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김문수 대선후보가 유세 과정에서 자신의 딸을 자랑하면서 지난 2005년 사망한 고 이건희 삼성 회장의 막내딸을 부적절하게 언급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논란이 일었다.
1일 정치권에 따르면 김 후보는 지난달 29일 경기 안산시 단원구에서 사회복지사들과 가진 간담회 자리에서 사회복지사인 자신의 딸 부부 이야기를 꺼내면서 "사랑이 있으면 다리 밑에서도 살 수 있다. 아무리 돈 많은 사람도, 이건희 회장 (막내)딸도 스스로 극단적 선택을 해버렸다"고 말했다.
이어 김 후보는 "중요한 건 부부가 만나서 사랑이 있으면 다리 밑에서도 행복하고 사랑이 없으면 아무리 좋은 집에서도 행복이 없다"고 했다.
김 후보는 지난달 31일 강원 속초시 유세 현장에서도 이 얘기를 또 꺼냈다.
그는 "제 딸한테 판사, 변호사, 교수 중매가 많이 들어왔는데 우리 딸이 다 싫다고 했다. 자기는 우리 사위가 좋다고 했다"며 "나는 좋은 사람하고 결혼하는 게 결혼이지 자리 보고 돈 보고 결혼하는 건 다 소용없다(고 했다). 이건희 회장 딸도 결혼, 자기 좋아하는 사람 반대하니까 중간에 스스로 극단적 선택을 해버렸다"고 했다.
선거 유세 과정에서 막말 논란에 시달리는 김 후보가 다시금 부적절한 발언을 했다는 지적에서 자유롭지 못한 모습이다. 자신의 딸을 자랑하면서 김 후보 자신과 무관한 다른 가정의 비극적인 일을 도구로 활용했기 때문이다.
이건희 회장의 셋째딸 윤형(사망 당시 26) 씨는 지난 2005년 미국 뉴욕에서 사망했다. 삼성 측은 김 후보가 언급한 '결혼 반대로 인한 사망'을 공식적으로 인정한 사실이 없다.
다만 삼성 측은 최초 윤형 씨 사인을 교통사고로 알린 후 "가족의 슬픔을 생각해서 고인의 죽음이 또다시 회자되지 않는 게 좋다고 봐서 (교통사고 사망설을) 바로잡지 않았다"고 밝힌 바 있다.

김 후보는 이번 대선 유세 과정에서 여러차례 막말 논란의 한가운데 섰다. 공식 선거운동 첫날인 지난달 12일에는 같은 당 배현진 의원을 두고 '미스 가락시장'이라는 성차별적 발언을 해 이후 사과했다.
같은달 29일에도 여성비하 논란이 일었다. 김 후보는 이날 경기 안양시 유세 현장에서 출산 장려 수당 공약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출산 가정에 1억 원씩 지원하면 엄마가 그걸 주식에 넣었다고 들어먹어 애를 못 키울 수 있다'고 해 부적절한 발언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같은달 31일에는 "방탄, 괴물, 총통 독재를 찍으면서 민주주의를 말하는 사람을 뭐라고 하느냐. 'X라이'라고 한다"고 해 유권자를 비하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1일 서울 신촌·마포 유세와 경기 구리시 유세에서는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을 겨냥해 "촉새"라고 원색적 단어로 비난했다.
유 전 이사장은 김 후보 배우자 설난영 씨를 두고 "제정신이 아니다"라고 막말해 논란이 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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