

참여연대를 비롯한 시민단체는 지난달 26일, 운 전 대통령의 즉각 재구속을 요구하는 시민 3만5000명의 서명과 의견서를 서울중앙지법 지귀연 재판부에 전달한 바 있다.

이들 단체는 "지귀연 재판부의 구속 취소 결정으로 석방된 윤석열은 현재 아무런 제약없이 자유롭게 활동하고 있으며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를 공개지지하며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하려는가 하면 최근에는 '부정선거론'을 설파하는 관련 영화를 관람하는 등 공식적인 외부활동까지 벌이고 있다"면서 재구속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이들 단체는 " 전 국민을 상대로 내란을 저지른 윤석열이 아무 일도 없었던 듯 자유롭게 활보하는 것은 내란의 직접적인 피해자인 국민 전체에게 깊은 상처와 고통을 주는 일"이라고 우려했다.

이같은 사회적 지탄을 받고 있는 윤 전 대통령은 이에 아랑곳 하지 않고 대선을 나흘 앞두고 또 이런 메세지를 냈다.

"자유 민주주의를 지키고 나라를 정상화하기 위해 오는 6월 3일 반드시 투표장에 가서 김문수 후보에게 힘을 몰아주시기를 호소드린다"

그는 30일 자로 쓴 호소문에서 "이 나라는 절체절명의 위기에 처해 있다"며 "지금 기회를 놓치면 너무 많은 시간과 희생을 치러야 하고, 자유민주주의와 정상국가의 회복이 불가능할지 모른다"고 주장하면서 "한 마음 한 뜻으로 용기를 내고 힘을 합치면 우리의 자유와 주권을 지킬 수 있다"고 했다.

국민이 투표를 통해 '국정에 직접 또는 간접으로 참여하는 권리인 참정권'을 행사하는 선거에 대해 아무런 근거도 없이 '부정선거론'을 부추기던 윤 전 대통령이 이제와 서는 "반드시 투표장에 나가 김문수 후보에게 힘을 몰아 달라"며 한 표를 호소한 것이다.

이에 이재명 후보는 지난달 25일, 윤 전 대통령에 대해 이렇게 쏘아 부친 바 있다. "尹, 본인이 이긴 선거가 부정선거인가?"라고.

윤 전 대통령은 또 이렇게 말했다. "이 나라는 절체절명의 위기에 처해 있고 지금 기회를 놓치면 너무 많은 시간과 희생을 치러야 한다"면서 "한 마음 한 뜻으로 용기를 내고 힘을 합치면 우리의 자유와 주권을 지킬 수 있다"고 했다.

윤 전 대통령 본인만 '6.3 대통령 선거'가 누구 때문에 치러지는 지를 모르고 있는 것 같다.

지귀연 재판부의 구속 취소 이후 관저에서 사저로 돌아가면서 그가 한 말이 있다. 국민이 위임한 '대통령직'이 하찮게 여겨졌는지 "(대통령) 5년 하나, 3년 하나 어차피 뭐…다 이기고 온 것"이라는 것이다.

그의 말 처럼 "다 이기고 온 것"이라는 착각 때문에 대한민국은 12.3비상계엄 이후 지난 40여 년 간 쌓아온 대한민국의 모든 것이 나락으로 추락하는 위기를 겪어야만 했다. 윤 전 대통령과 그 주변만 굳이 외면하는 사실이다.

또 한 가지, "반드시 투표장에 나가 김문수 후보에게 힘을 몰아 달라"고 했는데, 그렇다면 '내란우두머리 피의자'가 지지하는 김문수 후보는 '내란'과 어떤 관계를 가지고 있는지 밝혀야 한다.

오죽하면 국민의힘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은 31일, 김문수 대선 후보에 대한 지지 호소문을 발표한 윤 전 대통령을 향해 "국민의힘 근처에 얼씬도 하지 말라"고 말했을까?

양혁승 연세대 은퇴교수는 이번 대선의 의미를 이같이 규정했다.

"21대 대선의 역사적 과제는 극우 파시즘의 확실한 퇴출과 민주주의 기반의 강화"를 위한 것으로 "윤석열의 12.3 친위 쿠데타는 우리 사회도 극우 파시즘의 위협에서 결코 자유롭지 않다는 불편한 진실을 보여줬으며 단순한 정치적 해프닝이 아니라, 대한민국 민주주의가 얼마나 취약한 기반 위에 놓여 있는 지를 뼈저리게 실감하게 만든 사건이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양 교수는 "이번 21대 대선은 극우 파시즘을 뿌리째 퇴출시키고, 민주주의의 기반을 견고하게 세우는 역사적 분기점이 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번에도 극우 파시즘을 제대로 심판하지 못한다면, 극우 세력은 언제든지 다시 고개를 들 것이고, 그때마다 "민주공화국의 헌정질서는 계속 위협받게 될 것"이라는 것이다.

또 하나의 문제로 양 교수는 "윤석열의 등장을 가능케 했던 국민의힘이라는 반민주적 정당의 취약"을 꼽았다.

이 정당(국민의힘)은 그동안 건전한 보수 정치인을 키워내지도 못했고, 오히려 윤석열과 같은 극우적 인물에게 정권의 발판을 만들어줬으며 언제든지 다시 극우 세력에게 장악될 수 있는 취약성을 안고 있다는 지적이다.

'내란우두머리' 피의자 신분인 윤 전 대통령이 본인 때문에 치러지는 6.3대선에서 국민의힘 대선 후보인 김문수 후보에게 힘을 몰아 달라고 호소하는 것이 과연 얼마만큼 파괴력이 있을지는 알 수 없으나, 그를 단절하지 못하면 양 교수의 진단처럼 "언제든지 국민의힘은 극우세력에게 장악 당하는 결과"에 직면할 것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26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내란 우두머리 혐의·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 사건 5차 공판을 마친 후 지지자들을 바라보며 법정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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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인

전북취재본부 최인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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