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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안화력발전소 하청노동자 '끼임' 사망… "김용균이 또 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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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안화력발전소 하청노동자 '끼임' 사망… "김용균이 또 죽었다"

태안화력 10년 일한 2차 하청업체 선반공, 선반 기계 설비에 끼여 심정지 발견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일하던 하청노동자가 근무 중 끼임 사고로 사망했다.

더불어민주당 허성무 의원실이 2일 한국서부발전으로부터 제출받은 안전사고 발생보고서에 따르면,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일하는 선반공 김아무개(50) 씨가 이날 오후 2시 35분께 한전KPS 기계공작실에서 선반 주변 정리 작업을 하다가 선반 기계 설비에 끼어 숨졌다.

김 씨는 현장에서 심정지 상태로 발견된 것으로 전해졌다. 2시 40분 신고를 받고 출동한 구조대는 2시 45분 현장에 도착해 오후 3시 25분 김 씨를 구조했다.

김 씨는 한전KPS의 하청업체 한국파워O&M 소속으로 확인됐다. 한전KPS는 태안화력발전소를 운영하는 한국서부발전의 1차 협력업체이자 한전의 자회사다. 공공운수노조 발전비정규직연대에 따르면 김 씨는 2016년부터 태안화력발전소에서 근무해왔다.

빈소는 태안의료원에 마련됐다.

▲재해가 발생한 한전KPS 기계공작실 건물 전경. ⓒ공공운수노조

2인1조 작업에 홀로 일해... 노동조합 "김용균이 또 죽었다"

공공운수노조는 2일 "서부발전에서 김용균이 또 죽었다"라는 성명을 내 "김용균이 떠난 지 6년이 지나도록, 아무것도 변하지 않았다. 또다시 노동자가 홀로 작업 중 기계에 끼여 죽었다"며 "단 한 사람이라도 곁에 있었다면, 비상정지 버튼 하나로 살릴 수 있었다. 안전장치가 제대로 작동했다면, 살릴 수 있었다"고 밝혔다.

노조는 "서부발전의 사고보고서에는 '기계공작실 내 선반 주변을 임의로 정리 중이었다'고 적혀 있다"며 "사고 책임을 노동자에게 전가했다"고 비판했다. 이에 "'왜 그곳에 갔는지 모르겠다'던 김용균 사망 당시 사측의 말과 똑같다"며 "또다시 사고의 책임을 노동자에게 떠넘기기 위한 '법칙'이 작동했다"고 밝혔다.

노조는 또 "태안발전소는 발전공량이 줄었다며 한전KPS에 정비인력을 줄이라고 요구했다고 한다"며 "그 대상은 하청노동자였다. 고인과 함께 일하던 동료들은 현장을 떠났고, 남은 노동자들은 홀로 죽음의 일터에서 일하고 있다"고 적었다.

김 씨가 사망 직전 맡았던 공정은 2인 1조 작업이었으나 김 씨는 홀로 일했다. 노조는 이에 "발전공량이 줄어도 2인 1조로 해야 하는 작업은 분명 존재한다. 정비작업에는 반드시 기본 인력이 필요하다"며 "이번 사고는 단순히 인력을 줄인 결과가 아니다. 사람을 줄인 것이 곧 생명을 줄인 것이고, 그것이 죽음으로 이어졌다"고 비판했다.

노조는 또한 "김용균의 죽음 이후 전면 개정된 산업안전보건법은 '김용균 없는 김용균법'이라 불렸다"며 "김용균의 동료들에게는 적용되지 않는 법이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구멍 난 김용균법 사이로 수많은 노동자가 목숨을 잃고 있다"며 "도급사업장의 안전보건총괄책임은 원청에 있다. 서부발전이 하청노동자의 산재 예방을 위한 안전, 보건조치를 제대로 했는지 철저히 따져야 한다"고 밝혔다.

노조는 "서부발전은 어물쩍 하청업체에 책임을 떠넘기려는 술수를 멈춰라"며 "하청노동자의 실수라거나, 하청업체의 관리 부실이라는 말로 얼버무리지 마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번 사고의 진짜 원인을 끝까지 파헤치고, 책임자를 명확히 해야 제3의 김용균을 막을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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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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