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국 민주노동당 대선 후보가 20대 이하 여성 유권자층에서 5.9%의 지지를 얻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 예상 득표율 1.3%의 4배를 훌쩍 뛰어넘는 수치다. 21대 대선에 출마한 후보 가운데 유일하게 '페미니스트'를 선언하며 성 평등 공약들을 제시한 데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한국방송(KBS)·문화방송(MBC)·SBS가 공동으로 진행해 3일 오후 8시 발표한 출구조사 결과에 따르면, 권 후보는 전국 예상 득표율 1.3%를 기록했다. 지난 20대 대선에서 심상정 정의당 후보가 얻은 2.37%에 크게 못 미치는 득표율이다.
권 후보는 그러나 20대 이하 여성 유권자층에서만큼은 5.9% 예상 득표율을 보이며 선전했다. 30대 여성층은 2.1%였다.
유독 20대 이하 여성들이 비교적 권 후보에 높은 지지를 보인 이유는 권 후보가 이번 대선의 유일한 '페미니스트' 후보였다는 데서 찾을 수 있다. (☞관련기사 : 왜 여성들은 대통령 파면을 이끌고도 생존을 '호소'해야 하나)
권 후보는 이번 대선에 출마하며 "여성이 안전하고 존중받는 나라, 성별 고정관념으로부터 모두가 자유로운 나라, 성적 지향으로 차별받지 않는 나라를 꿈꾸는 페미니스트"라면서 "성평등을 모든 정책의 기조로 삼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여성가족부 성평등부로 격상 △비동의 강간죄 도입 △임신중지보장법 도입 △성평등 임금공시제 도입 △민법 개정을 통한 자녀 성 협의제 △포괄적 성교육 제도화 △여성 후보 비율 의무화 등 여성정책을 적극적으로 제시했을뿐 아니라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도 공약으로 내세워 여성·소수자가 지워진 21대 대선의 유일한 '성 평등 후보'라는 평을 받았다.
권 후보는 이날 서울 구로구 당사에 마련된 상황실에서 출구조사 결과를 지켜보며 다소 굳은 표정을 보이기도 했으나, 20대 이하 여성층 예상 득표율 5.9% 결과가 나오자 밝은 미소를 지었다.
권 후보와 함께 민주노동당 당사에서 출구조사 결과를 지켜 본 이상현 녹색당 대표는 자신의 X(옛 트위터)에 "상황실에서는 힘찬 환호와 격려의 박수가 쏟아졌다"며 "특히 20대 이하 여성 5.9%는 소중한 희망의 싹이었다"고 밝혔다.
권 후보를 공개 지지 선언했던 권수정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여성위원장도 "출구조사 예측 1.3%, 20대 여성 5.9%. 여기가 우리의 출발선"이라고 했다.
권 후보는 선거를 마친 소감으로 "노동자, 농민, 여성, 자영업자, 성소수자, 장애인, 이주노동자, 그리고 기후정의. 우리가 대변해야 할 존재들과 다시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지상파 3사의 21대 대선 출구조사는 전국 325개 투표소에서 유권자 8만146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출구조사 방법은 투표소 출구로 나오는 다섯 번째 투표자를 같은 간격으로 조사하는 체계적 추출 방법이며, 이번 조사의 허용오차는 95% 신뢰 수준에 ±0.8%포인트(p)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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